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피트 봉우리마다 백년설로 뒤덮인 로키마운틴 국립공원 정상.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야영지에서 해먹는 밥은 꿀맛이요, 식욕은 청년보다 더 하다.
7개주 국립공원 탐방… 4,200마일 대장정
지난 6월 사우스베이 노인 배드민턴 회원 4가족(이병우, 홍종근, 이일배, 김익수)이 2대의 밴으로 이병우씨의 구상안을 만장일치로 합의하여 유타, 네바다, 콜로라도, 와이오밍, 사우스다코타, 아이다호,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국립공원(National Park)들을 여행하였다. 15일간 4,200마일을 여행하였으며 총 경비는 3,400달러가 소요돼 1가정당 850달러씩 부담했다. 첫째 자이언 NP, 둘째 브라이스 캐년 NP, 세 번째 캐피톨 리프 NP, 네 번째 아치스 NP, 다섯 번째 로키마운틴 NP, 여섯 번째 마운트 러시모어 NP, 일곱 번째 윈드 케이브 NP, 여덟 번째 데블스 타워 NP, 아홉 번째 옐로스톤 NP, 열 번째 그랜드 테튼 NP, 열한 번째 크레이터 문 NP, 열두 번째 사우스 투스 NP, 열세 번째 맘모스 레이크 NP, 열네 번째 사브리나와 사우스 레이크 등지를 탐사하였다. 노인들이라 국립공원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었고 경치 좋은 곳에 도착할 때마다 식욕도 너무 좋아서 몇 년씩 젊어져서 돌아왔다. 그 일정을 소개한다.
유타주에 있는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촬영지라고 한다.
6월11일 떠나기 이틀 전에 아내들이 약 500달러 정도의 양식과 한식에 필요한 재료를 준비했다. 15일간 배낭여행을 한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치 않고 설레는 마음과 기쁜 마음으로 흥분이 되어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새벽 5시께 모여 LA를 출발했다.
라스베가스를 경유, 유타주에 있는 자이언 국립공원 도착시간은 약 오후 3시께였다.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텐트 치고 여정을 풀었다. 약 450마일의 긴 여행이었지만 옆에는 작은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노루 두 마리가 새끼를 거느리고 우리들을 반가이 맞이하듯 나타났다. 잠시 노루들을 보는 순간 우리의 피로가 회복되는 것 같았다. 비지터센터 옆 넓은 광장에서 매시간 셔틀 버스가 방문객을 싣고 관광을 시켜주어 우리는 무료 관광을 하니 정말 흡족한 기분이다.
191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공원은 약 6,000만년 전부터 변질 풍화작용으로 바다 밑에 퇴적됐던 지질층이 솟아나면서 오늘날의 웅장한 수천수만 개의 지질층이 생겼다 한다.
높은 곳에서 보이는 공원의 서남쪽으로 흐르는 강변에는 버드나무와 참나무들이 서식하며 산과 절벽 사이에는 전나무 소나무들이 웅장한 바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텐트를 걷고 이곳을 출발, 지그재그 고개를 넘어 계곡을 유유히 흐르는 강물 7,000피트 높이로 지각 변화된 지질층의 절벽과 정상을 다시 한눈에 보면서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9번 선상을 지나 89선 N로 가면서 30마일을 꼬불꼬불 달려 브라이스 캐년 정상(7,620ft) 캠프장에 11시께 도착했다.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제법 싸늘했지만 텐트를 치고 여정을 풀었다.
1928년 지정된 이 공원은 3만6,000에이커가 되는 광대하고 웅장한 석탑들이 붉은 색깔이 마치 황혼 무렵에 보이듯 반사적 지평선이 눈에 띌 때는 벅찬 가슴이 깊이 진동하는 기분이 되어 야~ 야~ 하고 환호의 소리만 나올 따름이었다.
