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기자의 취재파일 <추적>
-2년여만에 확정판결 내려진 북가주 ‘옛날짜장’ 소송(1)
◆2005년 10월 오클랜드 ‘옛날짜장’ 논쟁
어느 게 진짜냐.
오클랜드 고려촌(텔레그래프가 & 44가)에서 그때까지 6년동안 영업해온 한국형 중국식당 ‘옛날짜장’(고려촌 옛날짜장)이 있는데 2005년 10월 초 엎드리면 코 닿을 길 건너 비스듬히 맞은 편에 똑같은 이름에다 거의 같은 메뉴의 ‘옛날짜장’(원조 옛날짜장)이 생기면서 대개들 한마디씩 했다. 궁금증은 곧 시비논란으로 번졌다.
누가 옳으냐. 누가 나쁘냐.
여론은 ‘원조 옛날짜장’에 결정적으로 불리했다. 게다가 원조 옛날짜장 이훈상씨(Zazang Enterprise Inc. 대표)가 고려촌 옛날짜장의 원래 주인이었다는 사실, 즉 이훈상씨가 2002년 5월 고려촌 옛날짜장을 김형웅씨에게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훈상씨와 ‘원조 옛날짜장’에 대한 비난은 더욱 들끓었다.
아무리 돈에 눈이 멀었기로서니 자기가 팔아놓고 바로 코앞에다 이름도 안 바꾸고… 이훈상씨(와 몇몇 동업자들)이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자신들이 피해자임을 알리고 원조 옛날짜장 개업이 불가피한 일이었음을 주장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한마디에 묻혀버리기 일쑤였다.
◆모언론, ‘상도덕 파괴자’로 이훈상씨 매도
이훈상씨(와 몇몇 동업자들)에 대한 난도질은 그 달(2005년 10월) 말 00일보의 가세로 극에 달했다. 장사 좀 된다 싶으면 바로 코 앞에, <긴급진단> 무너져가고 있는 상도덕이란 메인제목에다 너죽고 나죽자식 과열경쟁 등 도 넘어서 등 보조제목을 단 이 시리즈 I편의 일부를 옮겨보자.
…나만 생각하는 개인주의가 앞서다보면 기본적인 예의나 상도덕이 설자리를 잃어버린다. 과열경쟁은 때때로 한인 업주들간의 법정싸움으로까지 이어져 한인사회를 가슴아프게 한다. 최근 오클랜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두 한인 운영 중식당간의 마찰은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똑같이 옛날짜장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는 두 식당은 각각 상대방에게 영업정지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중이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하루 아침에 2개의 같은 상호를 보고 있는 한인들은 두 업소간의 시시비비를 논하기보다는 한인들끼리 제살깍아먹기식의 과열경쟁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인상권 성장이 갖는 거시적 의미부터 짚고 다른 사례들을 들어 훈계한 뒤 한인들 입을 빌어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다고 I편을 마무리한 이 시리즈는 II편에서 보다 노골적으로 이훈상씨측을 공격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번 일의 전후좌우와 배경 등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상도덕이 무너진 상황을 개탄하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옛날짜장 분쟁약사 소개)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주변 한인들의 시각은 대부분 냉소적이면서도 구 옛날짜장(고려촌 옛날짜장을 뜻함-편집자 주) 쪽의 손을 들어주는 이들이 많다. 팔았으면 그만이지 뭐하는 짓이냐. 결국 너도 죽고 나도 죽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수요가 늘어서 공급도 늘었다면 찬성할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과 오기가 개입돼 바로 코앞에 동종의 업소를 차린 것은 이유여하를 떠나서 비난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오클랜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은 “상도덕을 무시한 쪽이 소송에서도 지게될 것”이라며 “하지만 미리 서로 조금 더 존중하고 조금씩 양보하는 상도덕을 염두에 뒀더라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00일보와 여론의 거의 일방적 응원을 받은 고려촌 옛날짜장 김형웅 대표도 입장을 밝혔다. 위 시리즈가 시작되기 보름여 전인 2005년 10월12일 오후 오클랜드 고려촌 사이버카페에서였다. 그 자리에는 위 기사를 쓴 000 기자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상도의에 어긋나는 짓을 해서 같이 죽자고 나오면…법정으로 가는 것도 창피한 일이지만, 입장차가 있기 때문에 해결을 못봐서 하게 되지만…정말 내가 죽일 놈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 이거죠.
◆한국일보, 가치판단 유보 반대결론 시사
한국일보도 침묵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형웅씨나 00일보의 주장과는 방향이 사뭇 달랐다.
2005년 11월4일 옛날짜장은 하나다-법원, ‘고려촌 옛날짜장’ 손 들어줘 기사에서 기자는 법원은 고려촌 옛날짜장이 약 50미터 거리에 있는 ‘길 건너 옛날짜장’(공동사장 이훈상 씨 등 5명)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1일 이유있다고 판시, ‘길 건너 옛날짜장’에 대해 즉시제한명령(TRO)을 내렸다. 이로써 빤히 바라다보이는 곳에 있으면서도 같은 이름 때문에 빚어진 혼선은 가라앉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길 건너 옛날짜장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옛날짜장 분쟁은 옛날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남아 있다고 끝난 분쟁이 아님을 명시했다.
