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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young people are acts of nature,
but beautiful old people are works of art.
아름다운 젊은이는 자연의 산물이지만,
아름다운 늙은이는 예술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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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nature vs. nurture’ 논쟁을 하곤 합니다.
네이처 버써스 너어처, 생긴 대로냐 아님 길러진 대로냐 하는
질문입니다. 성격, 아이큐, 감정지수, 능력, 인격, 등등...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건지 아님 배움과 경험을 통해 그렇게
되어지는 건지. 네이쳐가 중요하냐 아님 너어쳐가 중요하냐,
늘 이러쿵저러쿵 얘기 거리가 많은 게 ‘nature versus
nurture’란 논쟁입니다.
같은 부모를 통해 쌍둥이로 태어났다 해도 길러진 환경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인격체가 되더라. ‘nurture’를 옹호하는 입장입니다.
제아무리 환경이 다르다 해도 피는 못 속이겠더라고. ‘nature’를
옹호하는 입장입니다. 문화인류학자들의 최근 견해는 아직도
원제 ‘nature vs. nurture’를 그대로 존중하는 ‘정답 없음’ 입니다.
돌아가신 제 아버님께선 늘 세가지 ‘명[命]’을 말씀하셨습니다.
숙명/운명/사명이 그 셋입니다. 숙명은 타고 난다. 피할 수 없다.
운명은 개척할 수 있다. 아니, 개척하기 위한 게 운명이다. 그리고,
타고난 숙명을 받아 들이고 무한잠재력의 운명을 개척해 나아가는 게
바로 사명이다. 그렇게 숙명과 운명 그리고 사명을 말씀하신 기억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숙명[宿命]은 ‘fate’로 번역됩니다. 피할 수 없는 카르마의 덩어리가
숙명입니다.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입니다. 운명[運命]은 ‘destiny’로
번역됩니다. 목적지인 ‘데스티네이션’ [destination]으로 가는 삶의
청사진입니다. 등에 걸머진 활 통 속에 잔뜩 들어 있는 화살들이 바로
내 운명입니다. 사명[使命]은 ‘mission’으로 번역합니다. 부여 받은
임무란 뜻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내 손에 든 활과 내 어깨에 걸머진
활 통, 그리고 수많은 화살들. 자 이제 어찌 할건가, 그게 바로 사명이라
합니다. ‘nature’와 ‘nurture’가 고루 조화된 정답이 바로 이 세가지
’명[命]’의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젊은이들에게 책 선물할 때 꼭 이렇게 적곤 합니다.
“Find your mission, and follow your bliss!” 내 사명을 찾으라, 그리고
지복[至福]을 좇으라. 물론 받는 사람의 성숙도에 따라 여러모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우선 내 사명을 찾으라 권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 나와 진짜 꼭 해야 할 일이 뭔지를 찾으라. 그리고,
그 사명을 완수함에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일을 하라.
어제 가을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교정을 누비는 많은 젊은이들
사이를 걸었습니다. 싱그러운 성하의 기운이 많은 젊은이들을 통해
싱싱하게 펼쳐지는 캠퍼스. 아름다운 사람들이 수없이 걸어 다니고
있더군요. 점심시간 도서관 앞에서 벌어지는 반나 젊은이들의 아프리칸
드럼댄스를 보고 들으며 벤치에 홀로 앉아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 이 넘쳐나는 젊음! 이 많은 사명들. 그리고, 이 많은 사명들 속에
있는 나. 얼마나 멋진 오후인가!
간단히 마음의 점을 찍고 오피스 건물로 들어섭니다. 늘 지나는
연극영화과 [Theatre Arts] 교수실들 사이로 어느 멋지게 차려 입은
노교수의 모습이 눈길을 확 잡아 당깁니다. 얼뜻 르노와르의
독서하는 소녀 느낌을 풍기는 올해 칠십 다 된 영화연기 강사.
눈에 띄게 빨간 립스틱, 채양이 아주 큰 모자 밑으로 반짝이는
금빛 안경테, 그 뒤로 잔잔히 빛나는 눈빛과 살포시 머금은 미소,
살짝 꼬은 다리에 비스듬히 기대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노교수.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손을 들어 아는 체하며 그토록 빛나는 미소를
날려주던 금발미인 할머니. 왠지 찌잉 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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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young people are acts of nature,
but beautiful old people are works of art.
아름다운 젊은이는 자연의 산물이지만,
아름다운 늙은이는 예술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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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 계단을 오르며 싱그러운 젊음과 교차되던 노교수의 눈매를 다시
떠올립니다. 캠퍼스를 메운 젊은이들의 한껏 자연스런 아름다움과
나이도 비껴간 아름다운 노교수의 거의 황홀할 정도의 빛이 내 안에서
묘하게 비벼집니다. 생긴 대로의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젊은이들과
걸작예술품의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젊은’ 노교수의 느낌이 교차합니다.
왠지 기분 좋은 느낌 속에 내심 미소 지으며 오피스 문을 엽니다.
책상에 앉아 모서리에 있는 자그마한 라디오의 KKSF-FM 채널을
엽니다. 귀 속으로 루이 암스트롱의 걸죽한 노래 소리가 잔뜩
밀려 들어옵니다. What a wonderful world! Oh, Yeah!
정말 멋진 세상입니다. 암, 그렇고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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