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뉴욕시 교육국 학부모 조정관
학교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정하는 기준은 다섯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출석률이고 둘째는 교실에서의 학습상태, 셋째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교육한 내용에 대한 질문을 제시했을 때 성의있게 손을 들고 대답하는 수업 참여도, 넷째는 시험과 퀴즈, 다섯째는 시험성적이다. 이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출석률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지각을 아주 싫어하는데, 지각은 학교에 지각하는 것과 교실에 늦게 들어오는 지각 두 종류가 있다. 지각이 잦은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호감을 주는 일은 없다. 학생들은 일단 교실에 들어오면 바인더와 노트북을 꺼내놓고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 놓은 숙제를 노트북에 기록해야 하는데 늦게 들어와서 집중된 수업 분위기를 흩트려 놓으니 누가 좋아 하겠는가. 늦게 들어와 미안한 맘에 괜히 옆에 앉은 동급생에게 질문을 하면, 수업에 더 방해가 된다. 학교에 늦게 등교하는 지각은 그 기록이 매일 프린트되어 결석과 함께 교사들에게 보내진다. 늦는 게 습관이 되면 모든 성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초등학교 때는 한교사가 하루 종일 모든 과목을 가르치니 학생들을 통제하기가 쉽지만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각 과목마다 다른 교실을 찾아 다녀야 하므로 친구들과 복도에서 얘기하다보면 늦기가 십상이고 이것이 반복되면 교사에게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을 주게 된다. 어떤 어리석은 학생은 새 옷을 입은 날 일부러 늦게 교실에 들어오면서까지 다른 학생들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가장 좋은 습관은 항상 학교에 5분정도 일찍 오는 것이다. 상급 학교로 진학 할 때도 좋은 출석률은 상당히 도움이 되며 같은 동점자일 경우 출석률이 높은 학생이 유리하다.
과연 이렇게 좋은 출석률이 우리 자녀들에게도 적용되는가. 특히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자녀들이 다닐 경우 눈 여겨 봐야한다. 사랑하는 자녀가 잘하고 있겠거니 하고 맹신하면 크게 실망만 하게 된다. 자녀들을 위해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던 어느 날 갑자기, 자녀가 학교를 거의 일 년 동안이나 안다녔다는 통보를 담당자로부터 들으면 눈앞이 캄캄해지게 된다.
학교에서 전화가 집으로 자주 오면, 꼭 그 내용을 상세히 알아봐야 된다. 결석(absent)통보 전화를 받은 후, 자녀에게 학교에 갔었냐고 물어보면 학교에서 잘못 걸려온 전화라고 둘러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학교의 학생 출석관리실 (attendance office)에 전화해서 자녀의 반과 학생 ID 번호를 불러주면 즉시 결석기록을 전달받을 수 있다.
혹시라도 습관적인 지각과(late), 무단조퇴(cutting), 결석(absent) 사실이 발견되면 학교 상담교사(Guidance Counselor)에게 대화를 요청, 부모가 알고 있는 내용을 전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이라도 정기점검을 통해 고쳐 나가야 한다. 무단조퇴나 결석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도 있는데, 결석학생들은 부모들이 안 계신 빈집에서 집단으로 만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나이에 걸맞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경찰에 연행될 수도 있고 가출해서 부모를 아주 힘들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모가 자녀의 무단 조퇴나 지각, 결석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자녀들을 구타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자녀가 경찰에 신고를 한다던지, 자녀의 친구가 학교 훈육주임(Dean)이나 상담교사에게 말하면 사실이 교장에게 즉시 보고돼, 부모가 구속되는 일도 있다. 자식이 학교생활에 불성실하다는 사실 때문에 속상하겠지만, 한번 입건되면 변호사 비용에다 정신적인 고통까지 따르게 되니 아무리 자기 자녀라도 폭행은 절대 삼가고 마음을 가라 앉혀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선 처음에는 잘 듣지 않더라도 계속 타이르고 출석률을 점검하여 학교에 도움을 청하거나 상담을 받는 등 여러 가지 통로를 통해 고쳐 나가야 한다. 자녀들은 실수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니 어렵고 긴 과정인 자녀의 교육을 통해서 부모 본인도 인내를 배우며 우리를 키워주신 부모의 은혜도 감사하자. 이처럼 부모가 감당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인 우리의 자녀가 아름다운 나무 같이 곧게 자랄 수 있도록 노력과 정성과 땀을 흘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열매는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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