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계획단계(Schematic Design Phase)
본격적인 설계는 건축가가 교회로부터 받은 목회의 비전과 사명, 소요 공간 프로그램과 요구사항 그리고 건축비 예산을 포함한 모든 설계지침에 대해 분석 평가하고, 부지 및 주변 환경에 대해 분석하여 설계의 방향을 정하고 설계개념을 정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이때, 교회의 목회 비전과 사명, 그리고 다양한 사역과 프로그램에 대해서 교회는 건축가와 많은 대화를 통해 건축가가 교회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도와야 하며, 건축가가 제시하는 설계의 방향과 개념이 교회의 뜻과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야한다. 여기서 정해진 설계의 방향과 개념에 따라 건축가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개발하고 설계지침에 합당한 여러 가지 가능한 대안들을 만들어 본다. 그리고 이러한 대안들의 장단점을 비교 검토하여 최적의 안을 선택하고 발전시켜간다.
이 과정에서 건물의 배치 및 외부 공간 구성이 이루어지고, 각종 기능들을 적합하게 수용할 수 있는 내부공간의 모양과 크기와 배치가 이루어지며, 건축주가 건물을 통해 표현 하고자 하는 상징과 이미지를 담는 건물의 형태가 창출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건축 디자인에 적합한 구조방식과 각종 설비의 기본 시스템 그리고 건축의 경제성 검토를 포함한 건축 디자인의 거의 모든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 과정은 설계의 전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서, 건축가의 창조적인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과정이며 또한, 건축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수많은 스케치와 스터디 모형을 만들어 보면서 계획안을 발전시켜 간다.
바로 이 기간이 교회와 건축가의 협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때이다. 건축가는 스케치나 스터디 모형, 도면 등을 통해 비전문가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능한 한 자주 그리고 자세히 교회에 설명하고 교회의 의견을 설계의 발전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 때 교회는 건축가가 제시하는 계획안들에 대하여 예상되는 건설비용을 포함하여 다각도로 충분히 검토하여야 한다. 여기서 결정된 안은 교회당의 이미지와 기능적 편의와 공간적 쾌적성은 물론 그리고 공사비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후 진행되는 모든 설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건축가의 작업내용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즉, 교회는 사용자로서 가능한 한 건축가가 교회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을 교정하거나 교회의 재정을 포함 한 여러 가지 형편에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범위에서 건축가와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교회의 일부 건축위원들이 건축가가 제시하는 계획안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판단하거나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등으로 디자인에 지나치게 간여하는 일이 있는데, 이는 건축가의 창의성을 극도로 제한하여 건축가의 의욕을 감소시킬 수 있다. 더욱이 건축의 예술적 속성에 관한 문제는 얼마나 건축가에게 창작의 자유가 주어지는가가 그 성패의 관건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가 건축가의 창조적 판단을 최대한 수용하려는 태도를 가질 때, 함께 만족할 수 있는 훌륭한 교회당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지나치게 건축가에게 의존적인 경우도 문제가 있다. 가끔 필자에게 설계를 의뢰하면서 교회건축의 전문가이니까 설계자가 알아서 잘 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는 ‘우리교회는 다른 교회와는 다른 우리 교회만 의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
교회는 교회 모두에게 공통된 본질과 사역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교회마다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공동체의 구성원들과 교회가 위치한 지역, 부지 등에서 교회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교회건축의 전문가라도 교회 자신 만큼 잘 알지 못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교회는 이를 건축가에게 정확히 전달 할 필요가 있고, 건축가의 설계 안이 이를 합당하게 반영하고 있는지의 판단도 교회의 몫이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본계획이 완성되면 건축가는 건축주로부터 승인을 받고, 다음의 설계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때 결정된 도안은 이후 설계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써 이후에는 다시 변경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 단
계에서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의 그리고 신중한 결정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교회 건물은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담는 그릇이다. 예배, 교육, 친교 등의 기본적인 교회활동을 담는 그릇이어야 하며, 성가대 연습, 음식준비, 성경 공부 등의 부수적인 활동을 담는 그릇 이여야 한다.
각 교회는 나름대로의 사정과 형편이 있을 것이다. 교인숫자, 학생숫자 등의 양적인 크기에 따른 공간의 크기 배분이 있어야 하며, 성가대 연습과 예배실 본당과의 이동 동선이 고해되어야 한다. 성인 예배공간과 학생 예배공간의 분리및 조합이 고려되어야하며, 결혼식 등을 비롯한 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목회 방향에 따라 성가대석의 배치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으며, 예배실의 모양, 크기, 분위기조차도 달라질 수가 있다. 정통적인 성방행 모양의 평면배치가 있는가 하면, 부채꼴 모양의 회중석 배치도 설교자와 회충석과의 거리를 가까이 하기도 한다. 예배 본당 자체를 예배기능 이외에 연극, 음악 발표 등의 무대기능을 강조하기도 한다. 재정적인 이유로 나중에 증축을 고려하는 계획안이 있을 수도 있다. 훗날에 있을 증축을 고려하여 지금의 모양과 구조를 결정하는 것이 다양한 방법이다. 이와 같이 각 교회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과 형편을 고려해서 설계가 이루어져야하며, 이 모든 내용이 기본계획 한계에서 건축설계사와 충분히 외근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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