아스날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거함 AC밀란을 침몰시킨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맨U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웨인 루니와 포옹하며 환호하고 있다.
아스날에 0-2 완패 올 시즌 무관 전락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 라운드업
4일 벌어진 2007-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2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U, 잉글랜드)가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을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하지만 박지성은 또 다시 벤치를 지켜 5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관심을 모았던 아스날(잉글랜드)과 AC밀란(이탈리아)의 충돌에선 아스날이 대회 2연패를 노리던 ‘거함’ AC밀란을 적지에서 2-0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8강에 진출했다. 이밖에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페네르바체(터키)도 각각 셀틱(스코틀랜드)과 세비야(스페인)를 누르고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이날 맨U와 아스날이 8강에 오르고 첼시와 리버풀도 8강행이 유력함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8강 중 4강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첼시는 5일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16강전 2차전을 가지는데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기에 이기기만 하면 8강에 오른다. 리버풀은 오는 11일 인터밀란(이탈리아) 원정을 남겨놓고 있는데 홈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기에 1골 이상 득점한다면 2골차로 져도 8강에 오르는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맨U- 챔피언스리그 홈 10연승, 박지성 출전은 무산
아스날- 파브레가스 결승골…산시로에서 이긴 첫 영국팀
베네르바체- PK 혈전 끝 터키 팀 사상 첫 8강 감격
바르셀로나- 홈에서 셀틱 격파…메시 부상으로 먹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0 올림피크 리옹 <합계 맨U 2-1>
양팀의 1차전 경기에서 장딴지 근육을 다친 베테랑 라이언 긱스는 결국 엔트리에서 빠졌으나 그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박지성은 결국 벤치에서 종료휘슬을 들어야 했다. 1차전 리옹 원정경기와 달리 이날은 경기엔트리에 포함됐으나 끝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그를 부르지 않았다.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 홈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맨U는 전반 41분 터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 챔피언스리그 홈 10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2게임 합계 2-1로 리옹을 따돌렸다. 홈 10연승은 11년전 유벤투스(이탈리아)가 수립한 대회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 호날두는 이날 결승골로 다시 한 번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재확인시켰고 특히 올 시즌 30번째 경기에서 30호 골을 터뜨려 게임당 한 골이라는 놀라운 페이스를 유지했다.
퍼거슨 감독은 예상대로 웨인 루니를 원톱에 세우고 나니와 호날두를 양쪽 날개로 배치한 4-3-3 라인업을 내보냈으나 초반 전반적인 우세에도 불구, 공격의 예리함이 떨어져 답답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맨U에는 큰 경기에 특히 강한 ‘킬러’ 호날두가 있었다. 전반 41분 문전 혼전중 볼을 잡은 호날두는 순간적으로 왼쪽으로 빠지며 왼발슛으로 리옹의 골문을 열었다.
반격에 나선 리옹은 날카로운 역습으로 몇 차례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특히 후반 29분 교체멤버로 나선 케이더 키타가 때린 오른발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온 것이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맨U는 후반 중반 안데르손 대신 1차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던 카를로스 테베스를 투입, 루니와 투톱을 이뤄 추가골을 노렸으나 루니가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1-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아스날 2-0 AC밀란 <합계 아스날 2-0>
아스날이 인저리타임을 포함, 막판 10여분간 2골을 뽑아 대회 8번째 우승에 도전한 디펜딩 챔피언을 침몰시켰다. 밀라노 산시로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아스날은 후반 39분 스페인 출신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승기를 잡고 인저리타임에 에마뉴엘 아데바요르의 쐐기골까지 터져 ‘거함’ AC밀란을 2-0으로 완파했다. 잉글랜드 팀이 산시로 원정에서 승리를 챙긴 것은 아스날이 역사상 처음이다.
2주전 홈에서 절대 우세했던 경기에도 불구, 0-0으로 비겨 이날 원정경기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스날은 막상 뚜껑을 열자 이날도 전반적으로 경기를 장악하며 AC밀란을 밀어붙여 예상밖의 완승을 거뒀다. 승부를 가른 결정타는 후반 39분에 터졌다.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은 파브레가스는 두차례 터치로 타이밍을 조절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슛의 방아쇠를 당겼고 낮게 깔리며 날아간 볼은 밀란의 오른쪽 골문을 꿰뚫었다. 홈에서 선취골을 내준 AC밀란은 이제 2골을 뽑아 역전승을 거둬야만 8강에 오르는 다급한 입장이 돼 총공세로 나설 수밖에 없었고 결국 허술해진 후방이 인저리타임에 뚫리며 테오 알콧의 패스를 받은 아데바요르에게 피니시 블로우를 얻어맞고 말았다.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원했던 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이 팀은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라고 충천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파브레가스는 “산시로에서 밀란을 2-0으로 꺾은 것은 정말 꿈같은 일”이라면서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시즌 과정에서 한 단계를 더 거쳤을 뿐”이라고 여기서 멈출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미 세리에A 레이스와 이탈리안컵에서 탈락한 AC밀란은 이날 패배로 시즌 무관의 위치로 떨어졌고 현재 세리에A 5위에 그치고 있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여부조차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FC바르셀로나 1-0 셀틱 <합계 바르셀로나 4-2>
1차전 스코틀랜드 원정경기에서 난타전끝에 3-2로 승리했던 바르셀로나는 이날 2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터진 사비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 2게임 합계 4-2로 8강에 안착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일찌감치 사비의 선취골이 터진 뒤 계속해서 득점찬스를 만들어냈으나 셀틱 골키퍼 아투르 보루치의 잇단 선방에 걸려 더 이상 리드를 벌리지는 못했다. 또 전반 중반 아르헨티나 출신의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가 부상을 입고 물러나는 바람에 앞으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페네르바체 2-3 세비야<합계 5-5, 승부차기서 페네르바체 3-2승>
페네르바체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터키팀으로는 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던 페네르바체는 이날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했으나 두 경기 합계 5-5로 타이를 이루고 원정골에서도 2-2로 우열을 가리지 못해 연장에 돌입했고 결국은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볼칸 데미럴이 3개의 킥을 막아내는 수훈에 힘입어 홈그라운드의 세비야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세비야는 경기시작 9분만에 2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으나 페네르바체의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데이비드에게 한 골을 내줬고 전반 종료직전 한 골을 보태 3-1로 달아났으나 후반 34분 데이비드에 또 한 골을 내줘 누적스코어 5-5 타이를 허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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