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주택압류(foreclosure)현상과 관련하여 우려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은 3가지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불안정한 금융시장의 상태다. 금융기관들이 모기지 채권에 관련하여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여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야 할 상황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파장이다.
▲셋째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가 착취적인 속성을 지녔다는 측면에서 야기되는 부당성의 문제이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도 조사되었듯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중 55%정도가 신용상태가 양호함에 따라 낮은 이자율로 모기지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부당하게 취급되었다는 사실이 반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소위 부시플랜(Bush Plan)이라 불리우는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구제계획이 지난주 발표되었다. 해당계획에 따르면 다음에 해당되는 서브프라임대출자의 경우 이자율을 현행수준으로 향후 5년간 동결하여 준다고 한다.
1) 2005년 1월부터 2007년 7월중 취급된 서브프라임모기지
2) 2008년 1월부터 2010년 7월까지의 기간 중 이자율이 처음 재조정되어지는 모기지
3) 신용점수가 660점 이하일 경우 우선권이 주어짐
4) 그동안 모기지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함.
해당 구제조치에 따라 약 12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현재 예상으로는 향후 18개월 중 이자율이 재조정될 예정인 총 180만명 정도의 서브프라임 대출자들 중 약 20%(36만명)정도가 “5년간 이자율동결”이라는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해당 구제계획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브프라임융자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투자자들의 입장이 더 크게 반영되었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 없다. 즉 이번 조치가 서브프라임대출자보다는 투자자들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압류(foreclosure)조치는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주택압류를 거치는 경우 채권금액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경우에 따라서 채권금액의 30-40%정도는 회수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주택압류(Foreclosure)대신 이자율을 동결하더라도 자진상환을 유도하면서 시간을 버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해당 구제조치가 서브프라임대출자들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지는 의문시된다.
우선적으로 해당 구제조치는 모기지 부채가 주택가격의 97%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로 제한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얻은 사람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택가격보다 더 많은 모기지 융자를 얻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서브프라임대출자들 중 상당수가 배제되어질 수밖에는 없다. 설령 이러한 구제조치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과다융자에 따라 감당할 수 없는 상환부담이 계속 시달리기 보다는 어쩌면 주택을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구제조치가 잠정적인 이자율의 동결에 지나지 않으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구제조치는 신용점수가 660점 이하인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신용점수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잘못하여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얻은 사람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는 열악한 신용상태로 인하여 융자리스크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혜택이 부여되지만 정작 신용상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모기지사기(?)를 당하였던 사람들은 제외시키는 불공정성의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주고 있다. 이자율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치 매우 낮은 이자율이 계속 적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에 있어서 이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초기이자율은 7.5%-10%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자율의
동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이자율의 상환부담을 감당하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이번 구제조치에 관련한 논의에 있어서 해당 모기지 채권의 투자자들은 전혀 개입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이자율이 일방적으로 동결되어진다는 점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는 모기지 채권에
대한 투자의욕을 저하시키도록 만들게 되며 다음과 같은 악순환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제한된 모기지융자 - 높은 모기지이자율 - 높은 연체율 - 더 커다란 어려움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고 있을까?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냥 시끄럽게 종만 울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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