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방지 위해 시동걸기전 알콜 탐지
앞으로 모든 자동차에 확대하자 의견 대두
GM·닛산·도요타 등 기술 개발 서둘러
대부분의 주에서 현재 음주운전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람중 일부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기 전에 차에 부착된 음주 측정 장치를 한번 불어야만 한다. 만일 음주 사실이 탐지되면 자동차 엔진은 꺼져버린다.
아직은 조금 투박한 이 알콜 연동장치들이 기술의 발달과 함께 더 세련되면서 이 남의 사생활에 주제넘게 끼어드는 물건을 음주 운전자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자동차에 부착시키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옹호론자들은 앞으로 몇년 더 지나 운전대에 손을 대기만 해도 운전자의 혈중 알콜농도가 측정될 정도로 기술이 발달하고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만 해결되면 연간 수천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법을 어겨 누군가를 죽거나 다치게 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사건이 발생한 다음에 체포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려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고속도로안전보험연구소의 연구담당 부사장인 앤 매카트는 말한다. 이 연구소는 혈중 알콜농도가 0.08이상인 사람이 운전하는 것만 막아도 연간 9,000명의 생명을 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고속도로교통안전청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의 40%는 알콜과 관련된 것이다. 2006년에 알콜이 연관된 사고로 죽은 사람은 1만7,500명이 넘는데 그중 1만3,470명은 최소한 1명의 운전자의 혈중 알콜농도가 법정 한계인 데시리터당 0.08 그램 이상이었던 충돌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숫자를 보고 MADD(음주운전에 반대하는 어머니)들은 음주 운전 누범 뿐만 아니라 초범들에게도 연동장치를 사용하게 하라고 법원에 촉구하는 등 알콜 연동 테크놀로지의 확대 사용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일에는 뉴멕시코주가 가장 앞장서 최근 초범들에게도 연동장치 설치를 의무화시켰다. 루이지애나와 일리노이주도 더 엄중한 연동장치 관련법을 채택했다고 MADD 세인트루이스 지부장 캐스린 하이네먼은 밝혔다.
그러나 민권단체 미국 민권연맹의 배리 스타인하트는 유죄로 판명된 음주운전자를 구속하는 대신 연동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지만 모든 자동차에 설치하는 데는 그 조건 및 기계의 정확도에 따라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한다.
식당 및 술집 주인들을 대표하는 업계 단체인 워싱턴 소재 미국음료연구소의 사라 롱웰 사무총장도 술을 적당히 마시고 자동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가는 것은 합법적인 일인데 만일 모든 자동차에 달도록 의무화된 연동장치가 과민한 것이라면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사람들에게서 책임을 다할 수 있을만큼 삼가며 술을 마시고 운전할 권리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7개 회사가 제조하고 있는 연동장치들은 자동차에 연결된 호흡 분석기와 데이터 수집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장치 사용 명령을 받은 사람은 보통 125달러를 내고 설치한 후 월 60~75달러의 유지 및 사용료를 낸다.
이들은 자동차에 시동을 걸려면 이 장치에 먼저 숨을 불어 넣어야 한다. 속임수 방지를 위해 부는 숨의 양이 측정되며 운전자가 아닌 사람이 흉내내기는 힘든 독특한 방식으로 불도록 되어 있다. 그 장치 안에 든 작은 연료 전지가 알콜을 전자 에너지로 변환시켜주므로 측정과 기록이 가능한데 만일 알콜이 탐지되지 않으면 엔진이 켜지고 알콜이 탐지되면 시동장치로 가는 전원을 차단시켜 버린다.
엔진을 걸 때만이 아니다. 운전중에도 정기적으로 이 시스템을 불고 다녀야 차가 계속 간다. 보통은 30분마다 데이터가 다운로드돼 보호관찰관 및 법정 관계자가 찾아볼 수 있게 돼 있다.
자동차 제조사와 연구진들은 이보다 더 간단한 연동장치 기술을 모색해 왔고 작년에 ‘사브’는 열쇠고리에 자기들이 ‘알코-키’라 부르는 호흡 분석기를 단 시험 차량 100대를 내놓았다. ‘볼보’도 알콜 검사를 하는 좌석벨트 버클로 비슷한 기술을 보여줬다. 버클을 채워야만 자동차에 시동이 걸린다.
‘니산’은 일본에서 좌석 머리받침에 달린 센서가 운전자의 호흡을 채취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1월 ‘도요타’가 운전대에 닿는 피부로 알콜 섭취여부를 감별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보도했다.
‘제너럴 모터스’의 자동차 안전담당 전무인 로버트 랭은 피부 감지가 가장 장래성 있는 기술이라고 말하면서 가장 장래성 있는 기술도 아직 널리 사용될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인다. 술을 마시지 않은 운전자들에게까지 지나치게 귀찮고 시간을 소비하게 하는 일을 시키는데다 자동차라는 험한 기계 안에서 10년씩 견뎌낼 정도로 튼튼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제너럴 모터스’는 1970년과 1980년대에 잠깐 본 일련의 숫자를 기억하게 하거나 움직이는 목표물을 계속 정조준 하게 하는등 곤드레 만드레가 된 운전자를 가려낼 간단한 연동장치를 실험했었다. 그 시스템은 효과가 있었으나 시험 기간동안에도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실패한 운전자가 20%나 나왔다.
니콜 네이슨 전국고속도로교통안전청장은 안전청이 이 연동장치 연구 자금을 지원해왔지만 모든 운전자들에게 사용할만한 장치 개발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릴랜드주 캘버튼의 건강 및 안전연구 단체인 태평양연구평가소의 선임연구원인 폴 바티는 알콜 연동장치의 효과가 매우 높은데도 판사나 검사의 사용명령은 너무 적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누범 전체는 물론 초범들에게도 모두 이 장치 설치를 명령하면 음주운련 관련 사망자 숫자가 당장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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