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SF파운드데이션 빌딩서 열린 ‘소수계 서로알기 여론조사 발표회 및 간담회’ 참석자들이 패널리스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소수계 언론연합 NAM & SF한국일보 등 공동후원
“불신의 골은 깊었고 극복 의지는 높았다”
미국내 소수계 상호간 불신의 벽은 매우 높았다.
불신의 벽을 허물어야 된다는 생각은 그만큼 깊었다. 불신 가운데서도 향후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가 많았다. 이같은 결과는 미 전역에 네트웍을 갖고 있는 소수계 언론연합 뉴아메리카미디어(NAM, 대표 샌디 클로스)와 본보 등 9개 소수계 언론사 공동후원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벤딕슨 & 어소시에이츠’가 실시한 소수계 대상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소수계 서로알기’ 여론조사는 지난 8월과 9월 두달동안 미 전역의 18세 이상 아시안아메리칸 400명, 히스패닉 355명, 블랙아메리칸 350명 등 총 1,105명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전화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표본오차 ±5%). 빈발하는 인종갈등의 근원적 치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 단계로 소수계 상호간 인식도를 가감없이 측정, 분석하자는 취지에서 미 전국적 규모로는 처음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12일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1차로 발표됐고 13일 오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SF파운데이션 빌딩에서 각 커뮤니티 언론종사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발표가 있었다.
조사결과는 뉴욕타임스 등 50여개 매체에서 비중있게 다뤘으며, 일본계이면서도 연방의회의 위안부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의원은 여론조사 의미를 높게 평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안팎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대상자들의 인종 학력 경제력 등 단순배경 분석을 위한 설문을 포함해 40여개 항목에 대해파악한 이번 여론조사의 총체적 결론은 결과분석보고서 타이틀대로 “(소수계 상호간) 간극은 깊으나 목표는 공유한다(Deep Divisions, Shared Destiny)”는 것이었다.
인종간 긴장에 대한 시각을 묻는 질문에서 아시안아메리칸 응답자들의 73%(매우 중요 37%, 어느정도 중요 36%) 블랙아메리칸 응답자들의 92%(매우 중요 65%, 어느정도 27%) 히스패닉 응답자들의 93%(매우 중요 79%, 어느정도 중요 14%)가 “중요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조사대상 아시안 가운데 이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비율은 한인들이 81%로 가장 높았다.
소수계 상호간 불신의 깊이는 “백인, 아시안, 흑인 가운데 누구와 비즈니스를 할 경우 보다 편안함을 느끼는가”를 묻는 질문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히스패닉 응답자들의 61%, 블랙아메리칸 응답자들의 47%, 아시안 응답자들의 53%가 백인을 비즈니스 같이하기 편안한 상대로 꼽은 반면 다른 소수계를 꼽은 응답율은 대체로 5% 안팎에 불과했다.
“범죄 때문에 흑인을 겁내는가”를 묻는 항목에서 히스패닉의 44%, 아시안의 4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아시안 비즈니스인들의 타인종 존중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히스패닉의 41%, 흑인의 52%가 “존중으로 대해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른바 아메리칸드림 성취가능성에 대해서는 흑인과 비흑인 사이에 큰 간극이 엄존했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느냐는 물음에 히스패닉(74%)과 아시안(64%)은 그렇다고 답한 반면 흑인의 긍정응답율은 44%밖에 되지 않았다.
아시안 가운데 긍정응답율은 베트남계(81%)와 필리핀계(71%)가 매우 높은 반면 한인(55%)과 중국계(50%)는 비교적 낮았다. 한인들은 (성공을 위한) 기회의 균등 여부에 대한 시각을 묻는 질문에서 “강력하게 동의한다”는 응답율 22%로 아시아계 중 가장 낮았다(베트남계 61%, 필리핀계 54%, 중국계 36%).
미국의 사법제도가 부유층과 권력층에 유리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는 응답율에서도 흑인(71%) 히스패닉(45%) 아시안(27%) 사이에 격차가 컸다. 타인종과 데이트를 해본 경험에 대해서도 “아니오”라는 대답(히스패닉 72%, 아시안 72%, 흑인 61%)이 월등히 많았다. 다만 캘리포니아의 젊은층 응답자들 가운데서는 65%가 “예스”라고 대답, 여러 인종이 섞여 사는 주의 특색을 반영했다.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긍정적 신호 또한 두둑했다. 애국심(인종을 떠나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히스패닉의 82%, 흑인의 83%, 아시안의 93%가 “애국적”이라고 자평했다.
향후 10년동안 인종간 관계전망에 대해서는 히스패닉의 61%, 흑인의 68%, 아시안의 62%가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을 내놨다. 주류언론의 인종갈등 취급태도에 대해서는 흑인(66%)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면 히스패닉(43%), 아시안(30%)은 상대적으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소수계 커뮤니티가 서로 가까워지는 데 소수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너나없이 “그렇다”는 응답율이 높았다(히스패닉 78%, 흑인 69%, 아시안 73%).
지난 3월 소수계언론 편집장포럼에서 소수계 서로알기 캠페인을 제안, 결과적으로 이번 여론조사가 있게 하고 한인언론사로는 유일하게 후원사로 참여하기도 한 본보(본보 13일자 A2면 보도)는 2008년 신년기획 및 연중기획 시리즈로 (가칭) ‘어울림과 하나됨-벽을 넘어서’를 준비중이다.
이번 여론조사에 대한 상보는 관련기사들과 함께 신년특집에 전재된다. 영어로 된 여론조사 결과 및 분석기사들은 NAM 웹사이트(newamericamedia.org)에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