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마켓에서 파는 저온 살균되고 균질화된 우유가 아니라 질병, 심하면 사망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젖소에게서 짜낸 그대로인 날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연방 식품의약청(FDA)은 20년 전 저온 살균되지 않은 우유의 타주 판매를 금지시킨데 이어 올 봄에도 날 우유를 마시면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경고한 바 있다. 현재 날 우유를 사고파는 방식은 각 주가 결정하고 있는데, 사람이 먹을 용도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킨 주가 15개이고, 26개주는 제한 판매를 택하고 있다.
“고소한 맛에 영양풍부” 소비 계속 늘어
FDA선 “살균 안해 질병위험 커” 경고
15개주 판매금지·26개주는 제한판매
날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은 그 풍부한 맛을 칭찬하며 살균된 우유보다 영양가도 높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날 우유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프레즈노 인근 샌호아킨 밸리의 ‘오개닉 패스처스 데어리 컴퍼니’는 2000년에 캘리포니아주 최초로 오개닉 생우유 농장으로 인가받은 이후 매출이 계속 증가, 지난해에 490억달러이던 것이 올해는 6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농장에서 나오는 생우유는 캘리포니아주 내 300개 매장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된다. 이밖에 다달이 우편주문으로 50개주에 우유와 크림, 치즈 등 8만달러어치를 판매한다. 매주 생우유 제품을 사들이는 고객이 3만5,000명 정도 된다. 그러나 생우유는 사람이 먹을 용도로는 타주로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애완동물 먹이란 레이블을 달아 부친다. 보스턴과 뉴욕의 생우유 암시장에 납품하는 펜실베니아주 낙농장들이 보내는 우유의 양도 매달 200상자에 달한다.
날 우유를 먹는 사람은 그 고소한 맛을 최고로 친다. 뉴욕 유니버시티에서 박사과정 중인 야론 밀그롬-엘콧은 2년 전 프랑스에서 날 우유를 처음 맛봤다. 살균 가공된 우유와 비교할 수없는 진하고 고소한 풍미를 잊을 수 없어 그는 뉴욕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딱 두 시간만 여는 암시장에서 날 우유를 사먹는다.
생우유가 몸에 좋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우유를 가열했다 재빨리 식혀 E콜라이, 살모넬라, 리스테리아 같은 병균을 죽이는 저온살균법은 인체에 유익한 박테리아와 단백질, 효소들까지 파괴한다는 것이다. 날 우유를 마시면 면역체계도 튼튼해지고 소화도 더 잘 시킨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리얼 푸드: 무엇을 왜 먹나’라는 책을 쓴 니나 플랭크의 경우 임신했을 때는 물론, 이제 생후 9개월인 아들에게 젖을 먹이면서도 날 우유를 마신다. 요즘은 가끔 아들에게까지 우유 맛을 보여준다. 플랭크는 과거 직장에서 일할 때 알게 된 농부 2명으로부터 배달을 받아 마신다.
식품과학자들은 20세기에 가장 성공적이었던 공중보건 시책에 등을 돌리고 기어코 날 우유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진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1938년에 우유는 모든 음식 및 물과 관련된 질병 원인 중 25%를 차지했었다. 이후 모든 우유에 저온 살균을 실시한 결과 그 숫자는 1993년에 1%로 떨어졌다.
코넬대학과 버몬트대학이 운영하는 노스이스트 낙농식품연구소의 소장으로 코넬대 식품학과 교수인 데이빗 바바노 박사는 어릴 때 자기 집 농장에서 날 우유를 먹고 자라면서 한 번도 탈이 난 적이 없었지만 과학적 연구로는 날 우유가 살균한 우유보다 더 유익하다는 증거를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사실 날 우유에는 대부분의 살균 우유에 첨가되는 비타민 D가 거의 들어있지 않다.
“날 우유를 먹는 사람이 각오해야 할 위험은 크지 않고 날 우유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는 워싱턴의 웨스틴 A. 프라이스 재단 회장 샐리 팰런은 이 재단이 1998년에 만든 www.realmilk.com이라는 웹사이트에서 안내한 생우유를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의 명단은 처음엔 반페이지를 채우기도 힘들었지만 요즘은 24페이지를 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날 우유를 먹는 사람을 50만명 정도로 보는 팰런 회장은 웨스틴 프라이스 재단 산하 400개 지부의 1만명의 달하는 회원들이 몇개 주의 생우유 관련 법규에 법률적 도전을 하고 있다면서 “어떤 곳에서는 날 우유 거래는 불법이지만 암소를 공동 소유하는 프로그램 같은 것을 통해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버지니아주에사는 칩과 수잔 플랭크 부부는 매년 40달러, 매월 25달러를 내고 암소 한 마리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그것이 버지니아주에서 날 우유를 얻기 위한 단 하나의 합법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일주일에 날 우유 1갤런을 받는데 이것은 판매가 아니라 젖소의 숙박비 명목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뉴욕주 겐트의 호손밸리 팜은 지난해에 그렇지 않아도 커가는 생우유 시장을 더 키워보려고 구매클럽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뉴욕 및 인근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다량의 주문을 받되 매주 한 사람이 농장으로 와 물건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었다. 뉴욕주 공익 및 시장국이 이 소문을 듣고 중지를 요청해 농장측이 따르긴 했지만 이 농장의 장사는 꾸준히 잘되고 있다. 100명쯤 되는 단골들이 두 시간씩 운전하고 오가며 연간 7500갤런, 돈으로 환산하면 4만5,000달러어치의 날 우유를 사가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