기자는 이어 11월10일 원조 옛날짜장측, 재반격 본격시동-상도덕 파괴자 누명만은 벗겠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훈상) 대표는 9일 오전‘00일보의 옛날짜장 보도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보내 00일보가 최근 ‘무너져가고 있는 상도덕’이란 제하의 기획시리즈를 통해 ‘전체적으로는 엄연히 피해자인 저희가 상도덕을 짓밟은 것처럼 오도했다’고 주장했다며 이 대표는 특히 ‘모든 상황을 성의껏 설명하고 모든 증거자료들도 제시’했으나 ‘(문제의 기사들이) 거두절미하고 오클랜드 고려촌앞 옛날짜장 개업문제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며 ‘저희들이 상도덕을 유린했다는 누명만은 기필코 벗어날 것임’을 천명했다고 썼다.
기자는 이어 이와 관련해 옛날짜장 프랜차이즈 투자자라고 밝힌 C씨는 ‘(문제의 기사들이) 연속동작(전체)을 보지 않고 어느 순간 정지동작만 보고서 우리를 몹쓸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세상 사람들 눈도 있고 입도 있는데, (가게를) 판 사람이 바로 그 앞에다 같은 이름으로 같은 가게를 냈다면…욕하고 손가락질하고…할 때 하더라도 한번쯤은, 바보도 아닌 사람들이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 하고 생각해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송문제도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고 저번 그것(이 대표측이 개업한 오클랜드 고려촌 길건너편 옛날짜장에 대한 법원의 긴급폐쇄명령)은 전체소송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지금 드러난 것은 전체 그림 중에서 어느 한순간 한부분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희한한 일은 그 사이에 벌어졌다. 00일보가 <긴급진단, 상도덕 시리즈>를 돌연 중단했다. 11월14일 법원의 옛날짜장 소송 판결이 나왔는데도, 더욱이 고려촌 옛날짜장의 우세승처럼 보이는 판결이 나왔는데도, 따라서 <긴급진단, 상도덕 시리즈>에 힘이 실리는 듯한 상황이 펼쳐졌는데도, 00일보는 이 판결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기자는 그해 11월16일 옛날짜장 소송, 양시양비 판결 제하의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법원은 14일 김형웅 사장이 이훈상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주)옛날짜장이 고려촌 맞은편에 낸 옛날짜장을 폐쇄토록 해달라는 김 사장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이유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그러나 (주)옛날짜장이 프리몬트에 낸 옛날짜장도 문을 닫게 해달라는 김 사장의 가처분신청에 대해서는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양측 모두에 일부 숨통을 트여준 이번 판결은 그러나 소송의 끝내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불씨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덧붙였다.
김 사장이 2002년5월 이 대표로부터 고려촌 옛날짜장을 매입할 당시 작성한 2차계약서를 근거로 알라메다카운티와 콘트라코스타카운티에서의 독점적 옛날짜장 영업권을 주장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써, 이 대표 등 (주)옛날짜장측의 반격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기자는 또 경제섹션에 걸쳐 법과 상도덕 그리고 옛날짜장이라는 제목으로 옛날짜장 소송전말에 대해 장문의 특집기사를 썼다. 여기서 기자는, 2002년 봄 이훈상씨가 김형웅씨에게 고려촌 옛날짜장을 매각할 당시 체결한 공식 계약서와는 별도로, 그 직후 김씨의 요청으로 ABC(주류판매 라이선스) 명의이전용으로 김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비공식 계약서가 있으며, 둘은 이와 관련해 용도이외 사용금지 합의서를 작성하고 공증까지 받았으나, 김씨가 공증합의서를 뺀 채 이를 정식계약서인 것처럼 법원에 제출했다는 등 그동안 덜 알려진 사실들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는 원조 옛날짜장 투자자 중에 오미자씨가 있어 한국일보가 이훈상씨 편을 들고 있다고 음해하기도 했다.
◆상도덕 파괴자, 과연 누구인가
한 장소에 두 개가 됐다(2005년 10월) 법원에 의해 하나로 조정된(2005년 11월) 옛날짜장. 과연 어느 게 진짜였는가. 상도덕 파괴자는 과연 누구였는가. 기자의 지적대로 2005년 11월 판결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다. 김형웅씨의 ABC명의이전용 비공식 계약서 제출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가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훈상씨측은 즉시 상도덕 파괴자 누명만은 벗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세인들의 관심이 식어진 상황에서 소송은 2년여를 끌었다. 올해 12월14일 마침내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결론은 역시 옛날짜장은 하나다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승패가 뒤바뀌었다. 2년여전 예비소송에서 진 이훈상씨측이 승리했다.
