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비경 앉아서 체험
상어도 만지고 낚시까지
꿈꾸듯 마냥 푸르기만 한 바다 속 세계를 옮겨놓은 수족관. 한여름 도심에 갇혀 딱히 휴가나 여행을 가지 못한 가족이나, 반복되는 일반 여름 캠프에 식상한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조금 색다른 체험을 통해 기분전환을 가져다주기에 더없이 좋은 놀이터다. 남가주 바닷가 아콰리엄들을 방문하면, 전시관에서 여러 가지 해양 동물을 관찰할 뿐 아니라, 손으로 직접 느껴보는 터치풀이나 해변에서 진행되는 교육용 웍샵에서 실제체험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육이 따로 없고, 어른들도 물고기 관찰에 열중하다 보면 피로와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게 된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서 더 시원한 아콰리엄. 남은 방학 동안 한번쯤 방문해 볼만한 남가주 수족관의 특별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카탈리나 섬 앞바다에 실제로 존재하는 다이빙 로케이션을 재현해놓은 아콰리엄 오브 더 퍼시픽의 ‘블루 캐번 해비탯’. 30피트 깊이의 푸른 동굴 안에 무수한 생물이 서식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아콰리엄 오브 더 퍼시픽 (Aquarium of the Pacific)
100 Aquarium Way, Long Beach, CA
562-437-FISH, 590-3100, www.aquariumofpacific.org
태평양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의 모든 것을 소개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총 500종에 달하는 1만2,500가지 해양생물 및 동물이 모여 있다. 다양한 열대어, 산호초, 해달, 물개, 바다사자, 바다거북이, 그리고 해안 조류 등이 19개 주요 전시실에서 32가지 포커스 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다.
가장 큰 자랑거리는 1만스퀘어피트 크기의 상어못(Shark Lagoon)으로, 얕은 물에 전시된 뱀부 상어, 너스 상어, 지브라 상어, 견장 상어 등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 1인당 90달러를 더 지불하면 2시간짜리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샤크 라군 안에 직접 들어가서 가이드와 함께 상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작은 크기의 상어들을 만져보는 독특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여름 특별 이벤트로는 교육 프로그램인 ‘해양경험’(Ocean Experience)을 통해 90분간 롱비치 하버를 돌면서 해양학자의 일과를 체험할 수 있고, 금요일 밤 ‘레잇 나이츠’(Friday Late Nights) 시간에는 저녁 9시까지 개장하는 아콰리엄에서 늦은 시각 해양 동물 관찰과 영화 관람을 하게 된다.
아콰리엄 오브 더 퍼시픽의 중앙 홀에서 만날 수 있는 푸른 고래 모형. 블루웨일 암컷의 평균 크기인 88피트로 만들어진 실제 크기 모델이다.
8월25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 뉴포트베이 생태계 보호구역을 카약으로 돌면서 공부하는 ‘내이처 카야킹 시간’(Nature by Kayak)이 마련되었으며, 같은 날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프리스쿨 어린이들을 위한 상어와 가오리 관찰반 ‘샤크스’(Sharks)가 준비돼 있다.
이외에도 매주 토요일, 가족 단위로 즐길 만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멋진 해양 포유동물들’(Magnificent Marine Mammals), ‘완전 거북이’(Totally Turtles), ‘상어 탐정’(Shark Sleuths) 등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클래스에서부터 7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주니어 생물학자’(Junior Biologist)반, 12세 이상을 위한 ‘포유학자’(Mammalogist)반, ‘어류사육사’ (Aquarist)반, ‘수의사’(Veterinarian)반 등에 등록하여 현장학습 및 실질적인 체험을 하며 배우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시 랩(SEA Lab) 교육 프로그램에서 초청 강사인 해양학자가 어린이들에게 표본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카브리오 머린 아콰리엄 (Cabrillo Marine Aquarium)
3720 Stephen White Dr., San Pedro, CA
310-548-7562, www.cabrilloaq.org
대형 탱크에서 만나는 상어나 고래 및 돌고래 쇼는 없지만 아이들과 함께 주말 하루를 보내기에는 더없이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해양의 세계다. 조수 웅덩이(tidepool)와 개펄(mudflat)이 일품이고 샌피드로 앞바다인 카브리오 비치를 한껏 즐길 수 있다.
특히 포인트 퍼민 해양 보호구역(Point Fermin Marine Life Refuge)을 따라 트레일이 마련되어 있는데 카브리오 아콰리엄에서 야외 박물관으로 관리하는 곳이어서 일반인도 마음대로 바위 사이로 해변을 걷거나 보드워크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에 적격이며, 남가주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늪지대(salt marsh) 또한 다양한 식물과 생물, 그리고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대형 아콰리엄과 달리 비교적 느긋하게 천천히 박물관을 둘러본 뒤 바닷가로 옮겨 열린 공간에서 살아있는 해양 관찰을 하는 것도 이색적이고, 야외 피크닉 테이블에서 식사와 피어에서는 낚시도 허락된다.
