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5달러짜리‘싱크’
음악 듣고 전화는 물론
메시지 청취까지 가능
자동차 안에서 ‘핸즈-프리’로 음악도 틀고, 전화도 걸고, 문자 메시지도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애플’에서 나온 고가의 최신 제품인가보다 생각하기 쉽겠지만 그것은 ‘포드’ 자동차회사의 새 자동차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포드’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하여 내놓은 ‘싱크’라 불리는 시스템이 그것으로 셀폰,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기타 장비들이 신형으로 바꾸게 되면 그에 맞춰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기까지 한다.
곡목 말하면 틀어주는
음성인식 가장 인상적
“안전운전에도 도움”
‘포드’ ‘링컨’ ‘머큐리’ 모델 12개에 장착할 수 있는 395달러짜리 옵션인 이 시스템은 18~35세 연령층의 ‘아이파드’ 세대 운전자들에게 어필하도록 디자인됐다. “포드에서 가장 값이 싼 차인 ‘포커스’에도 제공되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부유한 사람만 자동차에 설치할 수 있는 2,000달러짜리 옵션이 아니랍니다” ‘포드’사 대변인 마크 셔머의 말이다.
‘포드’ 딜러의 쇼룸에는 9월 말에야 등장했지만 이 시스템의 시범판은 서너달 전부터 전국적으로 선보였고 평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포퓰러 미캐닉스’지는 이 시스템이 “루마니아 체조선수처럼 유연성이 있다”고 칭찬했다.
평자들이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싱크의 음성인식 기능이었다. ‘아이파드’나 ‘마이크로소프트 준’ 같은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를 자동차에 연결시킨 자동차 제조사들은 많지만 ‘포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운전자들이 길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선곡을 할 수 있게 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엘비스 프레슬리를 틀어”라고 말하면 ‘싱크’가 연결된 뮤직 플레이어의 파일을 뒤져 찾아낸 엘비스의 노래를 대령시킨다. 노래 제목을 말하면 그 노래를 틀어준다. 재즈, 힙합 등 음악의 장르를 말하거나 분당 비트의 숫자나 다른 기준으로 노래를 찾을 수도 있다.
또 이 시스템은 문자 메시지를 받아서 큰 소리로 읽어주기도 한다. LOL(Laughing Out Loud) 등 100개 남짓한 축약어도 모두 해석해 낸다. 그렇지만 ‘포드’사 엔지니어들이 ‘사만타’라고 이름 지은 ‘싱크’의 디지털 여자 목소리는 외설적인 두문자어는 해독해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문자 메시지를 음성으로 바꿔 보낼 수는 없다.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차라면 거기 나타나는 10여개의 짧은 응답 중 하나를 골라 보낼 수 있다.
‘윈도스’에 기반한 운영체제가 한해가 멀다하고 신형이 나오는 개인용 전자장비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되는 ‘싱크’는 컴퓨터, 셀폰,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등 개인용 정보 및 오락 장비를 자동차와 결합시키려는 운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위성 라디오, GPS 내비게이션, ‘제너럴 모터스’의 ‘온스타’ 같은 모니터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차내 테크놀러지 수요 진작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객들이 가지고 다니는 개인 하이텍 장치들이 자동차와 호환되도록 힘써 왔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캘리포니아주를 비롯, 주정부들이 운전 중 셀폰을 손에 들고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법을 계속 제정함에 따라 핸즈프리 통화 기능은 많은 자동차들에 공통적으로 추가됐다. 그렇지만 ‘아이파드’ 같은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 역시 이 운동의 핵심 추진 요인이어서 GM은 ‘캐딜락 CTS’의 오디오 시스템에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에서 업로드한 음악 파일을 저장할 40기가바이트 하드웨어를 제공한다. 또 ‘크라이슬러’는 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과 핸즈프리 전화가 포함된 ‘마이긱’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그보다 더 앞선 시스템들도 나오고 있다. ‘머세데스-벤츠’는 ‘야후’ 및 ‘구글’과 손잡고 운전자가 앞으로 차를 몰고 갈 길을 정해 컴퓨터에서 자동차로 e메일 시키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다. GM의 ‘온스타’도 ‘맵퀘스트’를 통해 비슷한 서비스를 한다.
다음은 차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실시간 교통정보와 맞추는 일이고, 자동차가 갈 길을 예상해 이미 드러나 있는 위험에 대비시키는 테크놀러지를 사용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머지않아 등장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동차 운전자들이 과연 이 모든 신기술들에 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최근 조사에 다르면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원격조정 문열기, 도난차량 추적 같은 안전 관련 기능에 마음이 끌리는 자동차 주인은 3분의1 정도에 불과했다. 자동차용 e메일 시스템 같은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인기가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핸즈프리 장치를 사용하더라도 안전문제는 계속 남는다. 보험업계의 안전 전문가들은 핸즈프리 장치를 사용하더라도 운전자의 주의를 도로에 묶어 두지는 못한다고 불평해 왔다.
이에 대해 자기들은 그저 운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라는 것이 ‘포드’사의 입장이다. “손님들이 딜러에 찾아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운전 중에 전화도 쓰고 뮤직 플레이어도 트는데 좀 더 쉽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우리는 더 편리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드리는 것이지오” 셔머 대변인의 말이다.
<워싱턴포스트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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