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인회장 내가 적임자”
12월1일 차기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그레이스 리(기호 1번)와 이용일(2번) 후보 토론회가 15일 한인회관에서 열렸다.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정성오)가 주최한 1차 토론회의 주제는 출마동기, 동포사회 문제점, 한인사회에서 고치고 지향해야 할 점, 선거운동 하면서 느낀 점 등이었으며 방청객들의 다양한 질문도 접수, 후보들로부터 즉석 답변을 듣기도 했다.
한인사회 첫 실시된 이번 토론은 피상적이고 원론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나름대로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이었다. 2차 토론은 29일(목) 한인회관 오후 7시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 본다.
<그레이스 리(왼쪽) 후보와 이용일 후보가 토론 전 악수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전면수술 대 보완발전
그레이스 리 후보는 출마동기에 대해 “한인회를 우리 동포들을 위한 기관으로 깨끗이 정리해 드리겠다”며 총체적인 수술을 선언했다. 그는 그동안 한인회가 “한인들을 등 뒤에 놓고 사리사욕을 위한 개인의 한인회, 싸움질만 하는 한인회, 목적과 의미를 상실한 한인회”로 규정하고 “그간의 잘못된 관례를 고집하지 말고 과감히 고칠 수 있어야 하며 우리의 좁은 테두리에서 벗어나 범동포적 운동으로 힘 있는 한인회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과 원칙이 무시된 한인회 운영의 예로 구체적 내용이 없는 두루뭉술한 재무보고서, 한인회보 불법적 인수인계, 법정비용 문제 등과 관련된 장양섭 한인회장의 부정직성 등이다.
반면 이용일 후보는 “한인사회가 28대에 이르기까지 미흡하고 부족한 점들도 있었지만 어쨌든 전 회장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한인사회가 많이 향상됐다”고 선임자들의 공을 인정하면서 출마의 동기에 대해 “현 이사장으로 봉직하면서 아직도 장·단기적으로 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잘못된 것은 시정하고 미흡한 점은 보완해서 보다 즐겁고, 건전하고, 업그레이드된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인사회 문제점을 한인종합회관 부재, 시에 승인받지 못한 코리아타운 명칭, SD-인천 직항로가 없다는 것 등을 지적하는 등 한인회 내부의 문제보다는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인회보에 대한 시각 차이
이용일 후보는 한인회보 발행인이 그동안 조광세 전 한인회장으로 된 것에 대해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올 2월말 편집권이 조 전 회장으로 넘어갔다는 소리를 장양섭 한인회장으로 부터 듣고 이사회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보 투명성에 대해 “전 운영자인 제임스 노씨가 매월 로열티 납부를 제때 지키지 않아 한인회 운영에 애를 먹었으나 현재는 조 전 회장이 매월 4,000달러를 또박또박 잘 내, 금전문제와 관련,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레이스 리 후보는 “한인회 자산인 한인회보와 관련된 문제는 가장 의혹이 일고 있는 부분이며 지난 2월에 이미 인수인계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3월에 이사회에 통과시킨 것은 엄청난 잘못”이라면서 ‘자식이 TV를 훔쳐오면 부모가 이를 돌려보내는 것이 정상이지 이를 잘했다고 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라는 비유를 들며 “운영비 4,000달러 때문에 원칙을 무시하고 공고, 공개입찰, 열람 등의 정식 절차 없이 이루어진 인수인계는 절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 제시
그레이스 리 후보는 “한인회가 강하고 튼튼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며 그 반석 위에 튼튼한 집을 세우겠다”고 천명했다. 세부적인 것으로는 “한인회 내부 교육, 문화 등 분야별 위원회를 두고 노인회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차세대와 연결할 수 있는 다리가 되겠으며 주류인사도 만나 한인사회 힘을 키워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용일 후보는 “개인의 명예보다 진정으로 동포사회를 위해 앞장서서 일하다 보면 사소한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확언하면서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잘된다는 ‘가화만사성’을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그는 또 “한인종합회관, 코리아타운, 한국과 직항로 문제 외에 노인복지 확대, 젊은층 영외이사 영입, 영사업무 확대 등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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