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배어나는 향수
속살 꽉찬 랍스터 있다
더위가 한풀 꺾인 지난 주말 샌피드로에 다녀왔다. 우정의 종각이 있는 바다 언덕에서 부는 바람은 이제 어느새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해주듯 강하게, 시원하게 불었고, 푸른 하늘은 맑디맑은 바다 푸른색을 내뿜었다.
할리웃 영화에도 가끔 등장하는 우정의 종각이 있는 샌피드로는 한인들도 자주 찾는 곳. 주말에는 여러 가지 테마의 축제도 곧잘 열린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가을의 명물 랍스터 축제가 열린다. 매년 3만명이 다녀간다는 가을의 미각을 살리는 또 하나의 축제다.
랍스터 축제가 열리는 샌피드로의 포츠 오콜 빌리지는 화려한 산타모니카, 베니스 비치 등과는 분위기가 아예 다르다. 떠들썩한 마리아치들의 연주 속에 곳곳에서 맛있는 생선구이와 튀김, 쪄먹는 랍스터나 게 요리, 달달한 간식 등을 먹을 수 있고 한인들 사이에서 ‘수산시장’으로 통하는 생선 마켓(San Pedro Fish Market)에는 줄이 늘어서 있어 마치 한국의 장터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또 우정의 종각에서는 자라나는 2세들에게 한국에 대해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줄 수 있다. 특히 바람 강한 우정의 종각이 있는 앤젤스 게이트 팍에서는 간단한 피크닉과 함께 아이들과 연을 띄우며 놀아도 재미있다.
아침 일찍 포츠 오콜 빌리지로 향해 랍스터 축제에서 살이 통통하게 오른 랍스터를 맛보고, 샌피드로 수산시장을 구경한 뒤 인근에 있는 LA 해양 박물관, 카브리오 수족관, 포인트 퍼민 등대 뮤지엄 등 샌피드로 나들이는 하루 피크닉 코스로 훌륭한 곳이다. 주말 열리는 랍스터 축제와 함께 샌피드로의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한다.
오늘부터 사흘간 랍스터 축제 열려
우정의 종각 찾아 역사 듣고…수산시장 찾아 식도락 즐기고…
포츠 오콜 빌리지 랍스터 축제
LA항 포츠 오콜 빌리지(Ports O’ Call Village)의 랍스터 축제가 14일(오늘)부터 16일까지 이번 주말 내내 대대적으로 열린다. 메인 주의 싱싱한 랍스터를 맛볼 수 있는 축제로 올해도 다행히 가격인상이 없다. 사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10~12달러 선이었던 랍스터 디너가 해마다 50센트, 1달러씩 올라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랍스터를 맘껏 맛볼 수 있는 축제’란 명성이 무색하게 2005년부터는 17달러로 껑충 뛰었다.
올해도 역시 17달러에 1.25파운드의 랍스터 한 마리를 맛볼 수 있다. 2마리를 먹을 경우(2 on a Plate Speical), 20% 할인된 가격인 31달러에 먹을 수 있다.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랍스터 한 마리에 30~40달러 선이니, 17달러라도 저렴한 가격에 속한다. 주최측은 이번 축제를 위해 메인주에서 비행기로 공수되는 랍스터는 약 13톤이 넘는다고 밝혔다.
축제의 주인공인 랍스터 디너 접시는 먹음직스런 랍스터 요리와 디너롤빵, 콜슬로, 버터녹인 소스가 담겨 있다. 먹기 좋게 자른 랍스터의 살을 발라 먹다 보면 쫄깃쫄깃한 그 맛이 한 마리로는 모자를 정도. 하지만 LA 항구에서 펼쳐지는 먹거리 축제인 만큼, 금방 튀긴 팝콘, 버터가 사르르 녹아 있는 옥수수 구이, 브라질리안 바비큐, 소시지 구이, 싱싱한 새우구이, 시원한 레모네이드 등 군침이 도는 먹거리가 그야말로 풍성하다.
올해는 오렌지카운티 어린이병원 기금모금을 위해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에 나왔던 배우 마이클 베리 주니어, 아이삭 싱글턴 주니어, 빈스 로자노 등 조연들이 나와 사인회 및 사진촬영을 하는 행사가 브레드런 해적 캠프(Brethren of the Coast Pirate Camp)에서 마련된다. 사인이 담긴 배우 사진은 10달러선, 배우와 사진 찍기는 5달러.
