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아오르며 해는 도시를 깨웠다. 우리들 마음도 깨웠다. 살랑거리며 바람은도시를 흔들었다. 우리들 마음도 흔들었다.
깨어난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설레어 흔들리는 마음으로 하나둘 모였다. 하나둘이 서넛이 되고 서넛은 너댓이 되고, 금세 수십 수백 수천을 헤아렸다. 모여서 걸었다. 걸으며 춤췄다. 춤추며 노래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나가 됐다. 하나가 된 우리를 알렸다. 연도에서 광장에서, 혹은 걸음을 멈추고 혹은 일부러 찾아와, 우리의 하나된 어울림을 눈에 담느라 카메라에 담느라 귀에 담느라 마음에 담느라, 혹은 길게 혹은 짧게, 우리와 함께한 그들의 숫자도 대략 1만명(연도시민 합산추정)을 넘었다.
우리의 소리에 박수를 보내고 우리의 춤사위에 어깨춤을 함께 추는 그들과 우리 사이의 장벽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스러졌다. 이 유난한 다원주의 사회 안에서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장벽은 결국 무의미함을, 따라서 너나없이 하나임을, 하나될 수 있음을, 그리 돼야 하고 그리 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한 잔치였다.
18일(토) 낮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에서 유니온 스퀘어까지 이어진 퍼레이드는…, 유니온 광장을 수놓은 펼쳐진 민속축제는….
샌프란시스코한인회(회장 이석찬)가 주최한 제15회 한국의날 퍼레이드 및 민속축제(준비위원장 최원)가 이날 하루 성황리에 펼쳐졌다.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문화를 미 주류사회 및 한인 2세들에게 알리고 한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제15회 한국의날 퍼레이드 및 민속축제가 18일(토) 시청앞 광장에서의 기념식을 시작으로 유니온스퀘어에서의 민속공연까지 성공적으로 열렸다.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는 최원 준비위원장의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이석찬 SF한인회장의 대회사, 구본우 SF총영사의 축사가 이어졌고 한인회관의 외벽을 무상으로 칠한 공로로 이광장씨가 봉사상을 수여받았다.
11시 45분 시작된 퍼레이드 선두의 SF기마경찰대는 위엄있는 자세로 뒤를 잇는 퍼레이드 행렬을 이끌었으며 이어 길잡이 광대행렬, 사물놀이, 무게차 등이 뒤를 따랐다. 10여명이 잡아야 할 정도의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가 그 뒤를 이었고 이어 퍼레이드의 ‘꽃’인 꽃차들이 앞으로 나아갔다. 꽃차 사이사이에는 임금님 행차, 장수단 행렬, 기수단 행렬, 태권도 시범단 및 여러 한인단체들이 참가해 퍼레이드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퍼레이드 행렬이 유니온스퀘어에 진입하면서 그곳에 있던 많은 관광객들이 호기심을 갖고 지켜봤으며 태권도팀이 시범을 보이고 마칭밴드가 진입할때는 많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된 민속공연 행사에는 EB노인봉사회의 합창을 시작으로 옹경일 무용단의 ‘동방의 빛’으로 명명된 무용과 정혜란 무용단의 장검무, 장고춤이 있었다. 이어 이날 민속공연의 ‘스타’였던 한양대학원 오율자 백남무용단의 태평무, 부채춤 등이 이어져 많은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뒤를 잇는 최수경 무용단의 북춤, 오고무와 몬트레이에 위치한 미국방대학교 한국어학교 여군들의 부채춤도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국 전통무용을 보여주는 순서 외에도 UC버클리 태권도팀이 박진감넘치는 격파시범을 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태권도 시범 후에는 다시 한양대학교 무용단이 장고춤과 추사를 선보였고 몽고 커뮤니티에서 두 명의 무용수가 나와 전통 몽고춤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행사가 마무리돼가던 시점에서 나온 한양대학교 무용단의 무당춤은 다채로운 의상과 함께 원시적인 의식행위를 보여주는 독특한 무용으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고 우리사위의 사물놀이, 한양대학교 무용단의 북춤을 끝으로 이날 행사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트라우드 앨버트씨(SF거주)는 “평소에 한국영화를 좋아했다. 실제로 민속공연을 보니 다채롭고 아름답다”면서 즐거워했다. 이석찬 SF한인회장은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 다행”이라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동포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조지 부시 대통령,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 SF시장, 역사적 위안부 결의안 발의와 통과에 앞장선 마이크 혼다 연방하원,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 등이 축사를 보내왔다. 한국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이구홍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등이 서면축사를 통해 ‘부활된 퍼레이드’와 ‘계속된 민속축제’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석찬 한인회장, 최원 준비위원장은 물론 구본우 SF총영사도 인사말을 통해 SF 중심가를 우리의 거리로 만드는 퍼레이와 축제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며 이를 계기로 우리지역 한인사회가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특별취재팀/정태수 박승범 폴손 하춘근 기자> sbpark@koreatimes.com
‘한국의날…’ 상보 및 화보 등 와이드 특집은 22일(수)자 문화섹션에 게재됩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