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행장단, 최근 방문 한인회장등 만나
동·서부 포화상태, 중서부지역 눈독
한국은행 미주지사들과 타주 한인은행들의 지점망 확장이 가속화되면서 시카고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메리카 신한은행은 제프리 리 행장과 이영종 부행장, 황정옥 홍보실장 등 간부진이 최근 시카고를 방문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시카고 진출을 염두해 둔 사전답사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한은행 행장단은 지난달 11일과 12일 열린 브린마 한인거리축제 기간중 시카고를 찾았으며 방문기간중 정종하 한인회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관련, 신한은행측은 당시 은행 관련 포럼에 참석차 시카고에 오는 길에 한인축제가 이틀 전에 열리는 것을 알고 일정을 앞당겨 왔을 뿐, 시카고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는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과 만났던 정종하 한인회장은 “신한 관계자들이 시카고 진출에 대한 분명한 답은 안하고 앞으로 지켜봐야겠다는 말만 했지만, 아무래도 시카고 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사견임을 전제로 밝히기도 했다.
▲ 한인은행들 지점망 지속 확장
매년 세계 1000대 은행 순위를 발표하는 ‘The Banker’지에 따르면 2005년 현재 한국 2, 3위를 각각 달리고 있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미주법인인 우리 아메리카와 아메리카 신한이 최근 지점망 개설 경쟁은 치열하다. 양 은행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넘어 이제는 조지아 같이 최근 한인 유입이 급격히 늘고 있는 외곽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영업망을 늘려가고 있다.
결국 이들 은행은 이제 동, 서부 이외의 타주와 캐나다 진출을 계속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은행 관계자들이 지난 6월 토론토 한인사회를 찾았는가 하면, 신한은행 역시 지난 6월에 애틀란타의 한 은행을 2,900만달러에 인수했다.
서부에 거점을 둔 한인은행들의 동부 지점 확장과 그 반대의 경우 역시 활발한데, 지난 해 뉴욕에 입성한 LA 기반 윌셔은행이 동부 지점망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물론 역시 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미, 새한 등은 시카고와 뉴욕 지역에 대출사무소(LPO) 개설을 통해 마케팅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시카고, 타주 자본 진출 적격지
한인 은행들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바로, 한인 경제력이 커진데다 한국내 유학 및 해외 투자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 역시 한인 유학생 규모가 동서부 못지않게 크고,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없고 안정적인데다가, 현지 자본이 대형화하면서 구심점이 대는 대형 한인 상가 건축 붐이 일고, 한인 대형 마트들이 줄지어 진출하고 있어, 한국이나 타주 자본이 진출하기에 적격지로 꼽히고 있다.
중앙은행 이평무 본부장은 “갈수록 늘어나는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가져오는 돈도 많고, 한국 자본의 시카고 유입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신한은행 관계자들도 최근 대형 마트들과 대기업들의 물류 중심지로 부상하며 한인 상권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카고를 단순히 관광차 둘러봤을 리는 만무하다. 시카고 현지의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시카고에서도 애틀란타처럼 우리나 신한은행이나 주마다 영업망 확대 조건이 다른 점을 감안, 미국 은행의 지점이나 영업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카고에 진출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출사무소를 시카고에 개설한 뒤로 시간이 지날수록 영업실적을 높여가고 있는 한미와 새한은행도 시장 파악이 끝나는 대로, 모든 예금, 대출 업무를 다룰 수 있는 지점을 오픈할 확률도 높다.
또한 뉴욕과 LA에서는 이미 한인 시장의 중요성을 느끼고, 한글 화면이 뜨는 현금 지급기를 늘여나가는 것을 비롯해 점차 한인 마케팅을 늘여나가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나, 체이스 뱅크 같은 주류 은행들이 시카고에서도 한인 고객 잡기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1~2년 이내에 시카고 한인 은행들의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며, 시카고 한인 경제가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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