13일 여성답고 아기자기한 브라이스 캐년을 뒤로 하고 떠나는 마음은 왠지 가슴 뭉클하고 아쉬웠다. 89선상을 지나 12선상 공원으로 약 75마일은 한도 끝도 없는 푸른 초원지대였다. 다시금 꼬불꼬불 산길 따라 Summit 정상(9,700ft)에 오른 것은 12시께. 별안간 우박이 오다가 소나기가 와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12선과 24선상에 있는 캐피톨 리프(Capitol Reef)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오후 4시께였다.
이 공원은 그랜드 캐년과 브라이스 공원, 콜로라도 주의 로키산맥을 서남쪽으로 약 150마일 배경으로 하여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역사적으로 서기 800년대에 인디언 부족이 살았었는데 12세기께 심한 가뭄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수백년간 무인지대였다 한다. 19세기에 이르러 몰몬교인들이 이주하여 오늘의 마을과 농경지를 개척하였고 1937년 준 국립공원으로, 1971년 12월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약 380평방마일 면적에 7,500피트 고원지대에 울긋불긋하고 검은 색의 높고 웅장하고 시루떡 같이 넓고 커다란 바위들은 영화에서 보는 만리장성과도 같은 형태의 높은 벽 바위가 50~60마일 거리에 걸쳐 천연적인 경관이었다. 이 공원이 유명한 것은 아카데미상 수상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가 촬영된 곳이기 때문이다. 주제가 ‘Rain Drops Fallin on My Head’의 경쾌한 멜로디를 기억하는데 배우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계곡에 숨어 있다가 여기를 지나가는 기차와 은행 돈을 터는 두 강도의 연기를 보여준 곳이라고 한다.
비지터센터에서 1마일 떨어진 캠핑장에 여정을 풀었다. 비록 메마른 고원지대였으나 옆에는 콜로라도강 지류가 유유히 흐르고 푸릇푸릇 청동색 오리 떼들이 하늘을 장식하면서 저녁 여울과 함께 날아가는 대자연의 모습을 어느 누가 또 보는 사람이 있을까? 강가의 늘어진 버드나무 사이에는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데 이곳 주민의 말에 의하면 벌레와 파리를 잡아먹기 때문에 다른 캠핑장과는 달리 좋은 곳이라 한다. 또 한가지 놀라운 것은 이처럼 사막으로 싸인 고원지대에 수도와 전기시설이 갖추어진 캠핑장이어서 마음이 흡족했다.
14일 이곳을 떠나 Torrey시를 지나 24선상 Hankville 마을 경유 Fwy 70선에 진입, 다시 191선상으로 변경 약 30마일 가서 아치스(Arches) 국립공원에 11시30분께 도착했다. 캠핑장은 만원이라 구경만 하고 가기로 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와 절벽, 고층건물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돌 봉우리들, 형용할 수 없는 여러 가지의 조각품들이 수억년의 세월을 두고 오늘날의 조각품 공원을 이룬 곳이라 한다. 약 3시간 동안 수백개의 아치스를 가슴에 안고 공원을 떠났다.
128선 N로 향해 70 Fwy 진입하여 콜로라도 주에 진입, 그랜드 정션(Grand Junction)까지는 초원지대를 지나서 Eagle Town까지 약 140마일 달려 처음으로 모텔에서 투숙했다. 이글 타운을 떠나 로키마운틴 국립공원까지 가는 데는 1만피트 산봉우리에는 백년설로 장식된 산봉우리가 사방에 보여서 그저 모두 어리벙벙할 따름이었다. 특히 Dillon이라는 마을은 약 9,000피트가 되는 고원지대로 콜로라도 강이 흐르는데 가로등이 많아서 밤에 프리웨이를 달리는 기분이었다. 건물은 모두 통나무 건물로서 캐나다의 컬럼비아주 산속과도 같은 모형의 건물이었다.
Empire라는 작은 도시를 지나서 40선상을 꼬불꼬불 110마일 주행하여 오후 1시께 도착했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시속 15~20마일 내리막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해발 9,500피트에 있는 방문객 안내소에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마다 눈이 쌓여 황홀한 기분을 어찌 표현할 수 있을까?
<글·김익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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