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필 부총영사 “기사 마음대로 써라”
◇총영사관 = 본보가 17일(목)자 A4면 ‘총영사관의 한인회 물먹이기?, 한인회의 총영사관 딴죽걸기?’기사를 작성하면서 한인회측 취재는 비교적 충분하게 됐으나 총영사관측 취재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16일 오전 취재요청을 받은 천인필 부총영사는 “장동령 (교민담당) 영사에게 알아보라”고 하고, 장 영사는 기사마감(평소보다 늦춰 오후 5시)까지 3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장 영사는 지면마감을 마친 오후 5시를 조금 넘어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15일 오전 박영규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 부회장과 박준범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 서로 잘 협조하기로 의견을 교환했다”며 “신문사가 한인회와 총영사관이 서로 싸워가는 구도로 기사를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본보는 문제의 기사 후반에 박영규 부회장의 전언 형식으로 “총영사관과 한인회가 껄끄러운데 잘해보자”고 했다는 천 부총영사의 발언을 전달했다.
그러나 이 자리는 이석찬 회장의 총영사 면담요청이 사실상 거부된 상태에서, 게다가 갈등의 당사자인 한인회장이 모르는 상태에서(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이 회장은 이 대목에 대해서도 매우 불쾌한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천인필 부총영사 장동령 교민영사 박영규 부회장 박준범 이사장 4인이 만난 것인데다, 이후에도 이석찬 회장이 총영사관에 대한 비판수위를 늦추지 않고 조만간 공식 입장표명을 하겠다고 밝혀 “잘해보자”고 했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반영할 수 없었다.
교차확인 등을 위해 기자는 17일 오후 장동령 영사에게 전화를 걸어 취재를 시도했다. 장 영사는 “천인필 부총영사에게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는“어제 천인필 부총영사는 한인회에 관한 문제는 장동령 영사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장동령 영사에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장 영사는 “오늘부터 천인필 부총영사가 한인회 관련된 일에 관한 답변을 해주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기자는 천 부총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음은 일문일답(요지).
- 재외동포재단에 내는 한국의날 퍼레이드 및 민속축제 후원금 추가지원 요청서를 총영사관이 자체 기각한 것과 이번 ‘장인환 전명운 의거 100주년’ 기념행사 국가보조금 신청서를 한인회가 총영사관에 제출할 때 다른 원칙을 적용한 이유가 무엇인가.
▷ 17일(목)자 기사를 마음대로 써놓고 무슨 말을 듣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실 지금은 전화로 말을 하고 싶지 않다. 그냥 17일자 기사처럼 마음대로 기사를 써라.편집국장에게도 전화 인터뷰 취재에 응하지 않고 마음대로 기사를 쓰라고 했다고 전해달라.
-기자가 언제 기사를 마음대로 썼는가.
▷ 전화로만 이렇게 인터뷰 하면 말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고 하니, 정식 취재 요청을 하고 총영사관을 방문해 인터뷰를 해라. 또, 직접 만나 자료를 보여주면 다른 원칙 운운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석찬 한인회장 “그냥 넘어갈 수 없다”
◇SF한인회= 이석찬 한인회장의 강경대응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석찬 회장은 16일 밤“이건(총영사관의 처사는) 완전히 한인회를 바지저고리를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며 “몇번이나 비슷한 일이 있었어도 괜히 싸운다 어쩐다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그냥 넘어왔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총영사관이 정말로 문제를 대화로 풀려면 애초에 대화로 풀려고 면담을 요청한 나한테 반응을 보여야지 왜 나를 빼놓고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박영규 부회장, 박준범 이사장)을 쑤셔가지고 잘해보자 어쩌자 하느냐”며 “이런 것이나, 문화행사를 한다면서 한인회를 물먹이고 하는 것이나, 나나 한인회를 고립시키고 무력화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이런 건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고 나쁘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총영사관이 동포사회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문제다, 각계 여론도 들어보고 해서 내 입장을 정리해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회견을 하든 성명서를 발표하든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총영사관 같이 세금 써가면서 상근인력을 두고 하는 게 아니라서 한인회를 운영하면서 나도 본의 아니게 실수도 있고 지나놓고 보면 아쉬운 점 부족한 점도 많았고 특히 절차적으로 미진한 부분도 있고 그래서 우리 이사장(박준범)에게 그런 것에 대해 100%, 120%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총영사관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김덕중 기자> dj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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