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일원, 나무 1200여 그루 쓰러지고 31만가구 정전피해
도로·주택 침수, 건물 파손, 홍수, 공항마비, 교통체증 유발
지난 22일에 이어 23일 오후에도 시카고 일원에 천둥, 번개, 강풍을 동반한 토네이도성 폭풍우가 덮쳐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건물 지붕이 무너지고, 교통이 마비됐으며, 정전 사태에 항공편이 지연되는 등 그야 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폭풍의 세기 또한 한때 다운타운 미시간 호변에는 시속 73마일의 강풍이 몰아치고, 일부 지역의 강우량이 시간당 5.12 인치를 기록하는 등 매서움을 보였다.
시카고지역 언론보도에 따르면 시카고비상관리국(COEMC)에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4시까지 총 1,900여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으며, 6시경 현재 1,277그루의 가로수 파손, 84건의 신호등 고장, 54개 전신주 파손, 98건의 전선줄 파손, 46곳의 거리에 걸쳐 가로등이 고장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정전 사태도 곳곳에서 발생해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나일스, 글렌뷰 지역 등을 포함, 총 31만여가구에 달하는 컴에드 소비자들이 암흑속에 밤을 지새웠다. 컴에드측은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일부 지역의 경우 이번 주말 까지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폭풍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웨스트 시카고 지역으로 파악됐다. 이곳에 위치한 한 웨어 하우스에서는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한 건물의 지붕이 몇 번의 흔들림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건물내 샤워룸, 캐비넷 뒤쪽 등으로 피신했던 40여명의 직원들을 그대로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심각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시간 호수 부근의 한 고층 건물은 지붕이 날아갔고,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에서는 철제 발판이 무너져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글렌뷰와 윌멧, 웨네카 타운에서는 수십 그루의 나무들이 벼락을 맞고 쓰러져 도로를 덮치거나 주택을 파손시켰다.
샴버그지역에서도 건물 및 지붕과 연통이 상당수 파손됐으며, 로젤길+와이즈에 위치한 쥬월 마켓의 창문이 산산조각이 났다.
버논 힐스에서는 번개가 뎁키 청소년 법률센터를 강타했으며, 밀워키 길에 위치한 48개짜리 침실 시설을 갖춘 한 숙박업체 건물의 지붕에 화염이 치솟기도 했다.
퇴근 시간이었던 오후 4시 30분 이후에는 곳곳의 도로에서 홍수 및 가로수 훼손 등으로 인해 심각한 교통 체증을 유발,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리노이주 경찰국은 한때 벨몬트길 인근 서쪽 방향의 케네디 익스프레스웨이, 투이와 프렛길, 위네카길을 지나는 이든 익스프레스웨이의 교통을 통제했다.
함스와 워키간길 사이 골프길에서는 도로까지 차오른 물로 인해 방향을 되돌리는 다수의 차량들이 눈에 띄었으며, 골프와 만나는 밀워키길 인근에서도 차량들은 거북이 걸음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도 이어졌다.
정전 사태로 인해 적어도 7천여명에 달하는 메트라 이용객들이 이날 제시간에 퇴근을 하지 못했다.
항공편도 지연됐다. 오헤어 공항에서는 도착편의 일정이 2시간 반 가량 늦어졌으며, 500대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미드웨이 공항 역시 도착 일정이 두시간 가량 늦어졌다. 이와 함께 시카고 지역 모든 항공기의 운항이 한 동안 전면 중단, 이는 2001년 911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이번 폭풍우로 인해 한인들의 피해도 속출했다. 나일스 등에 위치한 일부 식당 들은 정전 사태로 인해 이날 하루의 매상을 고스란히 날렸으며,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또한 전기 없이 어두움 속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노스필드에 거주하는 한 한인 가정에서는 지하실에 물이 차올라 25일 새벽 무렵에야 제너레이터를 이용, 물을 겨우 빼 낼 수 있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한인은 도로변에 차를 세워 두었다가 가로수가 쓰러지는 바람에 트렁크 쪽이 상당 부분 파손됐다.
또한 링컨우드 및 시카고 일원에 위치한 몇몇 업체에서는 하수구가 역류하는 바람에 물을 빼내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박웅진 기자
사진1: 북서부 서버브 거니 다운타운이 폭우로 완전히 물에 잠겼다.
사진2: 시카고시내 가로수가 번개를 맞고 쓰러지면서 길가에 주차된 차량을 덮친 모습.
8/2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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