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패치·약 제공
담배중독 카운슬링 등
비용 보조해 주는 것이
의료비 내는 것보다 나아”
기업들 ‘금연투자’ 적극
이제까지 직장 금연에 힘써 온 미국의 기업들이 이제는 직원 금연에 나서고 있다. 종업원들이 담배를 끊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에 투자해서 의료비 지출을 줄여보려는 회사들이 많아진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그런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이 200명 이상인 기업 셋 중 하나는 금연 보조를 직원 베네핏 패키지의 일부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기업들은 3분의 2가 그렇게 한다.
작년부터 핫 토픽으로 떠오른 금연 프로그램은 체중 및 당뇨 관리와 함께 기업들이 기울이는 다양한 종업원 건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자 사기업들이 스스로 벌이고 있는 의료개혁이라 할 수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 금연 보조 프로그램은 확실한 계산이 나오는 일이다. 연방 보건 통계를 놓고 살펴 볼 때 참가자들에게 금단 현상을 쉬 이길 수 있도록 도울 니코틴 패치와 약들을 무료로 주고 담배중독 전문 카운슬러에게 전화 상담을 받게 하는 등 1인당 900달러 정도를 들이는 것이 전형적인 흡연자에게 평생 들어가는 추가 의료비 1만6,000달러 이상을 부담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먹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연방 통계에는 결근이나 근무중 살짝 담배 피우러 나가 저하되는 생산성은 수치로 계산되지 않았다.
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금전적인 것만이 아니다. 1965년에 40가 넘던 미국의 성인 흡연자 비율이 20%를 조금 웃돌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숫자는 4,400만명을 넘어선다. 그 나쁜 습관 때문에 해마다 43만5,000명이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요절하고 있으며 연간 750억달러를 의료비로 추가 지출하게 만든다고 연방 질병통제 및 예방 센터는 밝히고 있다.
2조달러가 넘는 미국의 연간 의료비 지출 중 기업주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6,500억달러나 되니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담배를 끊게 하면 따라오는 커다란 금전적 보상이 큰 자극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카운슬링을 포함한 금연 프로그램의 장기간 성공률은 15~ 35%로 위스컨신대 의대 교수로 연방 공중보건국의 금연 지침 제정 패널의 위원장이기도 한 마이클 피오레 박사에 따르면 많은 흡연자들이 여러번 시도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장기간 금연에 성공한다.
42만8,000명의 직원들의 건강관리비로 작년에 26억달러를 지출한 UPS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담배를 피우는 직원의 13% 정도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금연 도우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직원이 5만명인 유니온 퍼시픽 철도회사는 2년 전 채택한 금연 도우미 프로그램 덕에 1990년대만 해도 40%였던 직원 흡연율을 17% 정도로 낮출 수 있었다.
참가자들 중에는 고용주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도움을 필요로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담배를 끓을 방법을 달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몬티 홀은 켄터키주 루이빌의 UPS 직원. 하루에 한갑반씩 담배를 피우던 그의 아버지는 2년 전 폐질환으로 세상을 떴다.
그의 기도는 응답을 받았다. 회사의 금연 프로그램에 참가해 카운슬러에게서 충고와 격려를 받고 니코틴 패치 사용법에 대해 읽기도 하면서 그는 2월 24일 이후로 담배를 한대도 피우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고용주가 제공하는 종업원 금연 보조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현재는 UPS를 포함한 미국내 대기업 58개중 3분의 2가 실시하고 있고,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 조사에 따르면 직원이 200명 이상인 기업들은 셋 중 하나가 제공하고 있다. 더 작은 규모의 회사들은 12개중 하나 꼴로 실시중이다. 금연 보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는 기업들이 전반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의료 베네핏을 줄이는 가운데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고도 첫 3개월 이내에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마는 사람도 많지만 12개월간 금연을 한 사람들이 다시 피우는 비율은 아주 낮다고 미니애폴리스의 베네핏 컨설팅 회사 ‘왓슨 와이엇 월드와이드’의 고위 간부인 브루스 켈리는 말하는데 흡연자의 입장에서 그렇게 되기까지는 그리 쉽지 않다.
쉽지는 않지만 결국은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보잉’‘캐터필러’를 비롯한 미국내 500대 기업중 30개 회사 종업원들에게 하루 18시간씩 전화로 카운슬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시애틀의 ‘프리 앤드 클리어’는 16개 주에서 금연 도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업계의 리더. 지난 12개월 동안 ‘프리 앤드 클리어’ 프로그램에 등록한 사람은 16만 5,000명으로 그 1년 전에 비해 거의 60%가 증가했는데 이는 매일 신규 참가자가 700명씩 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금연 전문가인 ‘헬스웨이즈’는 온라인 프로그램인 ‘큇넷’을 운영한다. 그 고객회사인 IBM은 35만명의 직원 중 필요한 사람에게 ‘큇넷’ 프로그램과 온라인 카운슬링을 제공한다. 미국의 7개 주와 캐나다의 2개 프라빈스도 ‘큇넷’의 고객이다.
그런 프로그램을 제공할 시간과 돈이 없는 소규모 회사들도 많지만 직원이 25명에 불과한 콜로라도주 라파옛의 병원장비 도매회사인 ‘버팔로 서플라이’는 30일 이내에 담배를 끊고 계속 유지하는 직원에게 니코틴 패치나 껌 값도 내주고 따로 2,500달러를 준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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