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ing the Big Fish / 큰 고기를 낚으며
=====
소위 ‘기발한 상상력’의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진 미국 사람 데이빗 린치, 그가 작년 이 맘 때쯤 ‘기발한’ 책을 한 권 펴 냅니다. 제목은 ‘Catching the Big Fish’ - 우리 말론 ‘큰 고기를 낚으며’ ? 거기에, 고상한 소제목이 따릅니다.
‘Meditation, Consciousness, and Creativity’ - ‘명상, 의식, 그리고 창의력’이라. 허~참, 영화감독이 쓴 책인데...
1986년 ‘블루 벨벳’, 1992년 ‘트윈 픽스’, 1997년 ‘로스트 하이웨이’, 2001년 ‘멀홀랜드 드라이브’, 2006년 ‘인랜드 엠파이어’ 등으로 꾸준히 자기만의 영역을 개발해 고수해 온 이른바 ‘컬트 감독’ 데이빗 린치 [David Lynch] - 이제 곧, 만 예순 둘 나이가 되는 이 괴짜 감독의 성공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켜온 아침/저녁 명상 덕택이라 스스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난 지난 33년 간 단 하루도 명상을 거르지 않았다. 아침과 오후에 각각 20분씩 두 번 명상한다. 나머지 하루 일과는 다 본다. 그리고, 내 모든 행위의 기쁨이 늘어감을 느낀다. 직관이 늘어 간다. [Intuition increases.] 삶의 기쁨이 커져 간다. [The pleasure of life grows.] 그리고, 삶의 부정이 줄어 간다. [And, negativity recedes.]
그렇게 담담하게 짧고 긴박한 필체로 쓰여진 린치 감독의 읽기 편한 책 ‘큰 고기를 낚으며’의 제 1장은, 1973년 처음으로 ‘초월명상’을 경험하게 되는 얘기로 시작합니다. 난 명상 같은 것엔 전혀 관심도 호기심도 없었다. 명상이란 그저 일종의 시간 낭비라 생각 했었다.
그러다, ‘진정한 행복이란 내면에 있다’는 말을 듣곤, 그거 참 비정한 말이라 느꼈다. 내면이 어딘지 또 어떻게 가 보는 덴지 전혀 힌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말 어덴가 진실이 엿 보였다. 그리곤, 아마도 명상이 바로 그 내면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첫 장의 인용문이 바로 오늘의 지문으로 쓰여지는 우빠니샤드의 말씀입니다.
----------------------------------------------
He whose happiness is within,
whose contentment is within,
whose light is all within,
that yogi, being with Brahman,
attains eternal freedom
in Divine Consciousness.
자기 행복이 내면에 있는 자,
자기 만족이 내면에 있는 자,
자기 빛이 온통 내면에 있는 자,
바로 그런 요가수행자야말로,
브라만과 함께 있음에,
신성의식[神性意識] 안에서
영원한 자유를 얻는다.
-----------------------------------------------
자유, 행복, 예술, 창의력 등에 남달리 관심이 돈독한 린치 감독은 곧 로스엔젤리스의 어느 명상 티처를 만난 바로 그 날 명상삼매의 희열을 경험하게 됩니다. 감독의 말을 직접 들어 봅니다. 그녀는 소리와 진동과 생각이 하나로 엮인 만트라를 소개했다. 그 뜻은 새기지 않더라도, 소리가 주는 공명과 진동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그렇게 만트라 속으로 들어 갔다. 그러자, 갑자기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진 듯 갑자기 큰 환희심으로 떨어졌다.
[Boom! I fell into bliss - pure bliss!] 그 순수희열 속에 앉아 있는 데, 선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이제 나올 때입니다, 20분이 다 되었습니다.’ ‘아니, 벌써 20분 이란 말입니까?’ 나도 몰래 고함을 지르자 선생이 말했다. ‘쉬이,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 조용히 하세요.
그렇게 입문한 ‘초월명상’이 바로 데이빗 린치 감독의 삶과 예술을
정의해 왔노라, 책은 감독 스스로의 잔잔한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명상을 통해, ‘큰 고기’를 낚아 왔노라 기술합니다. 책과 사람들을
통해 느끼고 배운 ‘작은 고기들’에 비해, 명상 속 깊은 내면에서 건져
올린 ‘큰 고기’들이 얼마나 값진 창조의 잠재력이었는가를 담담하게
직접경험 체로 쉽게 전하고 있습니다.
’큰 고기를 낚으며’의 첫 글 첫 머리에 인용한 우빠니샤드의 진리가 책 전체에 잔잔히 스며 나옴을 느낍니다. 규칙적으로 내면에 듦으로써 예술적 창조의 맥을 이어 갑니다. 스스로의 내면에 가만히 존재하는 ‘Inner Being’과의 규칙적인 합일을 통해 행복과 만족, 그리고 ‘내면의 빛’을 깨닫게 된다 합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잃지 않고 늘 달고 다니는 일상삼매의 여정을 통해 결국 ‘안팎’을 고루 실현합니다.
It takes you to an ocean of pure consciousness, pure knowingness. But it is familiar - It Is You! And, right away, a sense of happiness emerges.
명상은 당신을 순수의식의 대양[大洋]으로 데려 갑니다, 순수한 앎으로. 그런데, 그게 낯설지가 않습니다 - 그건 바로 당신 자신이니까요! 그리고, 곧바로 행복감이 수면 위로 떠 오릅니다.
명상은 그저 안으로 듦입니다. 바램과 구함 없이 그저 가만히 있는 게 명상입니다. 시간과 공간이 탈각된 그 ‘초월’의 갭 [gap], 그 사이에 고요히 있음이 곧 명상입니다. Let Go, Let God! 또는, Let Go, Let Gap!
이 모두 서로 다르지 않은 명상입니다. 어떻게 무엇을 왜 믿고 따르던 그건 개인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명상 없는 영성은 사상누각임을 압니다.
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성스러운 경전들이 한 입으로 전합니다.
비이 스틸! [Be Still.]
In that silence … Amen!
OM~
---------------------------------------------------------
필자의 다른 ‘가슴 여는’ 글들은 우리말 야후 블로그 http://kr.blog.yahoo.com/jh3choi [영어로 배우는 삶의 지혜]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