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주택시세를 스캔하면서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된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한 채에 40만달러가 넘었던 콘도단지 내에 32만달러에 내놓은 리스팅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최고급 학군의 오렌지카운티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스퀘어피트당 280달러에 팔겠다는 리스팅이다. 코리아타운 내에서도 58만달러짜리 콘도가 52만달러에 에스크로를 열었다. 테메큘라 인근에 새 주택단지는 한 채당 15만달러가 깎여서 오퍼되는 경우도 생겼다.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간에 일단 소강상태에 빠지면 어쩔 수 없이 덤핑을 해야 하는 것이 투자 세상의 원리가 아닐까 싶다. 조금만 더 버틸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두 손을 들어야 했던 것이 투자 세계의 속성인 것이다. 포기를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더욱 안타깝게 생각되는 이유는 부동산 시세의 바닥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금요일 주식시장 분위기는 20년 전 주식시장 대폭락을 기념하는 듯 심상치 않았었다. 주로 금요일 폐장이 매우 좋지 않으면 그 다음 월요일 아침에 폭락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보니 지난주 금요일 폐장 분위기가 투자가들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었다. 그런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도 유일하게 강한 주식가격 움직임을 보였던 그룹이 바로 주택개발사 주식들이었다.
지난 칼럼에서도 피력했듯이 주택개발사 주식들의 움직임은 향후 12개월 내의 산업 동향을 미리 반영하게 되는데 최근 그들의 주가 동향이 하나의 전환점에 돌입한 것에 대한 확신을 주게 하는 여러 가지 데이터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이제 주택시세가 돌아서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결론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더욱이 근 며칠간 남가주를 강타하고 있는 산불 또한 주택 시세의 하강을 막는데 한몫을 해 줄 것이라는 경제 이론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최대 모기지 회사인 컨트리와이드는 내년 말까지 서브프라임 융자 프로그램으로 모기지를 받았던 홈 오너들 중 페이먼트 재조정 대상자들에게 재융자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심리적으로나마 서브프라임 문제의 여파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쨌건 간에 이번 겨울은 주택시장에 가장 큰 도전이 올 것으로 보이는데 그 도전이 역으로는 작지 않은 기회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사실 또한 강조하고 싶다. 현재 Multiple Listing Service(MLS)를 조회해 보면 수많은 숏세일을 볼 수 있다. 그처럼 문제를 안고 있는 주택들은 주로 1차 융자 밸런스가 75%에서 80% 정도에 머무르기 때문에 발 빠르게 움직이면 시가보다 15~ 20% 싸게 집장만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가격 때문에 집장만을 미뤄왔던 first time home buyer들에게는 기다린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컨트리와이드를 비롯해 몇몇 대형 은행들은 아예 웹사이트에다 은행 소유 부동산(REO) 섹션을 마련해서 그들이 차압한 주택들의 리스트를 공개하고도 있다.
전국 주택개발협회(NAHB)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깔려 있는 재고가 소화되기 전까지는 새 주택 착공률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 개발사들의 중역진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미국 개발사들이 가지고 있는 신뢰도가 22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조만간 새 주택 착공률이 다시 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들은 또 내년 1·4분기까지 주택 판매고가 바닥세를 기록하고 내년 여름까지 새 주택 착공률이 바닥세를 보이고 나서 2008년 후반 정도에 경기가 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서브프라임 문제로 인한 자금 문제와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불경기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올해가 끝나기 전에 적어도 한 번 더 금리 인하를 실시하고 내년에도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주택경기의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여러 각도로 분석을 해 봐도 주택시세의 바닥세는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나오는데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본다면 올 겨울이 바겐 헌팅시즌으로 적합하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800)429-0014
토마스 박<시너지 부동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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