5에이커에 이르는 대규모 축제장에서는 맥주 코너를 비롯해 2만6,000갤런 규모의 풀에서 스쿠버투어(ScubaTour), 랍스터 애완견 퍼레이드, 바다생물 만지기 탱크, 아트 앤 크래프트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며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하드락에서부터 가스펠까지 다양한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된다. 랍스터 등 바다 생물 의상을 한 애완견들의 퍼레이드는 15일 낮 12시에 볼 수 있다.
행사기간: 14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 15일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16일 오전 11시부터 밤 7시까지.
입장료: 8달러, 12세 이하는 무료입장. 웹사이트에서 쿠폰을 프린트해 가져가면 2달러 할인 적용 받을 수 있다. 일인당 39달러의 퍼스트 클래스 티켓은 주말 입장료, 랍스터 디너, 음료수, 포스터, 랍스터 목걸이 등을 받는다.
지난해 열렸던 흥겨운 샌피드로 랍스터 축제 전경. 17달러에 메인 랍스터 한 마리를 먹을 수 있다.
주소: Ports O’Call Village, Harbor Blvd. & Sixth St.
San Pedro, CA 90731
가는 길: LA 한인타운 기준으로 10번 East, 110번 샌피드로(South)를 타고 쭉 가면 프리웨이가 끝나고 가피(Gaffey St.)길로 연결돼 자연스레 좌회전하게 된다. 6가에서 다시 좌회전, 하버 길에서 우회전 하면 축제장 및 포츠 오콜 빌리지를 만나게 된다.
문의:(310)798-7478, lobsterfest.com
샌피드로 수산 시장: 직접 생선을 사기도 하고 바로 옆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킹 크랩에서부터 생선, 새우 등 각종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시푸드 케밥, 할리벗, 연어 등은 10달러에서부터 22.95~27.95달러까지 다양하다. 주말 부페는 18.50~22.50달러. 그 외 닭고기나 립, 스테이크 등도 판매한다.
주소 및 문의: 1190 Nagoya Way, Berth 78, Ports O’ Call Village, San Pedro, (310)832-4253
우정의 종각
앤젤스 게이트 팍에 자리한 우정의 종각은 새해 타종, 삼일절 및 광복절 행사 등이 열려 한인들에게는 익숙한 명소다. 미국의 독립 200주년을 맞아 한국과 미국의 우호 증진을 다지는 뜻에서 1976년 한국 정부로부터 기증된 한국 고유의 종각이다. 한국의 전통적 건축 양식으로 세워진 종각으로 청기와 지붕에 한국 고유의 단청과 문양으로 채색됐으며, 종의 높이는 3.63 미터, 둘레는 7.25미터 그리고 무게는 17톤에 달한다.
종각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장승이 조각돼 있으며 주변에는 무궁화 꽃도 심겨져 있다. 주차장 옆에는 우정의 종각 정보 센터가 마련돼 있다. 한국의 불상, 다기 및 한국 문화를 알리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지만 불상이나 전통 다기 등을 설명하는 안내표지가 누락된 것도 있어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종각 옆에는 잔디밭도 넓게 마련돼 있으며 바람이 강해 날씨에 따라 연 날리기에 좋다. 바다언덕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 전경도 일품.
주소: 3700 S. Gaffey St., San Pedro CA 90731
가는 길: LA 한인타운 기준으로 110번 South를 타고 가면 프리웨이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가피(Gaffey) 스트릿으로 연결돼 좌회전하게 된다. 37가에서 또 좌회전하면 앤젤스 게이트 공원과 함께 우정의 종각을 만나게 된다.
카브리요 수족관
카브리요 비치공원(Cabrillo Beach Coastal Park)에 자리한 수족관으로 인근에는 피크닉을 할 수 있는 모래사장과 함께 역사적 건물로 커뮤니티에 개방된 배스 하우스도 있다.규모는 롱비치 수족관보다는 작아 다소 실망할 수는 있지만 작은 수족관에서 만나는 바다 생물들은 아이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롱비치 수족관이 입장료가 성인은 20.95달러, 어린이는 11.95달러인데 반해, 이곳은 도네이션 형식으로 자유롭게 성인은 5달러, 어린이는 1달러 정도를 내고 입장할 수 있다.
