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지난 2005년 말까지 주택시장의 붐(Boom)에 따라 주택가격은 크게 상승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가격버블의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가격버블은 궁극적으로 터지게 마련이다. 만일 버블이 터지지 않을 경우 그것은 더 이상 버블이라고 칭하여질 수 없다.가격버블이란 적정 수준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으로 의미하는데 이 경우 과연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적정하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 궁금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가격은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지난 1960년대 말부터 2000년까지 거의 30여년 동안 주택가격은 소득과 비례하여 움직였다는 사실에 따른 것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주택 붐이 일게 되면 소 주택가격은 소득에 비하여 다소 빠른 속도로 상승하였으나 이후 다시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소득대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 왔
다.
지난 2000년까지 주택의 중간가격은 중간소득의 3배정도를 유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전대미문의 주택열풍이 불면서 그동안 유지돼 왔던 균형이 깨지게 되었고 작년의 경우 결국 주택가격은 소득의 4.5배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종전의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주택가격이 30%이상 하락하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며 동북부지역이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의 경우처럼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지역들의 경우 주택가격이 훨씬 더 하락하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주택시장의 슬럼프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사실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즉 주택가격이 갑자기 눈에 띄게 하락하던지 아니면 소득이 따라잡을 때까지 정체된 체로 유지되던지 간에 주택시장의 몰락이 미국경제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또한 그동안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주택시장이 안착(Soft landing)할 것으로 전망 하였으나 최근 주택융자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점보 모기지 이자율은 급상승하였고 주택재고는 계속 늘어만 가는 등의 사태를 고려할 때 주택시장의 안착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된다.
주택가격이 향후 몇 년 동안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잘 알 수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객관적인 자료에서 나타나는 바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15%-25%정도 과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택가격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면 20%이상 하락하여야 한다는 것이며 특히 플로리다와 같은 지역의 경우 40%이상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와 같은 가격하락의 현상이 실제로 발생되면서 이에 따라 매매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만일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하락된 가격에 매매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소위 손실을 혐오하는 사람의 본성(Loss Aversion)에 따라 주택가격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가격을 고집하는 경향이 농후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이는 주택 가치에 있어 언제나 상충되는 시각들, 즉 세상에 어떤 사람들이 자기가 산 가격보다도 싸게 집을 팔려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며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사례는 1990년대 보스톤지역의 콘도시장에 대한 연구결과(“Loss Aversion and Seller Behavior: Evidence From the Housing Market”)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1989년부터 1992년까지 보스톤 지역 주택가격은 크게 하락했는데 콘도아파트의 가격의 경우 무려 40%까지 떨어졌고 이에 따라 해당시기에 콘도를 매입한 사람들의 경우 만일 콘도를 매각하는 경우 커다란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보스톤 콘도 리스팅 자료에서 나타나는 바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피크를 이룰 때 비싸게 콘도를 구입했던 사람들이 가격이 낮았을 때 콘도를 구입하였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으로 시장에 내 놓았다고 한다.
예상매매가격보다 35%이상 비싼 가격으로 콘도를 내놓은 사람들 중 180일 이내에 콘도를 판 사람들은 불과 30%도 되지 않았다고 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팔릴 수 없는 가격을 고집함에 따라 콘도시장자체가 완전히 얼어붙게 되었던 것이었다. 이처럼 손해를 보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심리가 작용하게 되면 주택시장의 상황이나 가격동향이 어떠한지의 여부를 불문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주택가격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게 될 경우 주택시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비현실적인 주택가격을 고집하는 경우 결국 자신의 집을 팔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집을 구매할 수도 없게 되므로 그만큼 주택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감소하게 되는 결과를 발생하게 된다.이는 수요와 공급에 동일한 문제가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택을 너무 비싸게 내놓아 팔리지 않을 경우 결국 스스로가 시장에서 배제되어지는데 이는 구매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배제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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