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들과 Happy New Year
“사람 같은 고릴라도 구경하고, 코끼리, 기린, 코알라, 캥거루와 새해 인사를 나눴어요.”
2008년 무자년 새해 첫 주말 나들이로 지난 주말 LA 동물원을 다녀왔다. 지난 12월로 만 7세가 된 딸아이는 이미 몇 년 전 LA 동물원, 샌디에고 동물원 등을 다 가본 적이 있건만 야속하게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정초 또래 사촌들과 동물원 가는 약속 날짜를 잡자마자, 딸아이는 일주일 내내 “오늘은 수요일, 이제 토요일이면 동물원 간다~” 노래하며 손꼽아 기다리며 들떠 있었고, 모아둔 세뱃돈으로 동물원에 가면 동물인형을 잔뜩 산다는 아이 앞에서 나마저도 학창시절 소풍 가는 날 고대하듯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즐거운 피크닉 시간. 온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도시락과 카페에서 산 음식을 먹고 쉬면서 즐겼다.
추웠던 날씨도 풀리고 주말 피크닉을 즐기듯 동물원에서 보낸 시간은 참 아기자기하면서도 즐거웠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구경하던 동물들, 우리 안의 동물들은 담담한 눈으로 몰려든 관광객들을 심드렁하게 맞이했다. 아직도 겨울잠을 자듯 늘어지게 누워 있는 사나운 맹수들도 구경하고, 하는 행동이 꼭 사람 같은 고릴라와 침팬지의 몸짓에 환호하고, 놀이터에서는 한가로이 점심식사와 함께 신나게 뛰어 노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곳은 최근 오픈 한 ‘캠포 고릴라 보호지역’으로 고릴라 가족의 움직임에 곳곳에서 셔터 소리가 부산하게 터지기도 했다.
기다란 렌즈를 장착한 아마추어 및 프로사진가들이 삼발이를 메고 사진을 찍으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울창한 숲 속 길을 걸으며 맡아보는 싱그러운 공기는 생각지 못했던 상쾌함을 주었다. 동물원이야말로 주말 가족나들이에는 제격이다.
즐겁게 놀고 있는 고릴라 가족. 지난 11월에 오픈 한 ‘캠포 고릴라 보호지역’에는 6마리의 고릴라가 살고 있다. <사진 LA Zoo>
고릴라.침팬지 재롱에 동심도 폭~빠졌지요
LA 동물원은
아침 일찍 매표소를 열기 전부터 도착한 덕에 관람객들이 붐비지 않아 좋았다. 점심시간을 넘어 오후부터는 날씨가 더워져서 그랬는지 무척 붐비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만난 동물은 홍학(Flamingo). 주홍빛에 기다란 다리 하나로 서있는 홍학 앞에서 아이들 역시 다리 하나를 들고 균형을 잡으며 서보며 까르르 웃는다. 홍학 코너 옆에는 유유히 물속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백조도 있다.
여기서부터 그냥 쭉 걷느냐, 아니면 셔틀 버스를 타느냐가 정해진다. 홍학 우리 바로 옆에 동물원을 둘러보는 셔틀버스 메인 정류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그냥 걷기로 했지만, 셔틀버스를 타고 쭉 동물원을 훑어본 뒤, 다시 세세하게 볼 것을 정하는 것도 좋겠다.
한가로이 관람객을 쳐다보는 기린.
LA 동물원의 공식 명칭은 ‘Los Angeles Zoo and Botanical Gardens’. 대개는 동물원으로만 생각하지만 식물원도 구경할 곳이 10곳이나 된다. 아직 겨울이라 앙상한 가지들이 주를 이루지만 울창한 숲속이나 대나무 길은 이런 곳이 있었나 싶게 공기도 맑고 걷기에도 참 기분 좋다.
LA 동물원은 LA 시 소유로 직접 관리 운영하는 곳이다. 1966년 오픈, 불혹의 나이를 넘어 최근에는 더욱 더 달라지고 있는 원숙한 동물원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야생 동물들을 보호하고, 키우며 관람객들에게는 동물들의 삶을 살펴보는 독특한 경험을 안겨주는 곳이다. 각종 새, 호랑이, 사자, 늑대, 침팬지, 오랑우탄, 바다사자, 캥거루, 코알라, 코끼리, 낙타, 기린, 얼룩말, 악어, 보아뱀, 도마뱀, 스컹크, 각종 거미 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식물원도 홍콩산 난초에서부터 멕시코산 야자수까지 다양하게 구경해 볼 수 있는데, 소철 가든, 바하 가든, 페라로 로즈 가든, 옐로우드, 호주 정원, 멕시코산 야자수 그로브, 데저트 가든, 은행나무 숲 등이 있다.
동물원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홍학 무리들. 관광객들이 연신 셔터를 누른다.
어떤 동물들이 있나
총 175종의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크게 새, 포유동물, 파충류, 무척추동물 등으로 나뉜다. 아쉽게도 바다 동물은 많지 않은 편이다. 펭귄이나 팬다 곰은 이곳에서 볼 수 없다.
새는 무려 57종이나 서식하고 있다. 콘도르 독수리, 오리, 독수리, 홍학, 매, 따오기, 마코 앵무새, 타조, 공작새, 부엉이, 비둘기, 찌르레기, 나팔새, 백조 등을 구경할 수 있다.
포유동물은 육식동물(carnivores), 바다동물(marine mammals), 캥거루 같은 주머니(유대) 동물(arsupials), 하마 코끼리 같은 후피동물(pachyderms), 쥐과와 토끼과, 영장류(primates), 발굽이 있는 유제동물(ungulates) 등으로 나뉜다. 사실 이런 용어들은 한국어로도 어려운 말이지만 알아두면 어린이들에게 알려줄 때 도움 된다.
