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는 천기저귀로, 이유식은 직접 만들도록
옷·장난감·가구도 중고품이 더 나은 경우 많아
새 생명의 탄생은 기쁘고 축하할 일이지만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기기 시작하는 쓰레기의 양은 한마디로 엄청나다. 산처럼 쌓이는 일회용 기저귀, 금방 작아져서 입지 못하게 되는 옷, 싫증 나서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 등등 너무 많은 자원과 너무 많은 에너지가 낭비돼 절제를 모르는 현대인의 육아 방식은 환경보호의 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매릴랜드주에 사는 라이아 맥은 다가오는 아들 네이선의 4번째 생일 잔치는 과거처럼 포장지와 플래스틱이 산처럼 쌓이지 않도록 간단히 치르기를 진심으로 원하지만 참으로 어렵다고 실토한다. 요즘 다양하게 나와 있는 오개닉 아기용품의 가격표만 보더라도 환경친화적인 육아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재활용하는, 오랜 생활의 지혜를 활용하는 것이다.
일회용 기저귀는 새 부모에게도 큰 경제적 부담일 뿐만 아니라 쓰레기 매립지에서도 큰 짐이다. 변기에 앉아 용변을 보는 훈련을 받기까지 평균 30개월동안 아기가 차고 버리는 기저귀는 약 6,700개로 가격을 치면 2,400달러어치나 된다.
탈색을 하지 않은 ‘세븐스 제너레이션’ 기저귀는 다이옥신과 기타 화학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 기타 고급 브랜드보다 비싸지도 않은데 아마존 닷컴의 자동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면 15% 추가할인까지 받는다.
그러나 가장 환경친화적인 기저귀는 뭐니뭐니해도 비용도 가장 덜 드는 천 기저귀다. 콜로라도주 크레스티즈 버티에 사는 제니 맥그루더는 천 기저귀와 함께 아기의 용변 신호 읽기를 병용해 아주 어릴 적부터 변기에서 일을 보도록 도와 기저귀 가는 횟수를 줄인 결과 두살난 아들의 기저귀 값으로 이제까지 단돈 117달러를 썼을 뿐이다.
천 기저귀는 ‘퍼지 번즈’‘범 지니어스’‘키설러브스’ 같은 고급 디자이너 기저귀를 쓰더라도 일회용 기저귀보다 돈이 덜 들며 동생들까지 물려 받아 사용할 경우 절약폭은 더욱 커진다.
아기 옷은 작아져서 못입지 헤어져서 못입는 것이 별로 없다. 아기 옷이라면 면, 그중에서도 오개닉 면이 제격인데 요즘은 부틱 소매점 뿐만 아니라 ‘월마트’‘베이비저러스’ 같은 할인 소매점에서도 자체 오개닉 라인을 내놓고 있다.
사실 아기에게는 새 오개닉 면옷보다 보통 면으로 만든 중고 옷이 더 나을지 모른다. 첫 주인이 입는 동안 빨래로 잔류농약이 완전히 제거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콜로라도에 사는 제니 맥그루더는 티셔츠 하나에 10, 20, 30달러까지 하는 오개닉 새옷이 아니라 하나에 1, 2달러면 사는 중고 옷을 사 입힌다.
색깔까지 어울리도록 일습을 갖춘 아기방 가구는 ‘아이키아’ 같은 곳에서 구입해도 쉽게 1,000달러가 넘어간다. 세일즈맨들은 “그래도 첫 아인데 새로 장만하셔야죠…”라며 자존심을 살살 건드리지만 새로 부모가 되는 사람들은 정말 새로 사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 뭔지를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MSN에 개인 재산관리에 대한 칼럼을 쓰는 리즈 풀리엄 웨스튼은 말한다.
친구나 직장 동료들에게서 물려 받을 수 있는 것을 얻고, ‘크레이그스리스트’나 ‘e베이’, 신문광고에서 싼 것을 찾고 동네 중고품점도 뒤져 가구에서 절약한 돈을 가지고 새 오개닉 매트리스와 침대보를 장만하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다. 두가지 모두 점점 더 싸지고 구하기도 쉬워져 ‘베이비저러스’의 경우 ‘서타’ 제품인 오개닉 크립 매트리스를 199달러에 판매한다.
그러나 아기 침대만은 어디서 났건간에 그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한다. 중고품의 경우 조립을 잘못해서 사고를 당할 수도 있으므로 제조사의 조립안내서와 필요한 부품이 모두 갖춰져 있지 않는 것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유를 먹이는 것이 아기에게나 엄마에게나 가장 좋다는 것은 보건 전문가들이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면서 가장 돈도 안들고 가장 환경친화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아기의 생후 첫 1년간 모유를 먹이면 1,500달러가 절약된다.
모유를 먹일 수 없을 경우 환경을 의식하는 부모들이 선택하는 것이 살충제나 산업용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성분으로 만든 오개닉 포뮬러인데 굳이 비싼 돈 들여 브랜드 네임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체인 스토어의 자체 브랜드 오개닉 포뮬러도 충분히 좋다. ‘세이프웨이’의 ‘O 오개닉스’ 브랜드의 22달러짜리 25.7파운드 분유 깡통 하나면 6온스 들이 우유병으로 31개 정도가 나오므로 대부분의 신생아는 1주일 먹기에 충분하다. ‘월마트’의 ‘패어런츠 초이스’ 라인의 오개닉 포뮬러도 같은 분량에 20달러가 못되지만 ‘시밀락’ 오개닉 포뮬러는 31달러쯤 한다.
이유식도 마찬가지. 베이비 푸드 제조사들이 앞다퉈 오개닉 라인을 내놓고 있지만 일반 이유식보다 가격이 두배나 비싸다. 한병에 60센트씩이라고 해도 하루에 데쳐서 거른 야채를 3서빙 먹이면 한달에 50달러가 든다.
그 돈은 아이의 대학 학자금으로 적립하고, 이유식은 직접 만들어 먹인다. 이유식은 만들기가 아주 쉽다. 당근을 사다 삶아서 블렌더에 넣고 갈면 그만. 돈 절약하고 빈병 재활용시킬 필요 없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장난감도 마찬가지. 특히 그네, 놀이터 같은 빅 아이템들은 먼저 큰 돈을 들여 구입하고 힘들여 날라다가 설치까지 한 후에야 아이가 좋아하는지 여부를 알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는 새 것이냐 헌 것이냐가 아니라 재미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장난감은 먼저 빌리거나 중고를 사는 것이 현명하다. 단 리콜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고 가지고 놀기 전에 깨끗이 잘 닦을 것은 명심할 일이다.
그러나 아기를 자동차에 태워 데리고 다닐 때 꼭 필요한 카시트만은 중고를 사지 말라고 아동 안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중고품의 경우 그것이 사고가 났던 것인지, 결함이 있는 것인지 알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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