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주택시장의 전망에 대하여 질문을 받게 되면 요즘처럼 난감할 때가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첫째는 집을 사려고 하는데 온통 들리는 이야기는 부정적인 내용들뿐이어서 왠지 망설이게 되는 경우이며 둘째는 집을 팔려고 시장에 내놓았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내심 당황스러운 경우이다.
지난 7월말 현재 주택재고는 전국적으로 6월말 현재 총 436만8,000채에서 총 459만2,000채로 증가하였고 이로 인하여 현재의 매매수준을 감안 시 주택매각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9.6개월로 지난 1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이다. 지난 2005년 7월의 경우 주택매매기간은 4개월 정도에 불과하였고 또한 주택경기가 크게 위축되었던 작년 7월의 경우에도 7.3개월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주택시장이 현재 얼마나 침체되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주택시장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 나온 주택재고가 급증하게 되면 주택구매자들의 구매의욕은 크게 저하된다. 부동산거래, 특히 주택구매는 ‘절대적 가치평가’에 따른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상대적 평가, 즉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주택매물이 날이 갈수록 감소하고 이에 따라 선택의 폭이 줄어들게 될 경우 이렇게 지체하다가는 나중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고 주택가격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는 조바심이 생기게 되어 가급적 주택을 빨리 매입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요즘처럼 주택매물의 증가에 따라 주택매매에 소요되는 기간이 장기화되는 경우 주택 구매자들은 주택 가격이 하락될 것을 우려하여 관망의 자세를 취하게 되고 이에 따라 주택재고는 더욱 증가하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선결조건은 우선적으로 주택재고가 줄어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 앞으로 주택시장을 바라볼 때 관심의 초점은 시장에 나온 주택재고가 어떤 수준으로 변화되고 있느냐 일 것이다. 물론 이는 수요를 창출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변수들을 고려치 않고 단순화시킨 측면도 있으나 무엇보다도 분명한 사실은 주택재고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주택시장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주택매매의 경우 지난 6월의 경우 전국적으로 총 60만5,000채가 팔렸으나 7월에는 총 56만 8,000채가 매매되었는데 이를 연 수치로 조정할 경우 575만 채로 6월 576만 채와 별다른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뉴저지의 경우 7월중 주택매매(계약기준)는 1년 전에 비하여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주택시장이 침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거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즉 지난 2년 동안 현저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수요는 여전히 수면아래에서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주택시장이 어렵다고 할지라고 살다가 보면 여러 가지의 이유로 인하여 주택 수요가 생겨나게 마련이라는 것을 나타내 줍니다. 즉 살다가 보면 새로운 가정이 생겨나게 되고 결혼, 자녀의 탄생, 승진, 이직, 이혼, 은퇴 등으로 인하여 주택에 관련하여 필요한 것들이 바뀌게 되므로 이로 인하여 새로운 잠재수요가 계속 생겨나게 마련이다. 물론 주택시장이 회복된다는 의미를 얼마 전 주택버블의 상황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욱이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 하에서 그동안 무리하게 주택을 장만하였거나 투자용부동산을 매입한 경우 부동산이 더 이상 안정된 투자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깨닫게 되었고 최근 주택 모기지 융자가 더욱 까다로워짐에 따라 주택수요가 종전에 비하여 크게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이러한 측면을 염두에 둘 때 주택을 팔거나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어떠한 점들을 고려해야 하나?
주택을 팔려는 사람들의 경우 불과 지난 2년 동안 주택재고가 2배 이상으로 증가하였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성이 있다. 즉 가격을 제대로(?) 받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우선 관망하고 있다가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게 되면 주택을 팔려고 하는 경우 현재의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은 주택가격이 또다시 상승세로 바뀌게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주택을 장만하려는 경우 여러 가지로 매우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주택매물에 대한 선택의 폭이 커졌고 가격협상의 측면에서도 더욱 유리한 입장을 견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유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경색(Mortgage Crunch)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음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아주 손쉽게 융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일단 접어야 하며 모기지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스스로를 맞추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의 주택구매가 어쩌면 집을 사는 것이 아니라 모기지를 얻는 것이라 한다면 이제부터는 원하는 주택을 찾아 나서기 전에 모기지 융자가 가능한지 그리고 안정되고 좋은 모기지를 얻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항들이 준비되어야 하는지를 알아보고 준비하는 훈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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