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공한백 객원기자의 풋볼리그 출전기(상)
<월넛크릭 노스게이트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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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섯 손가락이 있다. 그 다섯 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에게 하나 하나씩 찌르면 그리 안 아프다. 하지만 그 다섯 손가락을 하나로 모으면 주먹이 되고, 그 주먹을 다른 사람에게 찌르면 다른 사람은 분명 아파할 것이다. 우리팀은 지금 한 손가락으로 승부를 볼려고 한다. 한 선수씩 한팀을 싸우면 절대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만약 팀 전체가 같이 행동을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팀워크를 늘려라.”
저번 가을에 난 미식축구 팀에 들어갔다. 한번도 해본 적도 없고, 그리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미국 애들이 만약 내가 미식축구 팀에 들어가면 못할꺼란 얘기와 승부욕에 끌려 들어갔다. 시즌을 여름 때부터 준비하기 때문에 나의 여름방학은 거의 미식축구를 어떻게 하는지 배웠고 또 운동량을 늘렸다.
하루에 연습이 두번 있어서 너무 힘들었다. 아침에는 체력강화와 저녁은 팀플레이를 주로 했다. 체력전에서는 weight lifting과 언덕을 뛰어야 한다. 한 명이라도 게을리하면 더욱 더 심하게 뛰어야서 모두들 있는 힘껏 뛰고 lift를 했다.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중압감 때문에 다들 그렇게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고, 우리 학교가 3년동안 JV팀이 1승을 하지 못했고, Varsity는 2년동안 1승도 못했기 때문에 다들 각오를 갖고 준비를 했다.
시즌이 시작되자 팀이 Varsity와 Junior Varsity로 나누어졌다. 처음 하는 나는 당연히 JV로 들어갔고, 우리 JV팀은 21명 밖에 없어 코치들에게 더욱 1승이란 목표가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또 3/4가 처음 하는 애들이라 제일 중요한 경험이 없었다. 거의 약골들이었고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우리 팀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꼭 이기고 싶었고 3년만에 처음 우승한 팀이란 영광을 얻고 싶었다. 허나 팀에서는 서로 싫어하는 애들도 있었고 또 팀을 버리고 자신을 먼저하는 애들도 있었다. 그렇게 시작해서 우리팀은 첫게임을 했고 팀생각대로 졌다. 팀워크은 없었고, 실력도 없었다. 나는 스타팅 멤버로 들어갔지만 그리 좋은 활약을 못해 자존심을 지켜올릴 수 없었다.
시즌이 점점 지나가도 우리 팀은 Varsity만 보고 배워야 했기 때문에 실력은 별로 늘리지 못했고, 팀워크도 터무니 없었다. 결국 두번째 게임도 졌고 게임이 끝난뒤 코치는 우리들을 모이게 하여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는 다섯 손가락이 있다. 그 다섯 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에게 하나 하나씩 찌르면 그리 안 아프다. 하지만 그 다섯 손가락을 하나로 모으면 주먹이 되고, 그 주먹을 다른 사람에게 찌르면 다른 사람은 분명 아파할 것이다. 우리팀은 지금 한 손가락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한 선수씩 한팀을 싸우면 절대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만약 팀 전체가 같이 행동을 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팀워크를 늘려라.”
그렇게 들은 우리 팀은, 코치의 말대로 점점 팀분위기를 끌어올렸고, 팀워크도 늘려갔다. 게임에서는 계속 졌지만 점수차는 점점 줄어들었다. 나도 점점 경험이 쌓여 잘해갔고 몇게임 뒤에 수비주장이 됐고, 더 플레이를 많이 만들 수 있는 포지션으로 코치가 옮겨주셨다. 디펜스 캡틴이 되고 포지션을 더 중요한 데로 옮겼지만 그 만큼 책임감이 더 찾아왔다. 게임에서 조금 게으르기만 하면 팀이 위기에 빠지기 때문에 난 더욱 더 열심히 했고 남들보다 더 연습을 했다.