아기자기한 말미잘은 보기에 예쁘고 어린 아이들이 만져도 안전해서 터치 탱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구다.
또 한 가지 카브리오 아콰리엄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연구, 실험실인 래버러터리(Laboratory)다. 박물관이자 교육시설로 운영되는 만큼 랩을 통한 다양한 웍샵과 교육 프로그램이 연중 계속되며, 대상 또한 프리스쿨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대를 포용하고 있다.
교실 겸 연구실인 랩에는 바닷물과 살아있는 해양 동물을 비롯하여 다양한 물고기, 조류 및 해양 포유동물의 표본, 플랑크톤 네트, 20개의 입체 현미경과 10개의 복합 현미경, 단체 관람을 위한 비디오카메라 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일반 학교 과학시간에 경험할 수 없는 해양 생물에 관한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연령별로 마련된 여름 웍샵은 아콰리엄 전시실과 체험실, 그리고 연구실을 모두 이용하는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다. 3~5세를 위해서는 ‘조수의 이야기’(Tales between the Tides)라는 제목으로 8월28~31일 이틀을 선정하여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과 그 사이에 만날 수 있는 해양생물에 관해 배우게 된다.
초등학교 연령 어린이들을 위한 웍샵은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구분하여 개펄에 서식하는 해양 동물과 늪지대 생물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연구실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거나, 상어와 깊은 바닷물고기에 대해 배우는 클래스 등이 8월 말까지 진행된다.
뜨거운 여름날 아콰리엄을 방문하여 수족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다.
시 래버러터리(S.E.A. Laboratory)
1021 N. Harbor Dr., Redondo Beach, CA
310-318-7458, 318-7432
과학교육 어드벤처 센터(Science Education Adventure Laboratory)를 줄여 시 랩(SEA Lab)으로 알려진 이곳은 학생들에게 해양관련 환경문제를 홍보하고 교육하는 목적으로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에 제공되는 곳이다. 아콰리엄은 아니지만 백가지 이상의 해양 동물 및 생물이 살고 있어서 남가주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들을 충분히 관찰하고 알아볼 수 있다.
센터 운영은 환경보호 단체인 로스앤젤레스 컨서베이션 코어(Los Angeles Conservation Corps)에서 주관하여 각종 커뮤니티 아웃리치 프로그램도 실시하며, 지구의 날과 같은 환경 관련 행사를 주관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다수 직원이 자원봉사자로 구성되어 있고, 센터 투어 및 클래스 또한 LA 컨서베이션 코어에서 교육받은 대학생 교사들이 주도한다.
살아있는 해양 생물을 손으로 직접 만져볼 수 있는 터치풀, 또는 페팅 탱크가 각 아콰리엄마다 마련되어 있다.
여름 특집 프로그램으로는 8월25일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전문 안내자를 따라 해변을 탐구하는 ‘비치 익스플로레이션’(Beach Exploration)과 9월1일 센터 내에서 해양관련 놀이와 액티비티를 즐기는 ‘피시티비티’(Fishtivities) 등이 있다.
특히 비치 익스플로레이션은 매달 마지막 토요일 열리는 행사로서, 3~5세, 6~8세 그룹으로 나누어 부모와 함께 게임 형식으로 소개되는 해양 생물에 관한 지식과 해변 안전 수칙을 배우면서 조류 관찰 ‘버드 워칭’을 곁들인 유익한 무료 프로그램이다.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바닷가에서 가족이 함께 의미 있는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 권할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아콰리엄으로 알려진 조지아 아콰리엄의 초대형 수족관 ‘오션 보이저 터널’. 이곳에는 무려 10만가지의 해양 동물 및 생물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서 가장 큰 조지아 아콰리엄
미국 내 최고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다양한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2005년 문을 연 ‘조지아 아콰리엄’(Georgia Aquarium)이다. 500종이 넘는 10만여개의 해양 동물이 서식하는 수족관에 쓰이는 물만 810만갤런.
웬만한 아콰리엄에서는 수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대형 상어인 웨일 샤크가 네 마리, 벌루가 웨일이 네 마리씩 살고 있으며, 멸종 위기에 놓인 해양 동물들과 세계 각국에서 수입한 독특한 생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아프리카산 검은 발 펭귄, 일본산 스파이더 크랩, 캘리포니아산 바다사자, 메소아메리칸 산호초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컬렉션이 모여 있다.
조지아 아콰리엄은 홈 디포(Home Depot)의 설립자 버니 마커스가 1990년에 60회 생일을 몬트레이 베이 아콰리엄에서 치르면서 멋진 수족관 건설을 계획하기 시작하여 실행에 옮긴 결과로, 2억5,000만달러의 기부금을 들여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20에이커 부지에 건설한 작품이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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