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기우는데
길은 아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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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자이언츠 NL 서부조 꼴찌
오클랜드 A’s AL 서부조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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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초 대반전 없으면 PO행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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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기울고 길은 멀다. 가을의 클래식(ML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는 것은 고사하고 꼴찌 바닥을 벗어나는 것도 버겁다.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오클랜드 A’s의 봄여름 농사가 영 시원찮다. 멀찌감치 앞서간 팀들이 한숨을 고르며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10월의 클래식을 겨냥한 튜닝에 들어갔건만 베이지역 두 팀은 플레이오프는 고사하고 꼴찌를 면하느라 발버둥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조(웨스트 디비전) SF자이언츠는 이대로 가면 맡아놓은 꼴등이다. 2일 현재 62승75패로 디비전 1위 샌디에고 파드레스와는 무려 13.5게임 차이다. 2001년 월드시리즈 제패 이후 마운드의 쌍두마차 랜디 잔슨과 커트 실링, 간판타자 루이스 곤잘레스와 레지 샌더스 등 우승멤버들을 거의 다 팔아넘겨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듯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올해 의외로 선전을 거듭하며 76승62패를 기록, 파드레스와 함께 승차 없이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LA 다저스가 71승65패로 3위를 달리는 가운데 콜로라도 로키스가 70승66패로 선두와 5게임차 4위에 랭크됐다. 9월 한달동안 바싹 열을 올리면, 그리고 앞선 팀들이 물고 물리면 1위를 도모해볼 수도 있고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최소한 와일드 카드 경쟁이라도 벌여볼 수 있는 처지다.
그러나 자이언츠의 1위 탈환, PO 진출은 거의 기적에 가까울 정도다. 1위 이전에 로키스 산맥을 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약체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둬도 모자랄 판에 1승2패를 거둔 자이언츠는 따라서 기적적 부활을 꿈꾸려면 3일 시작된 로키스와의 3연전과 이번 주말 다저스와의 3연전에서 4, 5승 이상 거둬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
배리 본즈는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을 세우며 여전히 괴력을 발휘(2일 현재 761호)하지만 그의 홈런이 곧 승리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홈런 치고 지는 날이 많다. 7년에 1억2,600만달러, 이름에 걸맞지 않게 짠돌이 구단인 자이언츠가 그 비싼 돈을 들여 베이브리지 너머(오클랜드 A’s)에서 사들인 좌완선발 배리 지토는 8월 이전까지 기막히게 잘했다 기막히게 못했다 자신의 낙차 큰 커브 만큼 들쭉날쑥 컨트롤을 보이고는 덕아웃에서 멍하니 앉아있는 날이 많았다. 그런 날들은 꼬박꼬박 에누리없이 적자란에 누적돼 지금 거인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오클랜드 A’s는 2일 현재 3위(68승70패). 선두 LA 에인절스(80승56패)와는 13게임 차이다. 2위는 시애틀 매리너스(73승62패)는 에인절스와 A’s의 딱 중간인 6.5게임 차이로 선두를 뒤쫓고 있다. 꼴찌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63승73패(선두와의 승차 17게임)다.
자이언츠가 노동절 연휴 주말 3연전을 별 소득없이 보냈다면 A’의 수확은 그런대로 짭짤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2승1패를 거뒀다. 특히 2일 경기에서 7회까지 7대0으로 끌려가다 막판 대공세를 펼쳐 10회 연장 끝에 8대7 역전승을 거둬 사기가 올랐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다. 3일 시작된 에인절스와의 3연전을 비롯해 이번 주말 레인저스와의 3연전, 다음 주초 매리너스와의 3연전 등 9연속 원정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 원정에서 반타작 승리를 거둬도 올시즌 PO진출은, 다른 팀들이 오클랜드에 와서 표나게 도와주지 않는 한, 어렵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에릭 차베스 등 타자들의 위력이 예전만 못한데다 파워투수 리치 하든이 부상으로 자주 결장하거나 제 힘을 쓰지 못하는 바람에 봄여름 저축계절에 되레 낭비를 많이 한 것이 가을들판을 황량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아메리칸리크 동부조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82승55패)로 뉴욕 양키스(76승61패)를 6게임 차이로 앞서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중부조에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78승58패)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73승64패)에 5.5게임차로 앞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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