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 하원(Congress)을 통과한 경기부양책(Economic Stimulus Package)중 가장 관심을 끄는 사항은 다름 아닌 현재 41만7,000달러로 제한되어 있는 컨포밍모기지((Conforming Mortgage)의 한도금액을 한시적이나마 전국적으로는 62만5,000달러,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의 경우에는 72만9,000달러까지 상향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컨포밍모기지란 미 정부가 지원하는 모기지 채권 매입기관인 패니매(Fannie Mae)나 프레디 맥(Freddie Mac)이 매입하거나 보증해주는 모기지를 말한다. 컨포밍모기지의 경우 취급금액이 현재 41만7,000달러이하로 제한되어 있는데 해당 금액을 초과하는 모기지를 소위 점보모기지(Jumbo Mortgage)라고 한다.해당 법안은 아직까지 미 상원(Senate)을 통과하여야 하는 과정을 남기고 있지만 만일 컨포밍아니라 모기지융자에 있어 새로운 판도가 짜여 지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컨포밍모기지의 한도금액이 상향조정되어질 경우 도대체 어떠한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인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대략적이나마 모기지시장의 다이내믹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대부분의 융자은행들 경우 모기지 융자에 필요한 재원(財原)을 예금이나 차입 등을 통하여 조달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모기지채권유동화(Mortgage Securitization)라는 방법으로 재원
을 마련한다. 즉 모기지 융자가 이루어진 후 해당 채권으로 채권시장에 매각함으로써 재원을 마련하고 이렇게 마련한 재원으로 모기지 융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융자은행들이 모기지 융자를 계속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융자은행이 아니라 채권시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모기지 융자는 주택구매 및 소유 그리고 더 나아가 주택시장과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연방정부는 모기지 자금이 주택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에게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패니매나 프레디맥과 같은 기관(Government-Sponsored Agencies)을 설립하였고 이들 기관들은 채권시장에서 모기지 융자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관이 부실화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취급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하여 운용토록 하였고 해당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소위 점보모기지라고 하여 채권시장에서 나름대로 거래가 되도록 하였다.
그러나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발생한 서브프라임 사태이후 모기지경색(Mortgage Crunch)현상이 발생하면서 점보모기지의 경우 채권시장에서 제대로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고 이에 따라 점보모기지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졌으며 이자율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점보모기지의 경우 종전에는 컨포밍모기지에 비하여 이자율이 0.375%정도 높았지만 모기지경색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자율의 격차는 1%이상으로 벌어진 상태다. 예를 들어 2월 5일 현재 파인리지모기지의 경우 30년고정 컨포밍모기지의 이자율은 5.625%이지만 점보모기지의 이자율은 6.875%로써 이자율은 무려 1.25%나 차이가 나는 실정이다.
모기지경색 사태에도 불구하고 컨포밍모기지의 이자율은 지난 1-2년 전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비교적 손쉬운 융자가 가능한 이유는 패니매나 프레디맥이 미연방정부가 보증하는 기관이라는 사실때문이다. 따라서 채권투자자들은 컨포밍모기지채권에 대하여서는 연방정부가 보증해주기 때문에 설령 해당 모기지채권이 부실화되더라도 투자금액을 손해 볼 위험은 전혀 없다고 안심하고 투자를 하게 된다. 이와 같은 투자의 안정성때문에 컨포밍모기지의 경우 아무리 모기지시장이 시끄럽고 난리법석을 떨더라도 마치 무풍지대처럼 조용한 것이다.만일 컨포밍모기지의 한도금액이 62만5,000달러로 상향조정되어질 경우 우선적으로 융자금액이 41만5,000달러~62만 5,000달러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적지 않은 금융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60만달러에 해당하는 모기지융자를 얻을 경우 월상환액은 3,942달러에서 3,454달러로 월 488달러나 줄어들게 되며 이는 1년에 6,000달러정도를 절약하는 매우 커다란 효과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모기지융자의 승인 역시 다소 수월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점보모기지의 경우 융자승인 자체가 매우 까다로워졌고 이에 따라 일정한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모기지융자를 얻기가 어렵고, 융자를 얻을 수 있더라도 매우 높은 이자율이 적용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일정부분 숨통을 트이도록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점보모기지를 변동이자모기지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모기지재융자를 하려고 하여
도 이자율도 매우 높고 융자승인도 받기 어려운 나머지 매우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기 십상인데 이들의 경우 아주 낮은 이자율로 비교적 손쉽게 재융자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는 지난 연초, 2008년은 모기지재융자의 해가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현재 모기지이자율이 5.625%정도의 지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컨포밍모기지의 한도금액마저 상향조정될 경우 모기지융자에 관련된 금융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전반적인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사전에 준비하는 지혜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언제나 준비하는 사람만이 때에 맞추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열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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