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저렴·디자인 다양
평상복으로도 손색 없어
안맞으면 반품도 간편
의류업 매출 감소 불구
혼례복은 두 자릿수 증가
요즘 결혼식에 가보면 들러리가 입는 옷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 흔히 보던 번쩍이는 타페타 드레스가 아니라 세련되고 맵시 있어 평상복으로도 손색없는 패셔너블한 것이 많은데 그와 같은 변화에는 인터넷도 일조를 하고 있다. ‘앤 테일러’ ‘J. 크루’ ‘타겟’과 ‘디즈니’ 같은 회사의 웹사이트가 다양한 스타일과 옷감 중에서 선택해 구입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반품까지 편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옷 외에도 구두, 가방, 리번 등 액세서리들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장만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입을 옷을 검색해서 들러리들끼리 투표를 한 다음에 집에서 주문을 한다”고 결혼 전문 사이트 TheKnot.com의 편집장 캐슬린 머리는 말한다.
신부와 들러리가 입는 드레스는 아직도 3분의2가 로컬 전문점에서 맞춤 주문되고 있고 대부분의 들러리는 모두 똑같은 옷을 입는다. 신부와 가장 가까이 서는 들러리들이 똑같은 옷을 입어서 악령을 혼동시킴으로써 신부를 보호한다는 중세 때부터 지켜져 온 전통대로다. 그러나 할리웃의 시상식이나 파티에서 결혼식 힌트를 얻는 신부들이 많아지면서 들러리 패션에도 점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의류 소매업체들이 올 여름에 매출 감소를 보고했지만 그 추세를 거스른 부문이 바로 혼례복이다. ‘앤 테일러’도 올해 두번째 4분기 전체 매출은 곤두박질쳤지만 신부복만은 전 속력으로 향상,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J. 크루’도 고객들의 요구로 2004년 2월부터 온라인에 들러리용 드레스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온라인과 캐털로그에 봄가을로 신부와 들러리 컬렉션을 업데이트한다. 아시아에서 만들어 직접 들여오기 때문에 계속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4월에 ‘디즈니 컴퍼니’도 신데렐라, 스노 화이트, 인어공주 등 디즈니 캐릭터에서 따온 결혼식 의상들을 내놓았다. 11월부터는 disneybridal.com에서 200~450달러짜리 들러리 드레스 23종을 판매할 예정이다. ‘타겟’도 3개월 전 인터넷에서만 신부 드레스 판매를 시작했다. 2003년부터 ‘타겟’에 옷을 내놓고 있는 아이작 미즈라히가 디자인한 것들로 현재 신부용 3가지가 나와 있다. 결혼식 날 멋져 보이고 싶지만 큰돈을 들이고 싶지는 않은 신부를 위한 것으로 가격은 89달러99센트부터 159달러99센트까지. 들러리용도 수십 가지가 있고 가격은 39달러99센트부터. 액세서리도 물론 있다.
‘콩데 내스트 브라이덜 그룹’ 조사에 따르면 요즘 신부의 웨딩가운 평균 가격은 800달러, 보통 5명이 서는 들러리 드레스에는 각각 140달러 정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에 결혼할 예정인 미건 페링튼(27)은 들러리들에게 단 한번, 그것도 자기가 아니라 결혼식을 위해 입을 옷 한 벌을 275달러나 내고 사라고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내게 제일 중요한 결정 요인은 가격이었어요. 내 결혼식 때문에 다른 사람을 빚지게 할 수는 없었어요” 그녀가 처음 간 곳은 ‘J. 크루’로 165~425달러에서 많은 것을 고를 수 있었지만 지난 시즌 재고 처리 사이트에서 더 싼 드레스를 찾아 ‘J. 크루’ 직원과 전화통화까지 하면서 도움을 받았지만 마음에 든 100달러짜리 드레스 4벌을 마련하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앤 테일러’의 ‘셀레브레이션스 컬렉션’에서 평상시 입을 수도 있고 자신의 결혼식 주제와도 어울리는 무릎길이 에스프레소 색깔 드레스를 쿠폰으로 20% 할인받아 150달러에 장만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온라인 샤핑을 해보니 가격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결혼 준비를 거의 다 인터넷으로 하고 있는 페링튼에게는 캘리포니아, 뉴욕주 북부, 맨해턴에 떨어져 살고 있는 들러리들에게 드레스 사진을 e메일로 부쳐 실루엣, 목선, 치마 길이와 옷감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편리함도 크게 도움이 됐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잡지 편집을 하는 미셸 콜버트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자기 마음에 드는 드레스 사진을 들러리 6명에게 e메일한 후 인스턴트 메시지로 결정을 내렸다. 흩어져 사는 바쁜 친구들을 어렵게 날 잡아 모아놓고 옷을 입혀보고 의견을 모으는 것보다 훨씬 쉬웠다.
온라인으로 드레스를 사는 데도 나쁜 점은 있다. 몸에 맞게 고치는 일은 산 사람이 해야 한다. ‘J. 크루’와 ‘앤 테일러’의 경우 매장에 가서 입어보고 제일 잘 맞는 사이즈를 선택할 수는 있다.
반품이 쉬운 것도 중요하다고 페링튼은 말한다. 원래 페링튼이 선택한 들러리 중 한 사람이 집안 일로 못하게 됐는데 드레스를 아무런 불이익도 당하지 않고 반환할 수 있었다. 웨딩 살롱의 경우 드레스를 모두 맞춤 제작하므로 반품이란 생각도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온라인으로 샤핑하면 들러리 한번 서느라고 드레스를 수십벌씩 입어 봐도 마음에 드는 옷을 찾지 못하는 힘들고 실망스러운 경험을 하지 않게 해준다. 페링튼의 들리리 중 한 명인 에린 라이더(27)는 언니의 결혼식 때는 30벌도 넘는 드레스를 입어보고 정했지만 이번에는 신부가 원하는 스타일을 온라인으로 보여줘 입어보러 다닐 필요가 없었고 구입한 뒤에도 집으로 옷이 배달돼 정말 편했는데 몸에 딱 맞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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