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핵폐기 (2) 종전선언
(3) 평화조약 (4) 북미수교
===
조지 부시 대통령이 7일 북한의 확실한 핵포기를 견인하기 위해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에게 최대의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의 목적은 `평화조약’(peace treaty)을 통해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며,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본국지
물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었지만 평화조약 체결은 한국전쟁으로 인한 북미간 교전상태를 청산하는 것으로, 체제보장이 급선무인 김 위원장 입장에서 큰 인센티브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핵포기 결단을 내리고 이를 실천하면 북미관계 정상화가 가능함을 부시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천명함으로써 ‘빅 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결코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8월31일 백악관에서 아태지역 언론들과 가진 회견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나는 선택했다. 이젠 북한 지도자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시로선 부시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이번에 미측의 전략적 결단 내용을 소상히 밝힌 셈이다.
자신의 남은 17개월 임기 안에 북한의 핵폐기를 이루고 곧바로 한국전 종전 선언과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로 갈 것이라는 ‘북핵과 북미관계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따라 지난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의 북미관계정상화 실무그룹 의에서 확인한 내용은 이제 급류를 탈 가능성이 높아졌고, 북미관계도 새 전환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두 정상이 이달 중순 이후로 예상되는 6자회담과 10월초 남북정상회담이 선순환구조로 풀려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이제 6자회담은 확고한 추동력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 북미관계 급진전 가능성 = 북미간 50년 적대관계를 근본적으로 청산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문제를 6자회담 당사국 두정상간에 직접 논의했다는 점에서 북미관계도 급진전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더욱이 이달 중순이후 북핵 6자회담, 10월초 남북정상회담의 중요한 일정이 잡혀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결단 여부에 따라서는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수 있는 형국이다.
북한이 북핵 폐기의 2단계인 ‘모든 핵시설의 폐쇄’와 ‘모든 핵프로그램 신고’를 연내 마무리짓는다면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적성국 교역금지법 적용 해제 등의 정치적 보상및 중유 추가 제공과 국제금융계 편입조치 등 경제적 보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 지도자가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해체할 경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서도 이런 기류는 강하게 묻어난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검증가능한 방법의 북핵 폐기→한국전 종전선언→평화조약 체결의 단계를 거쳐 북미 수교까지 가는 청사진을 염두에 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구도에 장애로 작용해온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부시 행정부 내에서 이미 정리됐다는 분석도 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북일 관계정상화 실무회의에서 일본이 변화된 자세를 보인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과 미국의 합의가 지체없이 이행된다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미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연내 방문하고, 남북한과 미국, 중국 지도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4자 정상회담이 내년초쯤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 김위원장 결단여부 시선 집중 = 이처럼 부시 대통령이 전략적 결단을 내린 만큼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통 큰’ 결단을 내린다면 이제 북미관계는 안정적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대통령과 김위원장간 내달초 정상회담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게다가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한국전쟁은 미국과 북한 사이가 아니라 북한과 유엔간에 치러진 것이라며 모든 당사국들이 개입돼 있는 문제인 만큼 부시대통령이 혼자 (종전) 선언만 한다고 전쟁을 끝낼 수 있는게 아니다고 강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미국내에서도 이라크전 수렁에 빠진 부시 대통령이 이미 약세를 보인 만큼 김 위원장은 다음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시간을 끌면서 즐길 것이라는 비관론과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낙관론이 교차한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이 할 중재자 역할과 김 위원장의 결단, 그리고 미국의 전향적 대북 조치 등이 선순환적으로 물려나갈 경우 서로를 ‘악의 축’ ‘철천지원수’라고 손가락질해온 양국의 뿌리깊은 적대관계는 일거에 청산되고 한반도에 드리워져 있던 냉전구도의 마지막 먹구름도 서서히 걷힐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