알라메다카운티를 관할하는 캘리포니아 수피리어법원 마샬 휘틀리 판사가 서명해 소송당사자들에게 송달한 최종판결문(Final Statement of Decision)을 알기 쉽게 풀어쓰면 ‘▷옛날짜장 상표 등 소유권은 원고(이훈상)에게 있다 ▷원고는 확정판결일로부터 60일째 되는 날부터 옛날짜장 상표 등 소유권을 행사한다(즉 피고 김형웅씨는 그날부터 원고 이훈상씨의 명시적 동의 없이는 옛날짜장 상호를 사용할 수 없다, 영어명칭을 유사하게 변경하거나 비슷한 로고를 써도 안된다) ▷피고 김형웅씨는 2002년 봄 원고 이훈상씨와 고려촌 옛날짜장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의 메뉴를 사용할 수 없다’ 등이다.
법원은 왜 이렇게 뒤집었을까. 심지어 계약서 체결당시 메뉴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준엄한 판결을 내렸을까.
다름아닌 00일보가 지적한 한인사회 상도덕 바로세우기 차원에서도, 겉으로 드러난 양상만 보고 섣불리 옳다 그르다 재단하기 일쑤인 냄비여론에 대한 경각심 차원에서도, 더욱이 때로는 대세를 거스르는 한이 있더라도 바른 말을 해야 할 언론이 피해자(이훈상)를 도리어 상도적 파괴자로 몰아가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해명도 사과도 없이 입을 닫아버린 행태 등에 대한 자성적 통찰 차원에서도, 옛날짜장 소송은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이야기이자 내일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계속>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2005년 10월과 11월의 ‘옛날짜장 소송’ 기사==
★★<한국일보> 입력일자:2005-11-03
옛날짜장은 하나다” /
법원,‘고려촌 옛날짜장’ 손 들어줘
법이냐 상도덕이냐, 손님의 먹을 권리냐 주인의 돈벌 권리냐 등 다갈래 논란속에 진행돼온 오클랜드 ‘옛날짜장 소송’이 고려촌 옛날짜장(사장 김형웅)의 승리로 굳혀졌다. 오클랜드 소재 알라메다카운티 수피리어법원은 고려촌 옛날짜장이 약 50미터 거리에 있는 ‘길건너 옛날짜장’(공동사장 이훈상 씨 등 5명)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1일 이유있다고 판시, ‘ 길건너 옛날짜장’에 대해 즉시제한명령(TRO)을 내렸다. 이로써 빤히 바라다보이는 곳에 있으면서도 같은 이름 때문에 빚어진 혼선은 가라앉게 됐다. 그러나 길건너 옛날짜장측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옛날짜장 분쟁은 옛날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남아 있다.
◆분쟁의 불씨= 2002년5월 김형웅씨가 이훈상(옛날짜장 주식회사 사장) 씨로부터 고려촌 옛날짜장을 매입할 당시 작성된 매매계약서상 소스사용 등과 관련된 로열티(월 매출액 6%, 약 3,000달러)가 불씨가 됐다. 샌프란시스코에 새 본점을 차리고 쿠퍼티노 새크라멘토 프리몬트 등지로 프랜차이즈 영업망을 확대해온 이 씨는 올해 봄 소스 등 독점공급 3년계약이 만료되기 전 오클랜드진출 계획을 알리며 로열티 조항을 근거로 프랜차이즈망에 들어올 것을 요구했으나, 김 씨는 이를 애당초 프랜차이즈계약이 아니라 매매계약이었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씨의 선제공격(1라운드 소송)= 김씨의 거부로 고려촌 옛날짜장을 프랜차이즈화하려던 계획이 좌절된 이씨는 알라메다카운티 수피리어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8월12일 이유없다고 기각했다. 그러나 이씨는 법원판결에 아랑곳없이 최근 고려촌 옛날짜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똑같은 이름으로 개업했다.
◆김씨의 반격(2라운드 소송)= 이에 대해 김씨는 고려촌 옛날짜장의 영업권을 지키기 위해 길건너 옛날짜장의 영업을 중단시켜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8일 공판에서 법원은 TRO처분을 내렸다. 김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Temporary Restraining Order의 약칭인 TRO는 흔히 Temporary의 사전적 의미 때문에 잠정적 혹은 한시적으로 번역돼 나중에 뒤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오해되기도 되나, 실제로는 본안소송이 끝날 때까지 방치하면 소송쌍방 중 어느 일방이 신체상 재산상 부당하고도 심각한 손해를 볼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본안소송판결(선고공판)에 앞서 즉각 예상피해자를 우선 보호하기 위해 취하는 일종의 긴급명령이다.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뒤 임시면허증(Temporary License)을 받으면 곧 정식면허증이 나오는 것처럼 TRO 처분이 본안소송에서 뒤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일 그럴 경우 TRO 때문에 손해를 본 측(이번 소송의 경우 이씨 등 공동투자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 본안소송 재판은 14일 열린다.
