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자사 DB의 디지털북 곧 유료 제공
아마존, PC 필요없는 해독기 출시 예정
종이책 시장 얼마나 잠식할 지 큰 관심
지난 수백년간 인류에게 봉사해온 테크놀러지인 종이 책은 과연 전자책으로 대체될 것인가?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해 온 사람은 많았지만 아직 대다수의 도서 구입자들에게는 요원해 보이는 것이 현실인데 올 가을, 다시 한번 소비자들을 시험해 볼 제품 두 가지가 선보인다.
그 하나는 10월에 온라인 소매상 아마존 닷컴이 내놓을 전자도서 해독기 ‘킨들’이다. 벌써 1년 전부터 업계의 관심을 모아온 이 장치는 400~500달러선으로 가격이 책정됐고 아마존 사이트의 전자도서 서점과 무선으로 연결돼 컴퓨터에 연결돼야 책이나 기사를 다운로드할 수 있었던 구형 전자도서 해독기보다 크게 앞섰다.
아울러 올 가을 ‘구글’은 자사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도서 일부의 디지털 본을 유료 제공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요금은 그 책의 출판사가 정하며 수익은 구글과 나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은 아직 자신들의 계획에 대해 함구하고 있고, 어느 것도 당장 연간 350억달러 규모의 도서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두 인터넷 거물회사가 새로 내놓는 서비스들이 소비자들이 과연 책을 종이가 아니라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읽을 채비가 됐는지 여부를 알아보는데 도움은 줄 것 같다.
사실 전자책은 시장에 나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하나도 잘된 것이 없었다. 그 실망스런 역사는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리콘 밸리 창업사들이 ‘로켓북’과 ‘소프트북 리더’라는 두껍고 배터리 수명도 짧은 장치를 내놓았으나 매출이 형편없고 읽을거리에도 제한이 있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전자책에 대한 희망이 다시 살아난 것은 지난해에 ‘소니’가 출시한 ‘리더’ 때문이다. 페이퍼백 소설책만한 크기의 이 300달러짜리 기계는 6인치 스크린에 80권 분량을 담을 메모리, 7,500페이지를 넘길 만큼 오래가는 배터리를 갖췄다. MIT ‘미디어랩’에서 나온 ‘E 잉크’라는 테크놀러지를 채택한 절전형 디지털 스크린은 보기에 종이와 다를 것이 없다.
‘소니’가 판매대수를 밝히지는 않지만 최근 미국 내 주요 도시 서너 개에서 광고를 증가시킨 것을 보면 충분히 잘 팔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편 도서 출판사들도 ‘애플’이 ‘아이파드’와 ‘아이툰스’ 온라인 서비스를 함께 내놓으면서 음반시장이 받은 것과 같은 타격에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 올해 ‘소니 리더’가 주목을 받고 ‘아마존’도 곧 전자도서 장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에 접해 대부분의 주요 출판사들은 자기들이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책들을 전자판으로 바꿔 놓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랜덤하우스’의 경우 지난 2~3년간 3,500권 수준이던 전자판을 2008년까지 6,500권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마존의 ‘킨들’을 직접 본 사람들은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도 책과 정기 간행물을 다운로드하고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능력이 이 장치의 가장 중요한 혁신이라고 말한다. 아마존이 또 참고서 같은 것을 무료로 제공하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릿 저널, 프랑스의 르몽드 같은 주요 신문 중 하나를 선택해 구독할 수 있게 할 예정인 ‘킨들’에는 또 자판이 달려 있어 책을 읽거나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찾다가 몇 자 적어 놓을 수도 있고 스크롤 휠과 진도 표시도 있어 웹페이지나 책을 보기 쉽게 되어 있다.
그러나 ‘킨들’의 ‘E잉크’ 스크린이 애니메이션이나 컬러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웹 브라우저는 크게 기대할 만하지 못하다는 것이 사용자들이 전하는 말이다. 또 ‘킨들’은 대부분의 출판사와 ‘어도비’ 같은 하이텍 회사들이 후원하는 전자도서 기준이 아니라 아마존이 2005년에 매입한 프랑스회사 ‘모비포킷’의 고유 포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소니 리더’ 같은 다른 디지털 도서 해독장치로는 ‘아마존 닷컴’에서 산 전자책을 읽지 못하게 된다는 불평의 소리도 있다.
반면 ‘구글’의 새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책값의 일부만 내고 텍스트를 온라인으로 읽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구글 북 서치 파트너’ 프로그램의 일부로 출판사들은 장차 수익 공유 약속 아래 구글 데이터베이스에 자사 도서의 전자판을 제공해 왔다. 이 서비스는 특히 학생과 학자들에게 유용할 것 같지만 여가 활동으로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나쁠 것 없다.
이래저래 주목을 끄는 두 회사의 프로그램에 대해 서점들은 곱지 않은 시선이다. 초기 전자책 제조사 ‘누보미디어’에 투자해 ‘로킷북’을 매장에서 판매하다 2003년에 중단했던 미국 최대의 서점 ‘반즈 & 노블’의 스티븐 리지오 사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종이책의 가치는 전자형태로 대치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내년부터 1년 반 사이에 이 회사 웹 사이트에서 많은 책들의 내용 전체를 담은 파일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만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전자도서 해독기가 나온다면 그것도 판매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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