LA 동물원에 살고 있는 육식동물로는 북미산 흑곰, 여우, 재규어, 아프리카산 사자, 애니메이션에 자주 등장하는 미어캣, 수달, 호랑이, 늑대 등이 있다. 바다 동물로는 캘리포니아산 바다사자, 물개가 있고, 주머니 동물로는 캥거루, 코알라, 왈라비가 산다.
하마와 코끼리도 인기 동물들. 코끼리 전시관은 현재 내부 공사중이라 한 마리만 간신히 구경할 수 있었다. 큰 덩치에 쉴 새 없이 먹고, 배설하는 기본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관람객들은 코끼리의 엉덩이만 쳐다보아도 아이처럼 즐거워한다. 아시안 코끼리 숲 전시관은 오는 2009년까지 공사 중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동물들은 바로 영장류 동물들이다. LA 동물원에는 침팬지, 긴팔원숭이, 고릴라, 여우원숭이, 오랑우탄, 비단털 원숭이 등이 있다. 남자아이들은 악어, 보아 구렁이, 도마뱀, 뱀, 거북이, 사막거미, 독거미 등 전시관을 가장 좋아하는 편.
피크닉과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함께 있는 ‘닐 파피아노 플레이 팍’. 이곳에서는 생일파티도 연다.
이곳만은 꼭
지난 11월에 오픈 한 ‘캠포 고릴라 보호지역’에는 6마리의 고릴라가 살고 있다. 고릴라의 삶을 육안으로 직접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관광 포인트는 약 4곳. 철조망이 쳐져 있지 않은 곳과 유리벽이 쳐져 있는 곳을 통해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철조망이 쳐져 있지는 않아도, 서식지와 관광객이 서서 구경하게 되는 곳 사이에는 커다란 웅덩이가 가로막고, 서식지 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기가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독거미 등 25종의 희귀 거미들을 살펴볼 수 있는 거미 전시관 ‘스파이더 시티’ 역시 여자아이들은 무서워하는 곳이지만 아이들이 신기해 하는 곳이다.
‘위닉 패밀리 어린이 동물원’(Winnick Family Children’s Zoo) 코너에서는 아이들이 동물인양 뛰어 놀며 동굴 탐험도 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염소, 양 등을 직접 만져보며 접할 수 있는 ‘뮤리엘의 랜치’가 있다. 이곳은 오후 1시~2시는 닫아둔다.
셔틀 버스를 타고 동물원을 쭉 훑어 보는 것도 간편하다. 미리 어디를 갈 것인지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 셔틀 버스는 무료 .
역시 ‘위닉 패밀리 어린이 동물원’에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애니멀 앤 유 프로그램’도 15분간 동물을 아주 가까이서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찰 동물은 그날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애니멀 앤 유 프로그램’은 주중에는 오전 10시45분, 오전 11시45분, 주말에는 오전 10시45분, 오전 11시45분, 오후 12시45분 등에 가능하나 스케줄은 날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또한 ‘월드 오브 버드 쇼’역시 놓칠 수 없는 이벤트다. 새들이 먹이를 잡는 모습이나 앵무새 등 열대 새들의 특이 행동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주중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화요일은 쇼가 없다) 주말에는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와 3시30분 스케줄이 있다.
가이드 투어도 역시 가능하며, 곳곳에서 미니 테이블 부스가 설치돼 환경과 동물에 관해 설명해주는 코너가 있어 아이들의 자연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플레이 그라운드나 미니 기차 타는 곳 등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아프리카산 침팬지가 사는 곳에는 관광객들이 북적 인다.
관광객 가이드
오픈시간: 오전 10~오후 5시. 크리스마스만 빼고 일년내내 문을 연다. 하지만 동물들은 저녁잠을 위해 오후 4시부터는 우리로 돌아가므로 시간 배정을 잘 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 13세 이상 성인 10달러, 62세 이상 7달러, 2~12세 5달러. 2세 이하는 무료. 주차 무료. 한편 15명 이상 방문할 경우 그룹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있다. 그룹 디스카운트는 성인 7달러, 2~12세는 4달러.
멤버십: 1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비교적 다른 테마 공원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개인 멤버십은 45달러, 커플은 60달러. 가장 인기 있는 가족 멤버십은 가족당(2명의 성인과 자녀 또는 손자손녀) 75달러다. 가족 멤버십이 있으면 2~17세 자녀 또는 손자손녀는 무료. 또 기프트샵, 레스토랑 등에서 1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소: 5333 Zoo Drive., LA, CA 90027 (5번과 134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곳)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는 버몬트나 웨스턴 길을 타고 그리피스 팍 쪽으로 가거나 프리웨이를 타면 5번 프리웨이 North를 타고 가다가 Zoo Drive에서 내려 우회전해 동물원 표지판을 따라 가면 된다.
렌트: 일반 휠체어 하루 6달러, 전기 휠체어 하루 25달러에 선착순 렌트할 수 있다. 어린이용 스트롤러는 하루 7달러(싱글), 또는 11달러(더블)에 렌트할 수 있다.
도시락: 얼마든지 싸갖고 갈 수 있으며 7곳의 카페가 있어, 피자, 아이스크림, 음료수, 커피, 과자 등을 사먹을 수 있다. 알콜은 반입 금지 품목.
주의사항: 동물원 구내에서는 흡연이 금지돼 있다. 메인 주차장 인근 지정 장소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
애완동물: 데려갈 수 없다.
생일 파티: 가능하다. 문의 밀리 머질 (323)644-6048
문의: (323)644-4200
www.lazoo.org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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