◆새로운 불씨= 그런데 지난달 28일 TRO명령이 나오자 이씨측 변호사가 길건너 옛날짜장의 실제주인은 이훈상 씨가 아니라 Y, C, ,L, O 씨 등 4명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소송의 물꼬가 엉뚱한 데로 튀게 됐다. 이에 따라 1일 다시 열린 공판에서도 판사는 똑같은 결정을 내렸다. 문제는 이씨측 변호사가 TRO 명령을 받은 뒤에야 피고를 바꿈으로써 이씨측의 각종 주장들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게 됐고 이는 앞으로의 소송에서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이씨측의 대응은 다갈래일 수 있다. 그러나 옛날짜장이란 상호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명백하다. 이씨를 제외한 공동투자자들이, 당장은 김씨를 원망하는 분위기지만, 앞으로는 이씨(및 변호사)의 말을 믿고 투자했다 손해를 봤다며 이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정태수 기자>
★★<한국일보> 입력일자:2005-11-09
원조 옛날짜장측, 재반격 본격시동 /
“상도덕 파괴자 누명만은 벗겠다”
법이냐 상도덕이냐 등 여러갈래 화제를 낳으며 계속돼온 옛날짜장 분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집중 거론된 오클랜드 옛날짜장의 원 소유주인 (주)옛날짜장(Zazang Enterprise, Inc., 대표 이훈상)측은 변호인을 교체하고 쟁점을 재정리하는 등 앞으로의 본격적인 법정소송에 대비하는 한편 상도덕 파괴자라는 누명만은 벗겠다며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액션을 취하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이 대표는 9일 오전 옛날짜장 체인점주와 직원일동 명의로 본보 등 언론사에 ‘00일보의 옛날짜장 보도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보내 00일보가 최근 ‘무너져가고 있는 상도덕’이란 제하의 기획시리즈를 통해 “전체적으로는 엄연히 피해자인 저희가 상도덕을 짓밟은 것처럼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특히 “모든 상황을 성의껏 설명하고 모든 증거자료들도 제시”했으나 “(문제의 기사들이) 거두절미하고 오클랜드 고려촌앞 옛날짜장 개업문제만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며 “저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저희들이 상도덕을 유린했다는 누명만은 기필코 벗어날 것임”을 천명했다.
이와 관련해 옛날짜장 프랜차이즈 투자자라고 밝힌 C씨는 “(문제의 기사들이) 연속동작(전체)을 보지 않고 어느 순간 정지동작만 보고서 우리를 몹쓸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세상 사람들 눈도 있고 입도 있는데, (가게를) 판 사람이 바로 그 앞에다 같은 이름으로 같은 가게를 냈다면…욕하고 손가락질하고…할 때 하더라도 한번쯤은, 바보도 아닌 사람들이 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을까 하고 생각해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송문제도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고 저번 그것(이 대표측이 개업한 오클랜드 고려촌 길건너편 옛날짜장에 대한 법원의 긴급폐쇄명령)은 전체소송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지금 드러난 것은 전체 그림 중에서 어느 한순간 한부분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오전 현재 이 대표와의 직접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태수 기자>
★★<한국일보> 입력일자:2005-11-15
북가주 ‘옛날짜장 소송’ 양시양비 판결 /
이번엔’양시양비’판결 알라메다카운티법원 ===
북가주 한인사회에 법이냐 상도덕이냐 논란을 불러온 옛날짜장 소송이 이번에는 ‘양시 양비’(보는 각도에 따라 둘 다 부정 또는 둘 다 긍정) 판정을 받았다.
