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교육은 민족의 희망이요 국력의 터전이다. 지난 10월3일 한국일보 ‘한인커뮤니티 장학기금’ 기사는 참으로 가슴 뿌듯한 소식이었다. 워싱턴 장학기금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한미장학재단’은 1969년에 음악회 수익금 325 달러를 첫 장학기금 씨앗으로 심어 38년이 지난 지금까지 3,700여 명의 학생에게 총 420만 달러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한 한미교육재단, 미주세종장학재단, 식품협회, 세탁협회 등 직능단체와 종교단체 기업체 은행 친목단체 등에서 매년 200명 이상(대사관장학생 제외)에게 약 50만 달러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우리의 짧은 이민역사로 볼 때 참으로 대견스러운 성과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민1세대들이 노년기로 가면서 유산문화가 변하고 있고 침체 됐던 동포사회의 기부문화가 서서히 꽃피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2000년의 유랑민족으로 살아왔지만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살아남아 1948년 다시 나라를 회복하고 세계에 흩어졌던 자기 민족을 조국으로 부를 수 있었던 것은 총칼의 힘이 아니라 민족교육의 위대한 힘이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선민의식의 종교적 바탕도 있었지만 그들의 말과 글을 지켜온 역사의식이 오늘의 이스라엘을 만들었다.
우리는 36년간 식민지 백성으로 나라 없는 설움을 겪었기에 말과 글을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체험으로 배운 민족이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거대한 중국 대륙에 접해있는 작은 나라지만 반만년 역사에 한 번도 중국 땅으로 불려 졌던 역사가 결코 없는 한국이다. 건국 단기 4340년의 오늘에 서서 앞으로 5천년 앞으로 1만년의 역사를 내다보는 만원경 렌즈는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임을 알아야 한다. 말이 민족이요 글이 바로 국가인 것이다.
우리는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나라를 건국하신 단군 할아버지가 있고 한글을 창제하여 백성을 깨우치신 세종대왕이 있다. 무늬만 있는 개천절도 부끄러운데 죽었다 살았다 하는 한글날을 생각하면 세종대왕님께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후손일 뿐이다. 지금 우리 민족은 문화민족답게 IT 산업으로 세계에 앞장서고 있다. 세상의 모든 정보가 손바닥 안에 있는 핸드폰에 있고 문자 메시지로 셀폰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글 문자 메시지가 영어보다 쉽고 빠르다. 일본어보다는 7배가 더 빠르다고 한다. 한글이 기계문자로 과학적이고 신속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토록 우수한 한국어를 가진 민족이다, 우리 재외동포 자녀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시대적 사명이요 역사적 소명이다.
앞서 장학금에 대해 언급했지만 동포사회에서 장학금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장학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장학금 후원단체가 많아지고 좀 더 많은 장학금이 한국어를 공부하는 한글학교 초등학생에게도 많이 지급 되어야 한다.
워싱턴에는 워싱턴 통합 한인학교를 비롯해서 각 교회에 부설된 한글학교가 80개가 있다. 이들 한글학교 운영은 국가의 도움 없이 한글학교 이사회와 학부형들의 협조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동포 자녀를 위한 한국어 교육은 희생적 사명감 없이는 운영될 수가 없다.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5세부터 12세까지의 묘목 같은 자녀들에게 우리의 말과 글을 가르치고 우리 민족의 얼을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초등학생 한국어 교육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한국의 재산과 힘은 한국 땅에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방방곡곡에 뿌리고 키워 놓은 인재들이 현지에서 성공하고 그 성공이 조국과 민족의 재산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이다.
재외동포 한국어 교육의 대한 나의 소견은 이러하다. 워싱턴이나 미주에 가칭 ‘한국어교육진흥재단’ 같은 장학재단을 설립해서 동포단체와 교회, 그리고 학부형들이 적극 참여하여 장학재단을 키워야한다. 한국어교육재단이 성장해서 자립할 때까지 기존 여러 장학재단이 장학금 수여 대상을 대학생에 한정하지 말고 한글교육을 받는 초등학생에게까지 확대해서 지원하는 것이다. 대학생 한 사람에게 주는 장학금으로 초등학생 10명에게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어교육진흥재단’이 활성화되면 많은 동포와 단체에서 초등학생 한국어교육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관심과 후원이 크게 늘어나 자녀들 모국교육은 큰 성과를 이룰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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