우리팀의 수비는 코치들도 만족스러워하게 됐다. 우리들은 시즌 시작보다 몰라볼 팀이 됐고 아무리 승을 못했더라도 다른 팀들이 얕보지 못했다. 이제 시즌 마지막 두번째 게임인 홈커밍 게임이 왔다. 다른 팀은 우리처럼 게임 한번도 못 이긴 팀이였고 홈커밍 게임이라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홈커밍 게임이어서 꼭 이겨야 한다고 다짐했고 또 죽도록 노력하는 우리 팀, 믿음을 잃지 않는 우리 코치들, 그리고 우리의 프라이드인 학교에게 JV 1승을 꼭 주고 싶었던 게임이었다. 이 게임을 지면 안된다고 생각한 나머지 난 게임 시작부터 너무 긴장돼 있었다. 첫 플레이부터 나의 심한 실수로 우리의 공격을 그냥 내주고 말았다. 나의 잘못이 너무 어이 없어서 동료들과 코치들에게 비난을 받을 줄 알았다. 허나 아무도 내게 뭐라고 하지 않았고 오히려 수비 작전이 뭐냐고 물어보며 활기차 있었다. 아마 캡틴의 신뢰가 아닌가 하고 느낀 나는 수비작전을 말하고 캡틴이 이 중요한 게임에 실수를 하면 안된다고 자신에게 타일렀다.
그리고 그 바로 다음 플레이에 fumble을 force해서 우리 공격으로 다시 됐다. 그렇게 흐름을 끌고온 우리는 다음엔 터치다운까지 했다. 그 뒤론 팽팽한 접전이 되고 한 전반이 3분 끝나기 전 우린 24-21 로 이기고 있었다. 우리가 수비하고 있고 이 한 플레이만 잘 막아내면 우리의 공격이었다. 플레이가 시작하고 내가 태클을 할려고 하는 순간 내 팀메이트 한명이 실수로 내 왼쪽 무릎을 태클을 했다. 나는 곧바로 다리를 잡으면서 땅바닥에 떨어져 누웠다. 곧 플레이가 끝나고 Sports Medicine이 뛰어나와 나의 다리를 점검했다. 처음에는 못 일어설 것 같았지만 Sports Medicine의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하니 일어날 수 있었고 사이드라인까지 나 혼자 걸어갔다. 곧 나는 벤치에서 팀메이트들을 보며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팀은 선수원도 없어서 내가 빠지면 다들 자기 포지션이 아닌 데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 결국 우리 디펜스는 흐트러졌고 다른 팀은 그 사이 흐름을 탔다. 하지만 전반종료 전에 점수를 못 넣어 아직 우리가 이기고 있었다. 코치들의 말이 끝나시고 애들은 내게 오며 괜찮냐고 묻고 또 게임에는 들어갈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잘 모르겠다고 하자 동료들은 아쉬움을 표현했다.
과연 내가 이 게임에 안 들어가면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한 뒤 난 곧바로 코치에게 가 다시 게임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코치는 어림 반푼어치 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난 계속 코치에게 들어가고 싶다고 했고 코치는 결국 대기하고 있으라 하셨다. 3쿼터가 지난 후 우린 34-24로 지고 있었다. 결국 4쿼터가 시작되자 코치는 나를 넣어주셨다. 나는 필드에 들어갔고 동료들이 이제 마음을 놓는 것을 느꼈다. 곧 몇 플레이 뒤 내가 좋은 디펜스 플레이를 만들어 우리팀이 공격권을 얻게 됐다. 플레이 뒤 코치가 이래서 내가 필요하다는 말에 난 더욱 힘이 났다. 하지만 공격 하는 도중 난 다른 팀 플레이어에게 부상당한 쪽에 또 태클당했다. 또 다시 쓰러졌고 이번엔 아예 못 일어나 결국 Sports Medicine이 일으켜주며 나갔다.
그 뒤론 우리 팀이 잘했지만 결국 34-32 로 졌다. 이번 게임은 정말 이길 수 있었는데 져서 모두 실망이 컸다. 결국 마지막 게임을 기대해야 했지만 마지막 게임에 리그 제일 잘하는 팀이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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