오클랜드 소재 알라메다카운티법원은 14일 오클랜드 고려촌 내 옛날짜장 김형웅 사장이 옛날짜장 프랜차이즈를 추진중인 (주)옛날짜장(영어 공식명칭 Zazang Enterprise Inc.) 이훈상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주)옛날짜장이 고려촌 맞은편에 낸 옛날짜장을 폐쇄토록 해달라는 김 사장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이유있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그러나 (주)옛날짜장이 프리몬트에 낸 옛날짜장도 문을 닫게 해달라는 김 사장의 가처분신청에 대해서는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양측 모두에 일부 숨통을 트여준 이번 판결은 그러나 소송의 끝내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불씨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2002년5월 이 대표로부터 고려촌 옛날짜장을 매입할 당시 작성한 2차계약서를 근거로 알라메다카운티와 콘트라코스타카운티에서의 독점적 옛날짜장 영업권을 주장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으로써, 이 대표 등 (주)옛날짜장측의 반격발판이 마련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 등은 김 사장이 ‘이 대표의 허락없이 오클랜드점 이외 동종식당 개업금지’ 조항이 담긴 오리지널 매매계약서(1차계약서) 대신, 주류판매(ABC) 라이센스 이전용으로 만들어진 2차계약서를 제출해 유리한 판결을 얻어냈을 뿐이라며 2차계약서의 목적을 분명하게 밝혀놓은 별도의 공증합의서까지 작성해놓고 이를 제출한 것은 약속위반이고, 따라서 향후 본격소송을 제기해 이 부분 등을 납득시키면 전혀 다른 판결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판결은 오클랜드점에 대해서는 김 사장이 제출한 2차계약서를, 프리몬트점에 대해서는 이 대표 등이 제출한 1차계약서의 효력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정태수 기자>
★★<한국일보>입력일자:2005-11-16
‘법과 상도덕 그리고 옛날짜장’ /
식지 않는 ‘옛날짜장’ 분쟁을 뜯어보니…
옛날짜장 분쟁이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내일도 모레도 끝나기는커녕 되레 커질 판이다. 세인들 평가를 빗대어 한마디라도 까딱 잘못 옮겼다간 누구 편이냐는 의심을 받기에 딱 좋을 정도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러므로 세인들 평가는 가급적 유보하고 양측의 주장을 중심으로 옛날짜장 분쟁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본다. 이해의 편의상 철저하게 발생순서별로 정리하되 쟁점이 되는 항목은 ?표시로 특별한 쟁점이 없는 단순 팩트는 ▷표시를 해둔다. 앞부분에 양측 주장의 핵심을 본인 주장 형식으로 실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옛날짜장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해온 이훈상씨측은 여러명의 투자자들과 점주들의 입장이 포함되나 이해에 특별한 혼선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한 ‘이씨측’이라 표기하고, 오클랜드 고려촌과 헤이워드 옛날짜장의 김형웅 사장은 ‘김씨측’으로 표기한다.
◆양측 입장
▶이씨측 : 옛날짜장이란 이름의 주인은 나다. 오클랜드점 매입때부터 옛날짜장 프랜차이즈화 계획을 알고 있었던 김씨가 프랜차이즈 가입도 거부하고 옛날짜장 상호변경도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상도덕 위반이다. 게다가 같은 이름으로 헤이워드점을 오픈한 것은 그 극치다. 오클랜드점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허락없이 동종식당을 내지 않기로 한 계약 위반이다. 김씨는 또 ABC 라이센스 이전용 이외에는 쓰지 않기로 약속한 2차계약서(김씨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성됨)를 법원에 제출해 공정한 판결을 방해했다. 온갖 비난을 감수하며 내가 오클랜드점 맞은편에 옛날짜장을 개업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었다.
▶김씨측 : 나는 처음 계약을 할 때부터 프랜차이즈계약을 거부했다. 그런데 올해 와서 또 그것으로 가입을 종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매매계약이므로 상호까지 구입한 것이다. 이씨측은 5년동안 알라메다 및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지역에서 동종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2차)계약서에 규정돼 있다. 법원에서도 판결(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 맞은편에 오픈한 이씨측의 옛날짜장에 대한 폐쇄명령)이 났는데도 이씨측이 왜 그렇게 물고늘어지는지 모르겠다. 법원에서는 1차 계약서(이씨측이 합법성을 인정하는 오리지널 계약서)와 2차 계약서(주류판매 라이센스를 이전할 때 김씨 주도로 일부 조항을 바꿨다는 계약서)를 둘다 묶어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시간대별 점검
▷99년 10월7일 (이훈상씨, 오클랜드에 옛날짜장 1호점 개점) : 이훈상씨는 오클랜드 고려촌에 옛날짜장이란 이름으로 간이 중국식당을 차렸다. 차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옛날짜장 프랜차이즈화 구상을 굳히고 02년3월 샌프란시스코에 2호점을 냈다. 그는 체인점 확충을 위한 추가자금이 필요해 프렌차이즈 동업자를 구했다. 그때 찾아낸(김씨 동생의 소개로 알게된) 사람이 바로 오늘의 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 사장 김형웅씨다.
▶02년 5월13일 (이훈상씨, 김형웅씨에 오클랜드 1호점 매각) : 이씨는 김씨에게 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을 10만달러에 팔았다. 이씨는 프랜차이즈계약을 원했다. 김씨는 거부했다. 결국 계약서는 매매계약으로 정리됐다.
*분쟁의 불씨 (2차계약서 및 용도제한 합의서) : 이씨와 김씨는 5월13일 오리지널계약서(1차계약서)를 체결한 뒤 15일 지난 28일자로 별도의 계약서(2차계약서)에 사인하고, 추가로 “주류판매(ABC) 라이센스를 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2차 매매계약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알라메다카운티 행정서사(Notary Public) 이정현씨의 공증을 받았다.
2차계약서는 매입자인 김씨의 주도로 작성됐다. 이씨로서는 2차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었다. 2차계약서는 ABC용으로 용도가 제한돼 있었으므로 이씨는 김씨의 내용변경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 차이는 결국 분쟁의 불씨가 됐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첫 소송에서 이씨측은 1차계약서를 제출하고 김씨측은 2차계약서를 제출한 게 명암을 갈라놓았다(이씨측 주장). 이씨는 김씨가 ABC용 2차계약서를 들고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따라서 자신의 변호사에게 그런 게 있다는 말조차 안했으며, 법정에 가서야 그 사실을 안 변호사가 돌아와 화를 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정말 분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김씨가) 2차계약서를 제출하면서 그것을 ABC 라이센스 받는 용도로만 쓰기로 한 어그리먼트(합의서)는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앞서 말한 대로 법원에서 1, 2차 계약서를 다 묶어서 보는 게 맞다고 했다고 전했다.
