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10개 백화점 인수 후 고급화 시도
할인쿠폰 대폭 없애자 고객들 등돌려
매출 4개월 연속 줄고 주가 40% 하락
결국 “중저가 취급·쿠폰 늘리겠다” 항복
‘메이시즈’ 백화점 체인이 1년 전 전국의 410개 백화점의 인수 작업을 끝낸 후 그 모두의 간판을 ‘메이시즈’로 바꿔달고, 매장 내 가격 스캐너 설치 및 ‘오스카 들 라 렌타’ 같은 패션 브랜드의 독점 취급 같은 조치를 통해 손님들의 마음을 끌겠다고 선언한 것은 미국 소매업계에서는 몇 십년 만에 보는 과감한 움직임이었으나 아직까지는 성공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메이시즈’가 싸게 사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을 잠깐 망각했기 때문이다.
‘메이시즈’가 합병한 ‘마샬스 필즈’‘파일린즈’ 같은 백화점들은 오랫동안 15~20% 할인 쿠폰을 보내 고객들에게 샤핑할 때를 알려 왔다. ‘메이시즈’가 대대적인 개혁의 일환으로 손님들의 샤핑 버릇을 고치려 시도했으나 결과는 오히려 기대와 어긋났을 뿐이다. 쿠폰이 적어지니까 로스앤젤레스부터 워싱턴까지 수천명의 고객들이 ‘메이시즈’에게서 등을 돌려버린 것이다.
이에 미국 소매업계의 가장 빛나는 스타 중 한 사람인 테리 런그렌 ‘메이시즈’ 회장은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하며 올 할러데이 샤핑 시즌에는 과거처럼 다량의 쿠폰을 발행할 것을 약속했다.
그런 일은 다른 회사들도 겪었다. ‘코카콜라’는 1894년에 처음 쿠폰을 발행한 이후 시시 때때로 그것을 없애려고 노력해 왔으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루비 투즈데이’ 체인도 쿠폰을 없앤 후 2004년에 매출이 크게 줄었고, ‘프록터 & 갬블’도 1996년에 시험했다가 보이코트만 당했다.
요즘 같은 인터넷 샤핑시대에도 미국 사람들은 점선대로 잘라내는 쿠폰이라는 로우텍 마케팅 방법에 빠져 있는 것이다.
‘메이시즈’가 손님들을 화나게 한 것은 쿠폰을 줄인 것 하나만이 아니다. 2005년 당시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스토어즈’였던 ‘메이시즈’는 휴스턴의 ‘폴리즈’, 로스앤젤레스의 ‘로빈슨스-메이’ 등 전국에 11개의 유명 체인을 소유한 ‘메이 디파트먼트 스토어즈’를 합병했는데 지난해에 그 모든 매장의 이름을 ‘메이시즈’로 바꿔 버린 것 또한 단골손님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런그렌 회장은 800매장에서 27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새로운 체인은 ‘엘리 타하리’ ‘마사 스튜어트’ 등 저명 상품의 독점권을 획득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고 사실 그렇게 돼 전국의 샤핑객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광고가 한때 전국의 신문을 도배하듯 뒤덮기도 했다. 그러면서 ‘메이시즈’는 ‘리바이스’와 ‘다커스’ 같은 중간 가격대 의류 브랜드 의존도를 낮췄다.
‘메이시즈’를 전국 규모 백화점으로 새로 탄생시켜 ‘JC 페니’나 ‘콜스’ 같은 중저가품을 취급하는 백화점들과는 더 이상 정면 경쟁하지 않으려 했지만 너무 많은 변화를 너무 빠른 시간에 가져오려 했기 때문인지 특히 남성복 부문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남성 고객들이 항상 ‘다커스’ 바지를 살 수 있는 동네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실수는 할인쿠폰을 갑자기 줄인 일로 ‘메이시즈’는 올봄에는 매장 매출이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주가는 메이 매장을 사들인 이후 40% 이상 하락했다.
이미지는 촌스럽지만 쿠폰 비즈니스는 여전히 엄청나다. 2006년에 각 회사가 발행한 쿠폰은 2,790억장으로 1인당 1,000장에 해당하며 4년 전과 비교할 때 13%나 증가했다. 쿠폰은 그 무엇보다 샤핑객들에게 만족스럽게 싼 값에 물건을 낚아채 갈 권리를 허락해 주는 심리적 도구이다. 물론 상점들은 그 할인까지 감안해서 물건 가격을 높이 책정한다. 그러니 소매업자들이 쿠폰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소비자들이 할인받을 때까지 구매를 미루도록 만드는데다 제 가격에 물건들을 팔 수도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차지 카드 사용 단골들에게는 우편으로 쿠폰을 보내고 있지만 ‘메이시즈’는 2007년도 봄에 과거 ‘메이’ 백화점이었던 매장의 일반 대중들에게는 쿠폰을 전년 대비 30% 정도 적게 발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스텟슨 법대 교수인 마크 바우어의 분석에 따르면 그보다 더 적어졌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워싱턴의 과거 ‘헥트’ 체인에서는 63%, 클리블랜드의 과거 ‘카우프먼스’에서는 59%가 감소했다.
‘메이시즈’는 합병 이전에 5년에 걸쳐 쿠폰을 25% 정도 줄였으나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이전 ‘메이’ 백화점 매장에서는 갑자기 줄여 고객들로부터 원성을 사게 된 것이었다.
‘메이시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매 직원들에게 자동 할인되도록 프로그램된 차지 카드를 사용하면 더 많이 절약할 수 있다고 손님에게 설명하도록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손님들의 반응은 “믿을 수 없으니 쿠폰을 돌려달라는 것이었다”고 과거 ‘마샬 필즈’ 백화점이었던 ‘메이시즈’ 매장을 운영하는 프랭크 구제타는 말했다.
결국 ‘메이시즈’는 올 가을에는 쿠폰을 더 줄이려 했던 계획을 취소하는 한편 ‘리바이스’와 ‘다커스’ 주문도 늘리는 등 다각도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유클릿의 은행원으로 ‘카우프만스’가 합병한 이후 ‘메이시즈’에서 샤핑하기를 포기했던 리사 엘리스(41)는 “‘메이시즈’에서 쿠폰을 더 많이 발행한다면 다시 돌아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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