또 우정의 종각이나 포츠 오콜 빌리지에서도 가까워 5분이면 당도할 수 있다. 38개의 작고 큰 어항에 다양한 바다 생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잡히는 다양한 물고기들을 비롯해 해삼, 멍게, 전복, 홍합, 불가사리, 문어, 해파리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메인 전시 홀에는 남가주 해양 동물들의 생활을 일목요연하게 관찰할 수 있다. 각종 물고기와 비치가에서 서식하는 물고기, 바다새 및 돌고래관도 마련돼 있다.
특히 말미잘, 불가사리, 성게 등이 있는 ‘타이드풀 터치 탱크’ 코너가 인기다. 어린이들로 하여금 손으로 직접 만지고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수족관 입구에서 그날의 탱크 오픈 시간을 알려준다.
또한 탐험 센터에서는 바다 생태계를 배우고 현미경 등으로 작은 바다 생물을 관찰해 볼 수 있다. 연초 시작되는 고래보기 관광 시즌에는 채널 아일랜드를 방문해 고래의 생태계에 대해 더욱 자세히 배울 수도 있다.
카브리요 수족관의 ‘타이드풀 터치 탱크’. 말미잘, 불가사리, 성게 등 바다 생물을 만져볼 수 있다.
오픈시간: 화~금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은 쉰다.
주소: 3720 Stephen M. White Dr., San Pedro, CA 90731
문의:(310)548-2052, cabrilloaq.org
가는 길: 포츠 오콜 빌리지에서 나와 6가에서 좌회전, 퍼시픽(Pacific)을 만나면 또 좌회전, Stephen M. White Dr에서 좌회전.
포인트 퍼민 등대 역사 뮤지엄
겉으로 보면 빅토리아풍의 고풍스런 건물로 등대라기 보다는 일반 주택으로 보여 처음 가는 사람이면 찾기가 다소 어렵다. 작지만 아담한 이곳은 1874년 완공돼 불을 밝히다가 세계 2차 대전 중 해안가의 등대 소등을 계기로 등대 시절을 마감하게 됐다.
1927년부터 LA 지역 공원에 편입, 관리돼 오다가 1974년에는 역사 뮤지엄으로 승격돼 현재까지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특히 지붕 끝 4층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바다 전경은 독특한 추억꺼리를 안겨준다.
30분짜리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도 입장료 대신 도네이션을 받고 있다.
오픈시간: 화~일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이드 투어는 오후 1, 2, 3시에 진행된다.
주소: 807 W. Paseo Del Mar, San Pedro (가피 길 끝에 있다)
문의: (310) 241-0684,
www.rudyalicelighthouse.net
빅토리아풍의 포인트 퍼민 등대 역사 뮤지엄 전경.
LA 해양박물관
포츠 오콜 빌리지 초입에 6가 길 끝에 자리하는 박물관이다.
7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전시장에는 19~20세기 초에 만든 700여 종류의 각종 선박 모형과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곳이다.
1층에는 네이비 홀이 마련돼 있어 미 해군 순양함 USS 로스앤젤레스호가 전시돼 있다. 놋쇠로 만든 각종 해양 장식제품도 전시되고 있으며 현재 ‘2만가지 바다 밑 직업’ 관련 전시, 바다 신 넵튠 전설을 바탕으로 한 그림, 조각품, 공예품 전시 등이 마련돼 있다.
박물관 옆에는 아메리칸 머천트 마린 베테런 메모리얼 기념물이 조성돼 있으며 샌피드로 주변을 달리는 레드 카(Red Car) 역이 있다.
샌피드로에 자리한 LA 해양박물관. 포츠 오콜 빌리지 초입 6가 끝에 자리한다.
오픈시간: 화~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요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 성인 3달러, 청소년 및 노인은 1달러, 어린이는 무료.
주소: 600 Sampson Way, San Pedro CA 90731
문의: (310)548-7618,
www.lamaritimemuseum.org
교통편: 레드 카 라인을 이용하면 샌피드로를 다니기에 편리하다. 자그마한 빨간색 기차로 금~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한다.
포츠 오콜 빌리지 축제장, 카브리요 수족관, LA 해양박물관 등에 당도할 수 있다. 하루 1달러면 계속 이용한다. 22가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
웹사이트 및 문의 www.railway-preservation.com 또는 www.portoflo-sangeles.org (310)732-3473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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