*1, 2차 계약서상 가장 두드러진 차이 (위와 중복): 1차계약서에는 김씨가 이씨의 허락없이 다른 지역에서 동종메뉴를 취급하는 식당을 열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2차계약서에는 이씨가 계약일로부터 5년동안 알라에다와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에서 동종영업을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03년 4월 : 이훈상씨측은 쿠퍼티노 스티븐스크릭가에 옛날짜장 분점을 냈다.
▷04년 8월 : 이훈상씨측은 산타클라라 엘카미노리얼에 새로 분점을 오픈했다.
▷05년 1월 : 이훈상씨측은 새크라멘토 폴섬가에 5호점을 개점했다.
▶05년 5월과 6월 (김형웅씨, 재계약 거부 및 독자적 헤이워드점 오픈) : 이훈상씨측은 오클랜드점에 대한 3년계약이 만료(5월13일자)되기 한달전쯤 김형웅씨에게 프랜차이즈망 가입을 전제로 한 계약서를 제시했다. 이씨는 김씨가 당연히 가입할 것으로 생각했다. 김씨의 의중은 달랐다. 김씨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한달가량 흘렀다. 김씨가 헤이워드점을 내겠다고 했다. 조금 지나 언론광고가 시작됐다.
확답을 못받은 상태에서 이씨는 직접 현장(당시 한스토푸)으로 가서 김씨에게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고 면 빼는 기계(800달러 상당)를 개업선물로 주었다. 언론광고를 보거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지레 이씨측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확장으로 짐작하고 확인 겸 축하말을 건네오면 이씨는 어차피 가입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렇다” “고맙다” “많이 팔아달라”고 답례를 했다고 한다. 이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김씨는 바로 그런 점들을 들어 “헤이워드는 합의 보고 한 것이다. 이훈상씨가 그때 (헤이워드점에) 왔다갔다 했다”고 했다. 이씨의 주장은 정반대라고 하자 김씨는 “그것은 보기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햇다.
기존계약이 기한만료(5월13일)로 효력을 상실했다(1차계약서상 유효기간은 계약일로부터 3년이 아니라 ‘리스계약이 끝날 때까지’ ). 김씨는 프랜차이즈 불참을 통보했다. 이씨측은 재고를 요청했다. 김씨는 거듭 거부했다.
▷05년 7월 : 이씨측은 옛날짜장 홈페이지(www.zazangworld.com)를 개설했다.
▶05년8월 (김씨의 옛날짜장에 대한 이씨의 영업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 이씨측은 김형웅씨가 옛날짜장 상호를 불법적으로 사용해 영업하고 있다며 오클랜드 소재 알라메다카운티 수피리어법원에 김형웅씨 소유 옛날짜장에 대한 영업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스티븐 브릭 담당판사는 8월2일 양측 변호인을 출석시켜 진술을 들은 뒤 12일자로 이씨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씨측은 그러나 그 이전에 김씨가 이씨측과 똑같은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긴급명령(TRO)을 요청해 승인받았다. 김씨는 이씨측 로고사용을 중단하고 새 로고를 만들었다.
▷05년 8월 : 이씨측은 프리몬트 스테이트가에 새 가맹점을 오픈했다.
▶05년 9월, 10월 (오클랜드에 2개의 옛날짜장 등장, 상도덕 논란, 법원의 폐쇄명령) : 이씨측은 김씨에게 오클랜드에 옛날짜장을 오픈하겠다며 프랜차이즈 가입을 거듭 종용했다. 김씨는 거부했다. 이씨측은 10월초 텔레그래프가를 사이에 두고 고려촌 옛날짜장과 가까운 곳에 옛날짜장을 오픈하고 영업에 돌입했다. 일반인들 사이에 상도덕 논란이 빚어졌다.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씨측에 불리한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김씨는 법에 호소했다. 법원은 10월31일 이곳에 대한 긴급폐쇄명령을 내렸다. 확정판결은 14일 열린다.
