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체에 뿌리니 화마가 피해갔어요”
레익 애로헤드에 사는 스캇 가렛은 산불이 났던 지난 달 22일 오전 6시 대피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래스 밸리를 불덩이로 만든 산불이 빠르게 집 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바로 몇 시간 뒤면 화염이 덮칠 것이었다. 그는 황급히 대피하는 대신 거라지로 달려갔다. 오랫 동안 보관해왔던 ‘Safe-T-Guard’란 화염억제제(flame retardant)를 찾아내 가든 호스에 스프레이어를 물려 집에다 정신없이 뿌렸다. 투명 액체로 15갤런짜리 통에 든 화염억제제는 5,500스퀘어피트의 집 데크와 우드 사이딩 등 불이 붙을 만한 곳에 전부 뿌리는데 충분했다.
산불이 진화되고 집에 돌아왔다. 주위는 온통 잿더미로 변했는데 그의 집은 기적처럼 우뚝 버티고 서 있었다. 같은 길 아래 위 집들은 모두 불 탔다. 집 안팎을 점검해 보니 자신의 집에도 불덩이는 날아왔었다. 3인치나 되는 숯 검댕이가 데크 위에 떨어져 불탄 자국을 만들기는 했지만 불이 당겨 붙지는 않았다. “그 스프레이가 얼마나 감사하던지!”
가렛이 동네 사람들로부터 어찌해서 집을 건질 수 있었던지 부러움 섞인 많은 질문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가렛 이웃들뿐 아니라 이젠 산불 다발 지역에 사는 많은 주민들도 불이 나도 집을 살릴 수 있는 마법의 스프레이를 갖고 싶어 한다.
레익 애로헤드 주민, 이웃 잿더미속 자신 집만 ‘무사’
웬만한 불똥엔 불 번지지 않아… 예방 효과 ‘톡톡’
뿌리거나 페인트 칠하는 방식 등 시판제품 다양
남가주에서 산불이 연발하자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주택용 화염 억제제가 큰 인기다. 화염억제제 생산업체 중 하나인 샌디에고 ‘Fire Etc’는 최근 수 주간 자사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는 등 관련 업계가 폭증하는 주문에 신바람이 났다.
가주 관련법에 따라 상업용 건물은 불에 견디는 내화 건자재를 사용하도록 돼 있으나 이런 엄격한 건축 기준에도 불구하고 막상 불이 나면 거의 소용이 없다. 지난 달 말리부 산불에서 말리부 장로교회가 내화 자재로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소됐던 것을 보면 이해가 간다. 상업용 건물도 이런데 주택인 경우 그런 엄격한 건축 기준도 없어 산불에서 자신의 주택을 지키는 일은 거의 전적으로 주택 소유주에 달려있는 셈이다.
산불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대비가 우선돼야 한다. 집 주변 관목이나 잡목 더미가 건물에서 붙지 않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불 때는 장작더미는 최소 30피트는 떼어놓아야 한다. 산불이 발생해 화염이 접근해 올 때에는 소방국의 퇴거령에 따라 대피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일단 화염이 덮치면 상업용 화염 억제 스프레이도 집을 지켜내지 못한다.
가렛의 경우도 불똥은 떨어졌으나 불이 직접 덮치지 않아서 재난을 면했을 뿐이다. 그도 “정신없이 그런 일을 했지만 참으로 위험하고 미친 짓 이었다”며 다시 그런 상황이벌어진다면 다시 스프레이를 뿌릴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스프레이가 집을 살린 것은 분명하다.
화염억제제는 현재 다양한 종류가 팔리고 있으나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거의 판매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다음은 일반 주택용으로 대부분의 경우 한번 뿌리면 수년간 집을 보호한다. 산불이 났을 때 급하게 뿌릴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일반 주택용, 한번 뿌리면 수년간 집 보호하기도
산불 다발지역 주민 수요 급증… 관련 업계 생산량 두배로
▲Thermo-Gel
산불이 다가올 때 쓸 수 있는 클래스 A(화염이 번지는 것을 75% 이상 지연시킴) 화염억제제. 샌디에고 Fire Etc가 제조사로 물을 타서 희석해서 쓴다. 한번 뿌리면 젤의 효력이 5~8시간 가기 때문에 산불이 번져 올 때 쓸 수 있다.
1갤런짜리 컨테이너 4개가 든 가정용 킷트가 330달러. 가든 호스에 스프레이어를 물려 뿌리면 되는데 4,000스퀘어피트를 카버 한다.
샌버나디노 소방국을 비롯 몇몇 가주 정부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주택에 사용했을 때 지저분해지기 쉽고 뿌리기 어렵다는 일부 소비자 불만도 있다. 구입처는 www.fire-etc.com, (619)525-7286.
같은 회사 제품으로 수영장 물을 사용해 진화하는 상품도 있으나 1,295달러로 가격이 비싸다.
▲바리케이드 인터내셔널의 홈 킷트 컴플릿트
서마 젤과 비슷한 클래스 A 화염억제 젤. 4갤런짜리가 2,000~2,800스퀘어피트를 커버하며 가든 호스로 뿌리면 된다. 8시간 내지 24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현재 LA소방국에서 쓰고 있으며 홈오너 키트는 326달러. www. barricadegel.com , (800) 201-3927.
▲Safe-T-Guard
무색 무취의 클래스 B 화염억제제(화염이 번지는 것을 25%에서 75% 지연시킴). 원래 나무와 종이, 피복에 사용하는 것으로 실내용이나 가렛은 집에 뿌려 효험을 봤다. 집에 바를 때는 가든 호스에 스프레이어를 물려 뿌리면 된다. 가정용 작은 병은 뚜껑을 열지 않으면 10년 까지 보관 가능하며 가렛이 사용했던 것처럼 불이 번져 올 때 급하게 쓰는 용도는 아니다. 갤런 가격은 31.95달러.
▲WT102
클래스 A 화염억제 효과가 있는 라텍스 베이스 페인트다. Firetect사 제품으로 갤런에 40달러. 2년간 보관가능하며 외부에 발랐을 때 10년은 간다. www.firetect. com, (800)380-8801.
▲Flame Resist
무색의 코팅제로 갤런당 70달러. 가든 호스 스프레이로 뿌리면 되고 14개월에서 18개월은 효력이 지속된다. 하이텍 서말 솔류션사 제품. www.hytechsales.com (866)649-8324.
▲고급 실내 내연 페인트
클래스 A 효력을 갖는 라텍스 베이스 FF88 페인트는 미 국방부와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에 사용했던 제품. 일반 페인트처럼 바르면 된다. 인터내셔널 파이어 리지스턴스 시스템사 제품으로 5갤런이 315달러로 비싸다. www. firefree.com, (415)459-6488.
▲Foamsafe FireMaster
고가의 자동 방화 시스템. 산불이 접근해 오면 화재 감지기가 작동하여 자동으로 화염억제제가 집 위로 살포된다. 2만달러나 되는 고가 제품으로 미국 내에서 설치된 집은 몇 백 채에 지나지 않는다. 수명은 20년 내지 25년. (866) 901-2374, www.consumerfire products.com.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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