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자동차 세일즈맨이 15세난 딸의 자동차를 사러 온 한 부부에게 중고차의 안전장치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 저렴한 새 차 고르기에만 관심
안전장치 잘 갖춘 중고가 더 좋을 수도
같은 조건 땐 소형보다 중형이 바람직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안전운전 습관’
10대 자녀를 위한 자동차 구입은 요즘 미국의 모든 가정이 치르는 현대판 통과의례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10대 운전자에게 가장 좋은 차의 종류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일이 많다. 전직 고속도로 안전보험연구소 수석 과학자로 도로 안전 컨설턴트 앨런 윌리엄스는 “자주 간과되지만 차종은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사고 및 부상의 위험은 운전 상황뿐만 아니라 어떤 차를 얼마나 자주 몰았는가에 따라서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소에 따르면 16~19세 운전자들은 운전 거리를 놓고 비교할 때 어른에 비해 자동차 사고를 낼 확률이 4배나 높으며 운전면허를 취득한 첫해에는 그 위험성이 특히 높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10대들이 운전을 배우는 조건에 따라 차등을 두는 운전면허제를 모든 주가 제정했는데 윌리엄스 박사에 따르면 그런 법이 시행된 이후 16세 운전자가 관련된 사고는 일반적으로 20~30% 감소했다.
그러나 10대 운전자들이 몰 차종까지 안내하는 법은 없으므로 10대 청소년과 부모들은 조금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윌리엄스 박사의 말이다. 그러다보면 “돈을 더 많이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지 모른다”고 비영리단체인 ‘메이크 로즈 세이프’의 북미주 담당 디렉터 벨라 딘-자는 말한다. “저는 부모님들께 자식의 안전을 위해 제일 비싼 차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누누이 말씀드립니다. 또 꼭 새 차를 사야할 필요도 없고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0대가 운전할 자동차를 선택할 때는 정해진 가격대에서 가장 앞선 안전장치를 갖춘 것을 골라야 할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즉 최신식 에어백, 안전벨트를 매라고 알려주는 시스템, 자동차가 구르지 않도록 미끄러짐을 방지해 주는 차체 안정 통제장치 같은 것을 말한다. 앤티록 브레이크를 갖춘 차는 많지만 10대 운전자가 그 사용법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울러 차체 충돌시험 결과를 알아봐야 한다. 그 순위는 고속도로안전 보험연구소와 국립 고속도로교통안전청이 펴내는데 시험방법이 다르므로 두 가지를 모두 살펴보라고 전문가들은 귀띔한다.
“제일 싼 새 차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만 제일 값이 싼 새 차보다는 2~3년 묵었지만 안전장치는 새 차보다 더 많이 갖춘 중고차를 더 싼 값에 살 수도 있습니다”고 플로리다의 AAA 자동차 수리 및 구비 네트웍 디렉터 존 닐슨은 말한다. 1만8,000달러짜리 새 차에는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이 없을지 모르지만 사이드 임팩트 에어백까지 갖춘, 안전하기로 이름난 몇 년 안된 중고차를 1만3,000달러에 장만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싸다고 너무 오래된 것을 사면 다른 염려가 생긴다. 매서추세츠주 클린턴에 사는 게일 에릭슨은 3~4년 전, 당시 14세이던 아들이 크면 주려고 1994년형 자동차를 구입했다. 전국 자동차딜러협회 중고차 웹사이트에서 가격을 확인해 본 결과 2,000달러나 싸게 산 것이었지만 에어백이 없는 차였다. 이제 17세가 된 아들이 자동차를 몰고 다니게 되자 에릭슨은 다시 더 안전한 자동차를 찾고 있다.
보험연구소의 앤 매카트 연구담당 부소장은 “부모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같은 조건이라면 중형 내지 대형 차가 더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소형차는 사망률이 대형차에 비해 2배나 높습니다”고 말한다.
소형차는 다루기 쉽고 비상시 반응도 빠르지만 충돌시 더 잘 보호해 주는 것은 대형차다. 반면 밴처럼 큰 차량은 승객을 더 많이 태울 수 있지만 지난 10년간 나온 많은 연구에 따르면 10대들이 차 안에 더 많이 타고 있을수록 운전자가 사고를 낼 위험이 더 크다.
AAA 애리조나의 공보담당 매니저 린다 고먼은 “모델 연도보다는 차량의 종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0대들에게는 오래된 중형차가 새 SUV보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비포장도로가 많은 애리조나에서 인기 있는 SUV와 픽업트럭은 무게 중심이 높아 뒤집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 교통부상 예방 전문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10대 운전자들이 첫해에 운전하는 자동차 중에는 충돌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거나 다른 차보다 더 많은 사고에 연루되는 차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것이 소형차로 이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소형차를 모든 10대의 비율은 36%에서 42%로 증가했으며 25% 정도는 SUV나 픽업트럭, 스포츠카를 모는 것으로 나타났다.
2500명의 코네티컷주 10대 운전자와 그 부모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 결과 10대들이 모는 자동차 중 3분의1은 10년 이상된 중고차였는데 10대들이 소형차와 중고차를 모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10대 운전자들 중 자기 차를 갖고 있는 아이들은 자기 차를 갖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긴 거리를 더 위험하게, 더 많이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더 많은 사고를 내며 운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10대 청소년의 자동차 운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의 타입이나 소유 형태가 아니라 훌륭한 안전운전 습관”이라고 메이크 로즈 세이프의 딘-자 박사는 강조한다. “안전한 자동차는 거의 모든 가격대에 걸쳐 존재하지만 안전운전 습관을 가르치지 않는 한 10대 운전자를 보호해 줄 자동차는 없습니다.”
‘컨수머 리포츠’지의 자동차 테스팅 디렉터인 데이빗 챔피언은 새 차를 사서 자기가 타고, 자기가 타던 차는 10대 자녀에게 주려는 부모가 많은데 최신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은 차는 운전 경험이 많은 사람이 더 잘 다룰 수 있는 법이므로 10대 자녀가 운전 기술을 완전히 습득할 때까지는 눈 딱 감고 더 안전한 차를 타게 하라고 충고한다. “인생의 가장 위험한 시기를 지내고 있는 자녀에게 불행한 사고가 나면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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