◆앞으로의 대응
▶이씨측 : 상도덕에 대해서는, 전후사정에 대한 이해없이 오클랜드 고려촌 옛날짜장 바로 근처에 옛날짜장을 개업한 것만 놓고 일방적으로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는 입장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체과정이 설명되면 자신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리란 기대섞인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소송문제도 김씨측이 2차계약서를 ABC 라이센스 이전용 이외의 용도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한 별도의 합의서 등을 제출하는 등 보다 치밀하게 대응해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씨측 : 법적으로도 이겼고 상도덕 측면에서도 이겼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이씨측이 고려촌 맞은편에 옛날짜장을 개업할 당시 적극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펴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언론이든 어디든 되도록 거론이 안됐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00일보> 입력시간 :2005. 10. 31
장사 좀 된다 싶으면 바로 코 앞에
<긴급 진단>무너져가고 있는‘상도덕’(I)
‘너죽고 나죽자’식 과열 경쟁 등 도넘어서
오클랜드 2개의‘옛날 짜장’은 법정 공방중
지역 한인사회의 성장을 측정하는 기준 중 중요한 척도는 ‘한인 상권’의 성장률이다. 한인 상권을 통해 한인타운이 형성되고 타운을 중심으로 돈과 역량이 결집돼 주류 사회내에서 한인의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게 된다.
미국이 테러위협을 이유로 이민법을 대폭 강화하고 이민자수를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북가주의 한인 상권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재팬타운의 포스트 스트릿 중심가, 오클랜드 44가에서부터 시빅센터까지 이어지는 텔레그래프 애비뉴, 산호세의 엘 카미노 리얼을 중심으로 로렌스에서부터 산토마스까지, 그리고 새크라멘토의 폴섬은 한인 상권이 형성된 지역으로 손꼽을 수 있다.
한인 상권의 성장으로 커뮤니티의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지만 상권이 발전하면서 한인 업소들간의 경쟁도 심해져 같은 민족끼리 서로 도우며 살아야하는 이민사회에서 오히려 제 살 깍아 먹기식의 과열 경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소위, 상업을 하면서 지켜야 할 도덕을 일컫는 기본적인‘상도덕’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사가 잘되는 가게가 있다면 바로 옆에다 같은 업종의 가게를 차려놓고 영업하거나, 한인들끼리 필요 이상의 과열경쟁으로 가격을 대폭 할인해 본전도 못 뽑는 장사를 하는 일, 같은 업종의 직원 빼내가기 등은 한인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대표적인 비도덕적 행위이다.
월넛크릭에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 부부는 몇 달전 바로 맞은 편에 들어선 세탁 에이전시 때문에 경제적 손실보다는 잃어버린 동족간의 신뢰 때문에 마음이 상했다.
최씨네 세탁소 매상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미 세탁 에이전시를 몇 개 운영하고 있던 한 한인이 건너편에 에이전시를 오픈 한 것.
최씨는 경쟁사회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 넓은 장소를 놔두고 바로 코앞에다 에이전시를 오픈한 것은 같은 한인으로서 이해할 수도 없고 미국 사람들 보기도 민망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인 식당이 몰려있는 오클랜드 14가 인근에서 샌드위치샵을 운영하는 이씨는 지난 몇 달 동안 한인들끼리 얼굴 붉히는 일이 생겨 맘 고생이 많았다.
이씨는 고객층이 시빅센터에서 일하는 공무원들과 일반 사무직원들이 대부분이어서 한인 상권에서 특별히 경쟁할 이유가 없었는데 어느날 인근에 샌드위치샵을 오픈한 한인이 바로 자신의 가게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손님들을 새 가게로 유도하는 것을 보고 분통이 터졌다고 했다.
나만 생각하는 개인주의가 앞서다보면 기본적인 예의나 상도덕이 설자리를 잃어버린다. 과열경쟁은 때때로 한인 업주들간의 법정싸움으로까지 이어져 한인 사회를 가슴아프게 한다.
최근 오클랜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두 한인 운영 중식당간의 마찰은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똑같이 ‘옛날 짜장’이라는 상호를 쓰고있는 두 식당은 각각 상대방에게 영업정지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중이다.
