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한국 대통령 선거
520여만표차 압승…직선제 부활 후 최다 득표차
10년만에 정권교체…낮은 자세로 국민 섬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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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의 열망이 `BBK 의혹’을 압도한 한판 승부였다. 중소기업 사원으로 출발해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서울시장을 거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내년 2월 25일부터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어갈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후보는 1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전국 249개 개표구별로 진행된 개표 결과 99.09%의 개표가 완료된 20일 새벽 1시 4분 현재 1천136만345표를 얻어 48.6%의 득표율을 기록, 612만2천870표로 26.2%를 얻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523만여표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352만5천338표(15.1%)를 얻어 가까스로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 받을 수 있는 15% 득표율을 넘겼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135만8천428표(5.8%),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70만5천285표(3.0%)를 각각 얻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0.7%,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는 0.4%, 한국사회당 금민, 참주인연합 정근모,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후보 등은 0.1% 득표율에 그쳤다.
다자구도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의 득표율은 5년 전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양강구도에서 얻었던 48.9%와 비슷한 수준이며, 2위인 정 후보와의 득표차 520여만표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후 역대 최다 표차 기록이다. 지난 5차례의 선거 가운데 가장 득표차가 컸던 선거는 지난 13대 대선 때 1위 노태우, 2위 김영삼 후보간의 194만5천157표였다.
이 후보의 당선으로 한나라당은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뒤 10년만에 정권탈환에 성공했고, 정권은 진보진영에서 보수진영으로 옮겨가게 됐다. 이 후보는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직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매우 겸손한 자세로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 뜻에 따라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며 분열된 우리 사회의 화합과 국민통합도 반드시 이룰 것이다.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경제계 출신 인사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내년으로 건국 6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은 `실용’과 `실천’의 뉴리더십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선거전 내내 모든 정책적 이슈들을 잠재울 만큼 위력을 발휘했던 `BBK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민성공시대’를 내건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안팎의 도전과 시련을 극복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돼 그의 당선이 국민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을 지 주목된다.
대선에서 참담하게 패한 진보진영은 새로운 리더십을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한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미 창당을 예고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도 충청과 영남을 중심으로 정통보수세력 규합에 나설 태세이고, 한나라당도 총선 공천을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복잡하게 전개될 연초 정치지형은 이 당선자에게 새로운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고, 이회창 후보도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후 6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총 유권자 3천765만3천518명 중 2천368만3천684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이 62.9%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제16대 대선의 투표율 70.8%보다 7.9%포인트 떨어지고, 97년 제15대 대선 80.7%에 비해 무려 17.8%나 하락했다. 이같이 저조한 투표율은 이번 선거를 포함해 직접선거로 치러진 11번의 대선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 투표율이었던 2002년 70.8% 기록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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