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인근 10 대 스케이트팍
짜릿한 즐거움… ‘젊은 열기’폭발
10대들의 스포츠, 또는 묘기를 동반한 야외 취미활동으로 알려진 스케이트보딩(Skate boarding)은 자유로운 움직임과 그에 어우러지는 음악, 패션, 아트 등으로 인해 거의 50년 가까이 젊은이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문화의 한 장르로 자리해왔다. 많은 부모들이 불안해하는 것과 달리 스케이트 보딩은 안전수칙과 장소만 적절히 고르면 어린이 및 청소년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이다. 특히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집중력, 인내력을 기를 수 있고, 쉽게 방황할 수 있는 청소년 시절에 열정을 쏟아 무엇엔가 열중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미국 스포츠 통계(American Sports Data)의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인구는 1,250만명.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는 의미에서 남가주 곳곳에 있는 스케이트 팍을 찾아보는 것도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전문 보더들이 추천하는 스케이트팍들을 알아보고 각각의 장점과 시설을 비교해 본다.
1.레이크 포레스트 에트니스 스케이트보드팍
(Lake Forest Etnies Skateboard Park)
4만스퀘어피트의 엄청난 공간에 ‘사이트 디자인 그룹’에서 유명 전문 스케이트 보더들을 대거 투입하여 만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의 팍이다. 스케이트보드와 관련된 모든 동작을 충분히 발휘할 만한 다양한 기능과 공간을 갖추었으며, 수년간 무수한 장소에서 보드를 타며 기술을 익힌 프로들의 아이디어가 사방에 묻어있다. 2003년 개장했으며, 바닥은 콘크리트.
2.밴스-더 블록 (Vans-The Block of Orange)
오렌지의 샤핑센터 안에 자리한 독특한 팍이다. 톱 10 리스트에서 유일한 실내공간이며, 도시나 카운티 소속이 아닌 개인 소유로 운영되는 전문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장소이기도 하다. 3만스퀘어피트가 나무와 콘크리트 바닥으로 디자인 되었으며, 전설적인 묘기의 배경인 콤비 볼(Bowl), X게임 스타일 버트 램프(Ramp), 2인치 미니 램프, 데드박스가 있는 5인치, 6인치 미니 램프 등 독특한 것이 유난히 많다. 전국적, 혹은 세계적인 프로 보더들이 한번씩 가보는 곳이기 때문에 종종 유명 스케이트 보딩 스타를 구경할 수 있다.
스케이트보딩 스타들이 많이 방문하는 오렌지카운티의 실내 스케이트팍 ‘밴스’(Vans). 더 블록 오브 오렌지 샤핑센터 내에 있다.
3.치노 스케이트팍 (Chino Skatepark)
에이얄라(Ayala)팍 내의 2만7,624스퀘어피트 공간에 모든 수준의 보더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한가지 특정 분야 보다는 모든 면에서 전반적으로 평가할 때 남가주 최고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타일과 풀이 있는 3잎 클로버 볼, 9인치 볼, 뱅크와 스트릿의 조화 등이 유명하다.
4.업랜드 스케이트팍
(Upland Community Foundation Skatepark)
전설적인 1970년 업랜드 스케이트팍을 재현하면서 업그레이드시킨 1만스퀘어피트 공원으로, 뱅크 및 버트 스케이팅의 모든 것이 모여 있다. 미니 램프 스타일 출발점에서 시작하여 메탈 코핑이 있는 대형 해프-파이프를 지나면 20피트 풀 파이프가 나오고, 이어서 큰 버트 볼에서 끝나는 환상적인 디자인을 갖추었다.
5.글렌데일 버두고 스케이트팍
(Glendale Verdugo Skatepark)
2004년에 건설된 곳으로 1만5,000스퀘어피트에 스트릿(Street), 풀(Pool), 트래니(Tranny) 등 모든 기본 요소를 골고루 갖추었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멋진 디자인의 버트(Vert)로서, 남가주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바닥은 콘크리트.
글렌데일 버두고 스케이트팍.
6.샌타모니카 스케이트팍
(Santa Monica Skatepark)
샌타모니카 메모리얼팍 내에 위치한 2만스퀘어피트의 훌륭한 스케이트팍이다. 2005년 캘리포니아 스케이트팍스에서 디자인하여 콘크리트로 버트, 스트릿, 트래니 등을 시원하게 꾸며놓았다.
샌타모니카 스케이트팍.
7.라구나 니겔 스케이트 앤드 사커팍
(Laguna Niguel Skate & Soccer Park)
2만2,000스퀘어피트가 넘는 공간에 콘크리트 정글처럼 트래니, 스트리트, 버트 등이 어우러져 있다. 2003년에 문을 열었으며, 70년대 스타일 스네이크(Snake) 및 뱅크(Bank) 섹션이 인상적이다.
8.폰태나 스케이트팍 (Fontant Skatepark)
샌버나디노 주니퍼(Juniper)팍에 2002년 문을 연 스케이트팍이다. 2만7,000스퀘어피트에 긴 스트릿과 8~9피트의 둥근 버트 볼, 3잎 클로버 볼 등 재미난 시설을 모두 갖추었는데, 다소 동떨어진 지역에 위치한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유일한 단점.
9.엔시니타스 YMCA 맥달리나 엑크 스케이트팍
(Encinitas YMCA Magdalena Ecke)
역사상 건설된 버트 램프 중 가장 큰 2003년 ESPN X-게임의 버트 램프를 갖추었다. 3만7,000스퀘어피트로 바닥은 나무와 콘크리트가 어우러져 있는데, 나무 바닥으로 만든 스트릿/플로 코스에는 이색적인 피라밋, 레일, ¼ 파이프 트래니, 버트 벽, 올리 등 다양한 기능과 시설이 디자인되어 인상적이다.