두 업주들은 ‘프렌차이즈’계약을 놓고 누가 먼저 계약을 파기했는가를 따지고 있지만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하루 아침에 2개의 같은 상호를 보고 있는 한인들은 두 업소간의 시시비비를 논하기보다는 한인들끼리 제 살 깍아먹기식의 과열경쟁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000 기자>
★★<00일보> 입력시간 :2005. 10. 31
<긴급 진단> 무너져가고 있는‘상도덕’(II)
오클랜드 2개의‘옛날짜장’......둘중 하나는 문 닫을 판
‘프렌차이즈다’‘일반 매매다’각각 주장
영업정지 소송 기각되자 길 건너편에 개점
조만간 법원서 최종 결정… 상도덕 아쉬워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오클랜드의 한인 운영 중식당‘옛날짜장’끼리의 분쟁은 기존의 고려촌(텔레그레프와 44가)내 ‘옛날짜장’건너편에 똑같은 상호를 내건 또다른‘옛날짜장’이 문을 열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단 겉으로는 2개의 동종 업종이 그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만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서로 상대방을 고소, 법정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등 복잡한 사연이 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이번 일의 전후좌우와 배경 등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상도덕’이 무너진 상황을 개탄하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2개‘옛날 짜장’의 분쟁을 발단부터 짚어본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존의 식당을 ‘구 옛날짜장(대표 김형웅)’으로, 새로 오픈한 식당을 ‘신 옛날짜장(대표 이훈상)’으로 표기한다. <편집자 주>
◇오클랜드‘옛날짜장’매매=‘신 옛날짜장’의 이훈상씨는 지난 2001년 오클랜드 고려촌에 중식당인 ‘옛날짜장’을 오픈했다. 그리고 2002년 5월13일 김형웅씨에게 식당을 매매했다.‘구 옛날짜장’의 전 주인인 셈이다.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김씨는 이씨에게 3년간 매달 매상의 6%와 짜장소스를 포함한 재료비 명목으로 1%를 지불하고, 이씨는 알라메다와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운영권을 김씨에게 일임했다. 그리고 3년 후 재계약을 명시했다. 그후 이씨는 샌프란시스코에 옛날짜장을 오픈했고 올해 새크라멘토와 산타클라라, 산호세, 프리몬트에 4개의 지점을 오픈했다. 2005년 4월 계약 만료기간을 한 달 앞두고 재계약을 위해 김씨와 이씨, 그리고 이씨의 사업파트너인 담당 변호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김씨는 종전과 동일한 계약 체결을 요구했고 이씨는 종전 계약에 프렌차이즈 계약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김씨는 3년전 옛날짜장을 인수했을 당시 일반적인 매매계약을 맺었고 상호를 포함해 일체를 인수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프렌차이즈 계약을 맺을 이유가 없다며 이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씨는 이미 4곳이 프렌차이즈로 가입됐고 프렌차이즈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옛날짜장 상호와 소스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오클랜드지점만 프렌차이즈를 가입하지 않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김씨에게 계약 만료일부터 옛날짜장의 상호나 메뉴 등 일체의 사용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사장의 제안을 거절했고 6월8일 옛날짜장 헤이워드점을 오픈했다.
◇계약 파기와‘신 옛날짜장’등장=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5월말부터 김씨는 이씨에게 로얄티를 지불하지 않았고 7월부터는 트레이드 마크도 사용하지 않고 메뉴판도 새롭게 교체했다. 물론 재료도 공급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씨는 “김씨와 맨 처음 가게를 매매할 당시 계약서에 프렌차이즈란 단어가 없었을 뿐, 내용이나 형식은 프렌차이즈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며 “이제 와서 계약을 파기하고 새 지점을 오픈하는 등의 행위는 명백한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김씨가 재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에 사실상 오클랜드에는 옛날짜장 지점이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구 옛날짜장’맞은 편에 위치한 카페‘공간’을 매입, 또 다른 옛날짜장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오픈한 지 몇 달되지 않은‘공간’을 시가보다 비싸게 구입했다는 소문에 대해 이씨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가치가 높아 보이지 않는 가게지만 ‘구 옛날짜장’의 바로 맞은 편이라는 것 때문에 나에겐 가장 가치가 높은 가게였다”고 답변했다.
◇맞고소= 이씨는 ‘신 옛날짜장’오픈에 앞서 ‘구 옛날짜장’을 상대로 영업 정지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알라메다카운티 법원은 8월12일 이를 기각시켰다. 이에 이씨는 8월초 몇몇 투자자들과 의기투합해 ‘신 옛날짜장’을 열었다. 그리고 이어 ‘구 옛날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진행중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구 옛날짜장’의 김씨도 ‘신 옛날짜장’을 상대로 똑같이 영업정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법원에 접수시켰다. 5년동안 알라메다카운티와 산타클라라카운티에서의 비즈니스 활동을 일임받았는데 ‘신 옛날짜장’이 바로 맞은 편에 식당을 오픈하고 프리몬트에도 새 지점을 열였기 때문이라고 김씨는 주장했다.
◇쟁점 및 주변 반응= 상호 변경 신청을 접수하지 않은 ‘신 옛날짜장’은 오클랜드시에는 아직까지 카페 ‘공간’으로 등록돼 있다. 특히 오클랜드와 헤이워드를 제외한 지점과 프렌차이즈 계약을 맺고 ‘구 옛날짜장’에 프렌차이즈 계약을 요구했던 ‘신 옛날짜장’의 이씨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옛날짜장’을 프렌차이즈로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주변 한인들의 시각은 대부분 냉소적이면서도 ‘구 옛날짜장’쪽의 손을 들어주는 이들이 많다.‘팔았으면 그만이지 뭐하는 짓이냐. 결국 너도 죽고 나도 죽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수요가 늘어서 공급도 늘었다면 찬성할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감정과 오기’가 개입돼 바로 코 앞에 동종의 업소를 차린 것은 이유여하를 떠나서 비난 받을 일이라는 것이다.
최종 결론은 조만간 법정에서 내려준다.
그러면 둘중 하나는 문을 닫게된다.
오클랜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은 “‘상도덕’을 무시한 쪽이 소송에서도 지게될 것”이라며 “하지만 미리 서로 조금더 존중하고 조금씩 양보하는‘상도덕’을 염두에 뒀더라면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000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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