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나라때 방패와 칼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방패를 자랑하며 ‘이 방패는 굳고 단단해서 어떤 창으로도 뚫을 수 없다’라고 했다. 그리고 바로 자신이 만든 창을 들어보이며 ‘이 창은 얼마나 날카로운지 어떠한 방패로도 막지 못한다’고 둘러댔다고 한다. 그러자 청중 중에 한사람이 ‘그러면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는 당신의 창으로 모든 창을 막을 수 있는 당신의 방패를 찌른다면 어떻게 되겠소’ 라고 반문하자 창과 방패를 자랑하던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유명한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이 ‘모순’(矛盾)이란 말이다. 이번 칼럼을 통해 현 주택 시장에서의 주택구입시기와 파는 시기가 모순되는 점을 알아보자.
1)주택구입 시기
먼저 주택구입 시기에 있어서 외적인 영향과 내적인 영향을 고려해 보자. 외적인 영향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신용 경색 등으로 지속되고 있는 현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Stagnation) 현상이다. 이로인해 달러화 약세, 오일가격 상승 등이 발생하였고, 중국 물가 인상(Inflation)이
전세계로 수출되는 등 일각에서는 현 상태가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 침체와 물가인상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물가가 올라 이자율이 떨어지고 화폐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는 금값이나 유가 등 현물가격이 오르는 것이 정상인데 미국 내에 경기침체 원인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인지라 주택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다. 만일 주택가가 바닥을 칠 때까지 주택 구입을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저금리에 저 평가된 주택을 고를 수 있는 호기가 아닐까 싶다.
또한 주택 구입의 내적인 영향은 지역과 계절에서 찾을 수 있다. 미 동부 뉴욕과 뉴저지 지역은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지역에 속한다. 특히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겨울에 들어서게 되는데 여름의 푸르름과 가을의 정취가 사라지게 되면 앙상한 나무가지가 드러나게 되고 눈이라도 왔다가 그치면 그 초라함이 더해진다. 그래서 아무리 비싼 저택이라도 겨울철에 내놓은 매물은 제 값을 받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겨울이 지나가고 따듯한 봄이 돌아와 뒷마당에 새싹이 돋고 앞뜰에 꽃이 피어나면 정말 별 볼일
없는 매물이라도 그 정원에 단장만 잘해 놓아도 바이어의 이목을 끌 수 있다. 그럼 주택구입은 언제가 적기일까? 여건만 허락한다면 지금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내외적인 요소 외에도 주택구입 시기가 겨울이 유리한 이유가 여럿 있는데 그것은 이 시기에 나와 있는 주택매물 중에는 꼭 처분해야 될 매물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지금 팔아도 되고 아니면 다음 봄이나 여름에 팔아도 될 매물은 흥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꼭 지금 팔아야 하는 경우 가격 흥정이 쉽다. 이것은 이 시기에 주택구입을 원하는 경쟁 바이어의 수가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하나, 겨울철이 주택구입을 할 때 유리한 것은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대우를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사실 이사철이 본격화된 시점에 일 잘하는 부동산 중개인들로부터 양질의 서비스를 받기란 쉽지 않다.
최대한 많은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위해 중개인들은 계속 걸려오는 바이어 전화 중 가장 까다롭지 않고 쉽게 주택을 구입할 고객을 선택할 것이다. 반면 겨울은 봄이나 여름철보다 고객이 그리 많지 않아 양질의 서비스를 예상할 수 있다.
2)주택 매도 시기
다음으로 주택을 파는 시기를 알아보자. 최근 들어 다주택 보유자들로부터 문의전화를 자주 받는다. 지금 렌트를 놓고 있는 주택을 파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중 상당수가 3~4년 전에 주택을 구입한 고객들로 주택가가 한창 상승가를 칠 때 주택에 투자해 현재 렌트를 놓
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대부분이 지속되는 주택가 하락세로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내려가기 전에 매매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인데 대답이 참 쉽지 않다. 이는 단정적으로 내년부터 주택가격이 올라간다고 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 주택가격 하락을 가져다 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종점이 언젠가 있다는 것을 가정할 때 확답을 줄 수가 없다.
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자율이 고정에서 변동으로 바뀌며 상환 불능상태로 발생한 것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작년 말부터(2006년 후반)부터 서브 프라임 모기지중에서도 불량 모기지 대출이 거의 중단됐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특성상 대부분 30년 상환에 고정 이자율은 2년 정도에 그치는 것을 고려할 때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올 한해동안 주택가격 하락을 관망하며 실수요자들이 잔뜩 움츠려 있었다면 주택가격이 바닥을 칠 시점에는 바이어들이 급격하게 몰려들어 충분히 주택가격의 반등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만약 꼭 주택을 팔아야 한다면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봄이 되면 매물을 내놓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뉴욕과 뉴저지 지역은 같은 매물이라도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추운 겨울보다는 따뜻한 봄에 더 많은 바이어들이 찾아들 것이다. 이처럼 주택 구입을 원하는 고객에게 구입 적기라고 말했고 주택을 파실 고객에겐 좀 더 기다
려야 한다고 모순되는 이야기를 했다. 어느 누구도 주택가격의 바닥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바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내 집장만을 원한다면 지금부터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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