10.팜 스프링스 스케이트팍
(Palm Springs Skatepark)
LA에서는 다소 멀지만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자랑으로 꼽을만한 훌륭한 디자인으로 건설되었다. 3만스퀘어피트에 스트릿과 버트가 유명하다. 특히 대형 컴비네이션 볼과 ‘누드 볼’(Nude Bowl) 복사판이 보더들에게 인기 있다. 여름에는 100도가 넘는 기온 때문에 거의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헬멧과 보호대를 확실히 착용하고 무리한 움직임만 피하면 스케이트보드는 어린이들도 충분히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간단한 스케이트보딩 용어
*버트(Vert): 큰 램프가 수직을 의미하는 버티컬(Vertical)로 커브된 공간을 말하며, 그와 같이 벽을 타는 기술을 부를 때 사용하기도 한다.
*트래니(Tranny): 트랜지션(Transition)에서 파생된 단어로 뱅크나 램프가 위로 올라가게 생긴 부분을 가리킨다.
*스트릿(Street): 스케이트보딩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공간. 흔히 보드 타기를 시작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뱅크(Bank): 평지가 아니라 위로 올라가게 된 표면을 말한다. 도시에서 흔히 사용하는 램프 형태이다.
*해프 파이프(Half-pipe): 버트 램프처럼 가파르지는 않지만 비슷한 모양으로 커브된 공간을 보드로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파이프 모양을 말한다. 80년대 이전에는 단순히 풀 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형식이었는데, 최근에는 ¼ 파이프 두개를 이으면서 가운데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올리(Ollie): 올리 겔팬드라는 전설적인 보더가 만들어낸 움직임이라서 올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장 기본적인 기술로서 보드의 뒷부분을 바닥쪽으로 내리면서 치고 올라 공중에 뜨는 동작이다.
*원에이티(180): 말 그대로 180도 회전하는 동작이다. 이름은 180이지만 그 기분으로 90도만 돌면서 다른 동작으로 바꾸는 때에 많이 사용한다. 올리와 함께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기술이다.
■스케이트 보딩의 역사
서핑붐 타고 파생、 익스트림 게임 총아로
스케이트 보딩은 1950년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서핑붐의 물결을 타고 파생된 야외활동이다. 몇몇 서핑 광들이 서프 보드에 바퀴를 달아 보도에서 타는 놀이를 시작한 데서 유래하여 ‘사이드워크 서핑’(Sidewalk Surfing)이라고 명명되면서 전국적으로 빠르게 유행되었다.
1959년 롤러 더비사에서 쇠바퀴를 장착한 스케이트보드를 처음 생산하였으며, 1963-1966년 마카하와 호비사에서 서프보드를 개량한 판에 클레이 바퀴를 사용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스케이트보드의 대량 생산과 보편화가 이루어졌다.
최초의 스케이트보드 콘테스트가 열린 것도 1963년으로, 캘리포니아주 허모사 비치에서 젊은이들의 해변 축제 분위기로 개최되었다. 이때부터 스케이트보드의 첫번째 전성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어, ‘사이드워크 서핑’이란 노래가 유행하고 당시 최고 인기쇼였던 딕 클라크의 아메리칸 밴드스탠드에서 가수 잰 앤드 딘(Jan & Dean)이 보드를 직접 타면서 간단한 묘기를 보여주는 광경이 방송되기도 했다.
또한 서퍼 매거진(Surfer Magazine)에서 스케이트보딩 특별판을 발간했고, ABC 스포츠에서 스케이트보딩 챔피언십 게임을 중계해 주었다. 그러나 60년대 말부터 차츰 열기가 식어 모든 관심이 일제히 중단되고 만다.
그러던 스케이트보딩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여는 신제품이 개발된 것은 1973년. 우레탄(urethane)을 사용한 바퀴는 그 때까지 덜컥거리고 시끄럽던 스케이트보드를 부드럽고 조용하게 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을 뿐 아니라, 콘크리트 위에서도 미끄러지지 않아서 강가나 도랑 주변 공간에서 차츰 묘기를 부리는 움직임들이 생겨났고, 스케이트보딩은 제 2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1976-78년 캘리포니아주 가뭄으로 인해 남가주 수영장들이 모두 바닥을 드러내는 시기가 스케이트보더들에게는 더없는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텅 빈 수영장을 이용한 보드 타기는 에리얼(Aerial), 인버트(Invert), 올리(Ollie) 등의 묘기를 만들어냈다. 또한, 전국적인 스케이트보딩 열풍을 등에 업고 무수한 콘크리트팍들이 생겨났는데, 지나치게 상업적인 목적으로 건설된 만큼 관리가 소홀하고 부상자가 속출함으로서 보험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자 하나씩 문을 닫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는 인라인 스케이트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롤러블레이드’의 등장으로 스케이트보드는 거의 잊혀진 장난감이 되는 듯 했지만, 1995년 ESPN의 익스트림 게임스에서 보드 묘기를 중계하자 갑자기 스케이트보딩이 구경하는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각종 광고에 등장하고 패션 트렌드의 하나로 사랑받기 시작했다.
2000년대 접어들어 스케이트보더들이 직접 설계한 스케이트팍들이 건설되고 어린이들을 위한 스케이트 캠프와 레슨이 유행하면서 이제는 스케이트보딩이 가족 스포츠로 부각되고 있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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