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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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신문이나 인터넷을 보면 온통 희대의 가짜교수 신정아 뉴스뿐이다. 40여일만에 국정원장이 아프가니스탄까지 달려가 알 수 없는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우리 국민 19명의 뉴스는 온데간데 없고 예술인 정치인 줄줄이 가짜소동에 온 나라가 거의 80일재 소용돌이치고 있다.
가짜교수의 발원지 동국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학교는 올해 개교 101주년이 되는 해이다. 1906년 우리나라 현대불교교육기관으로 명진전문학교로 시작하여 해방전까지 혜화전문학교 현(동국대) 전신으로 장안에서 보성전문(고려대) 연희전문(연세대)로 3대 사립명문학교로 명성을 날리던 학교였다.
이런 학교가 한 여성의 허위학력과 청와대 정책실장(장관급) 변양균이라는 자에 의해 자유당때나 유신독재때도 감히 할 수 없는 압력을 행사해 가짜이력서로 교수임용을 받게 되었고, 2005년부터 교수님 소리를 들어가며 대학에서 대학졸업장없이 베짱좋게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요즈음은 컴퓨터 인터넷 시대라 예일대 졸업 유무를 확인하려고 하면 졸업년도와 졸업학과 정확한 이름만 알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알아볼 수가 있는 것을 학교당국은 무엇을 했길래 그 많은 교무행정직원들을 가지고도 이런일 하나를 처음부터 왜 막지 못했나 한심할 뿐이다. 나는 요즈음 불면에 시달리며 내가 35년전 청운의 꿈을 안고 4년을 다녔던 나의 모교가 이렇게 처참하게 이리저리 찢기고 갈라지는 것을 보며 비통한 마음 무어라 다 말할 수 없다. 왜 하필이면 우리학교 우리종단인가? 얼마전 한국에 유명한 능인선원의 원장 지광스님이 서울대 허위졸업으로 한바탕 소란스러울때 산호세에서 이분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가 있었다. 물론 단일사찰로 25만의 신도를 가지고 있다면 대단한 대덕스님이라고 자부할만 하다.
허나 이분의 법회인지 강연은 너무나 우리 불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모 신문사 입사당시 선배들이 시켜서 장난삼아 쓴 이력서가 30년이 흘러왔고 이번에 언론에 터진 이 사건은 얼마든지 막으려고 했으면 막을 수 있었으나 이번 참에 매맞기로 작정하고 맞기로 했다고 한다. 위조된 학력은 누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이력서를 누가 장난삼아 쓰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우리 모교에서 총장 불교대학장 교수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직함을 가지고 우리 종단에서는 대덕 큰스님이요 학승으로 존경을 한몸에 받으며 살아오셨다.
이런 분이 고교졸업장도 없이 대학을 이리저리 몇번 옮기고(편입) 그당시 종단큰스님들이 대학을 가라고 해서 그냥 대학에 갔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상식이 안통하는 말이다. 고교졸업장없이 대학총장을 했으며 이런 분에게 받은 졸업장을 어떻게 인정해야 하나. 우리 졸업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게 되었다. 나는 스님들에게 지금이라도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고 참불교인답게 깨끗이 물러나 참회하는 모습을 우리 불자들에게 보여 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다. 동국대와 조계종에 관련된 스님들의 진정한 참회가 이루어질 때 우리 불교계 미래가 밝다고 본다. 조계종의 스님들이 구질구질한 변명과 카피된 종이를 들고 나와서 기자회견하는 장면들은 우리같은 속인들이나 어울리는 일을 속세를 떠난 스님들이 기자들 앞에서 궁색한 변명을 하는 것을 볼때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마저 느끼게 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총체적 부정과 ‘뻥’ 사회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곳 미주에도 집밖으로 한 발짝만 옮기면 여자분들은 대개가 다 E대 아니면 S대 출신이요, 남자는 S대 K대 Y대 출신이라며 버젓이 동창회 모임까지 참석하여 졸업생처럼 행세하며 회비도 낸단다. 또 정치인들의 학력부풀리기는 미국의 유명대학의 이름을 빌려 중퇴다 연수다 수료다 하며 쓰는 학력도 따지고 보면 하나도 제대로된 말이 아니다. 왜 우리나라 말은 이렇게 애매모호한 말이 많은지 이러한 학력으로 인정받으려고 하는 사회, 이런 말이 없어지고 실력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되어야 국가경쟁력도 향상되리라고 본다. 미국말에 Don’t judge a book by the cover.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책을 겉장만 보고 평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제 우리사회도 껍질을 벗어야 한다. 뻥보다는 실력, 성형미인보다는 내적인 지식, 빚더미 위에 비싼집보다는 자기에게 알맞는 생활을 펼쳐나갈 때 우리의 미래와 후손들의 미래가 밝다고 할 수 있다.
복은 청렴하고 검소한데서 생기고 덕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데서 생긴다고 했다. 있어야 될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사람 가짜의 영역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그 피해는 남이 아닌 바로 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감히 불자로써 오늘 우리들의 치부를 드러내고 모든 비난을 같이 받으며 새롭게 우리 종단과 모교가 개혁의 신풍으로 헤쳐나갈때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삼가엎드려 대덕스님들께 죄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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