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19명 카불-두바이 거쳐 2일 귀국
정부, 구상권 행사 방침..교회측 일부 비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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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한국인 인질 23명 가운데 생존한 21명이 모두 풀려났다.
탈레반은 30일 오후 윤영ㆍ박혜영ㆍ이성은ㆍ이영경ㆍ서경석ㆍ송병우ㆍ제창희 씨 등 7명의 남은 인질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차례로 석방했다.
외교통상부 조희용 대변인도 31일 새벽 2시(한국시간) 7명의 석방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탈레반은 현지시간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오후 11시)께 아프간 가즈니시티 남서쪽 100㎞ 지점인 자불주 잔다 지역에서 남성 2명과 여성 2명 등 4명의 인질을 부족 원로에게 인계했으며, 이어 1시간30분 가량 뒤 마지막으로 남은 3명을 풀어줬다.
이로써 지난달 19일 가즈니주 카라바그의 카불-칸다하르간 고속도로상에서 발생한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사건은 42일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납치된 23명 가운데 21명은 한국정부가 탈레반과 대면협상을 통해 구해냈지만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 등 2명은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간 협상 과정에서 살해됐다.
한국정부는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한국군의 연내 철수, 아프간 체류 민간인의 8월 내 철수, 기독교 선교단의 아프간 입국 불허 등을 구두로 약속했으며 탈레반은 탈레반 죄수석방 요구를 접고 한국인 인질들이 아프간을 떠날 때까지 공격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날 12명의 인질을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시간과 장소의 차이를 두고 풀어줬던 탈레반은 이날도 2차례에 걸쳐 7명의 인질을 추가로 석방했다.
그러나 종전처럼 부족 원로에게 인질을 인계하지 않고 가즈니주와 이웃한 자불주 잔다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에서 적신월사 측에 직접 넘겼다.
이날 탈레반의 인질석방은 저녁 늦게 이뤄져 막판에 돌발 변수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탈레반 협상대표로 한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카리 바시르는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Pajhwok Afghan News)와 전화 통화에서 인질 석방이 늦어진 것은 억류 장소에서 인질 인계 지점까지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석방된 인질들은 전날 풀려난 12명과 함께 31일 오후 유엔기로 두바이로 이동한 뒤, 다음달 2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카불로 이동해 두바이와 인천을 통해 최대한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이번 주말에 귀국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석방된 인질들은 9월1일 오전 현지 항공편으로 출발해서 두바이로 이동, 두바이에서 1박하지 않고 곧바로 1일 오후 4시35분 대한항공편으로 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방된 19명은 다음달 2일 오전 6시4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도착후에는 국군 수도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으며 안정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랍자들이 모두 안전하게 귀국하는대로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서 소요된 제반비용에 대해 피랍자와 교회측에 ‘구상권(求償權)’을 행사할 방침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피랍자들 대부분이 소속된 분당 샘물교회 측이 항공료 등 일부 비용을 부담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 납치사건의 책임소재와 구상권의 범위 등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다.
정부 당국자는 일단 피랍자 석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피랍자들이 안전하게 귀국한 뒤 이번 사태의 본질과 책임소재 등에 대한 문제를 점검해야 하며 특히 정부가 사용한 비용을 정산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태 기간 한국 언론의 현지 취재를 사실상 봉쇄, 언론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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