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챔피언십>
페덱스컵 랭킹 2위
스트릭커 마지막 5홀서 4버디…2타차 승리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개막전에서 우승도전에 나섰던 최경주(39)가 피니시라인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 5홀에서 버디 4개를 쓸어담은 스티브 스트릭커의 맹렬한 스퍼트에 눌려 2위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최경주는 이날 준우승으로 우승상금 1,000만달러의 페덱스컵 레이스에서도 스트릭커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2번홀에서 티샷을 하는 최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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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뉴욕 웨스트체스터컨트리클럽(파71)에서 막을 내린 바클레이스 챔피언십에서 최경주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4일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 16언더파 168타를 기록한 스트릭커에 2타차로 우승컵을 내줬다. 최경주와 같은 조에서 플레이한 스트리커는 14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3언더파로 최경주와 공동선두로 올라섰고 16번부터 18번홀까지 마지막 3개홀에서 줄버디를 잡는 신들린 피니시로 최경주의 손에서 우승컵을 빼앗아갔다. 초반 부진한 출발을 딛고 12번홀에서 46피트, 15번홀에서 48피트짜리 버디펏을 성공시키는 등 15번홀까지 1타 리드를 잡아 승기를 잡은 듯 했던 최경주는 마지막 3홀에서 모두 파에 그쳐 아쉽게 시즌 3승 사냥에 실패했다.
우승을 놓친 최경주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막판 신들린 플레이로 지난 6년반에 걸친 146개 대회 무승 징크스에 종지부를 찍은 스트릭커의 투혼이 돋보인 경기였다. 스트릭커는 이날 최경주에 1타차로 앞선 가운데 최종라운드에 돌입했으나 두 선수 모두 출발이 좋지 못했다. 특히 최경주는 2, 4, 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2번홀 보기와 7번홀 버디로 제자리걸음을 하던 스트릭커에 4타차로 뒤져 우승권에서 멀어진 듯 했다. 하지만 여기서 최경주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9, 10번홀 버디에 이어 12번홀에서 46피트짜리 버디펏이 홀컵에 빨려들면서 10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스트릭커와 단숨에 동률을 이룬 것. 스트릭커는 다음 13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최경주를 단독선두로 올려놓았다가 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아 다시 13언더파, 공동선두로 돌아왔다.
<최경주와 숨막히는 접전에서 승리한 스티브 스트릭커가 우승트로피를 치켜들고 있다. >
이로써 승부는 15번홀부터 ‘4홀짜리 매치플레이’로 압축됐고 먼저 기선을 제압한 것은 최경주였다. 15번홀에서 무려 48피트짜리 버디 퍼팅이 중간에 플레잉 파트너인 헌터 메이헌의 볼마크를 스치며 홀컵에 ‘골인’한 것. 이어 스트릭커가 그보다 훨씬 짧은 버디펏을 실패하자 분위기는 완전히 최경주 쪽으로 기운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날은 스트릭커의 날이었다. 파3 16번홀(224야드)에서 스트릭커는 4번 아이언 티샷을 홀컵 12피트 옆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40피트 퍼팅이 약간 짧았던 최경주를 다시 따라잡았고 17번홀에선 어프로치샷을 핀 앞 4피트 지점에 떨구며 버디를 보태 1타차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최경주는 마지막 홀에서 투온을 노린 세컨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져 역전희망이 사라졌고 결국 파에 그친 반면 스트릭커는 스리온 작전으로 8피트 버디펏 찬스를 만든 뒤 이를 깨끗하게 성공시켜 리드를 2타로 벌리며 승부를 끝냈다. 지난 2001년 호주에서 벌어진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우승 이후 6년 반만에 거둔 승리. 하지만 PGA투어에서는 1996년 웨스턴오픈이후 11년만에 거둔 통산 4번째 타이틀이었다. 그는 경기 후 양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굵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내가 또 다시 우승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며 목이 메었다.
스트릭커는 126만달러의 우승상금 외에 9,000점의 우승포인트를 챙겨 페덱스컵 포인트 10만4,950점으로 5,400점을 보탠 최경주(10만2,900점)에 2,050점차로 앞선 1위가 됐다. 3위를 차지한 로리 사바티니(10만650점)는 페덱스컵 랭킹에서도 3위가 됐고 이번 대회에 불참한 타이거 우즈(10만점)가 지난주 1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최경주는 또 2위상금 75만6,00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이 442만9,659달러로 처음으로 400만달러를 돌파, 시즌 상금랭킹에서 타이거 우즈와 비제이 싱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현 11위인 세계랭킹도 27일 발표되는 새 랭킹에서 탑10 진입이 확실하다. 한편 ‘신인왕 후보’ 앤소니 김은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17위를 차지하며 페덱스컵 랭킹에서 35위(지난주 42위)로 7계단 올라섰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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