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덜 팔리는데
현찰거래는 늘고…
자동차를 사러 가면 세일즈맨들이 항상 하는 질문이 두가지 있다. “오늘 살 것이냐”와 “자동차 값은 어떻게 지불할 것이냐”인데 첫번째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하면 희색이 만면이지만 두번째 질문에 “캐시”라고 대답하면 그때까지 웃던 얼굴 표정이 갑자기 굳어질지도 모른다. 현찰로 지불하는 손님을 돌려보낼 딜러는 물론 없다. 특히 요즘처럼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을 때는 두말한 나위도 없는 일이지만, 모든 정황을 고려할 때 리스를 하거나 융자를 받아 사려는 사람보다 덜 환영받을 것은 확실하다. ‘도요타 파이낸셜’의 조지 보스트 사장도 “돈을 내는 손님은 모두 환영하지만 융자 받으려는 사람을 더 원한다”고 말한다.
리스·융자로 팔아야 커미션 더 받고
워런티 연장·옵션 판매도 늘기 때문
세일즈맨들 고객 회유하기 열 올려
곧 들어오기 시작할 2008년형 자동차를 위해 2007년형 모델의 재고를 처리하려 애쓰는 딜러 입장에서도 현찰을 들고 쇼룸을 찾아오는 손님에게서는 돈을 벌 기회가 줄어든다. 리스나 융자를 주선하면서 받을 커미션도 사라지고, 구매자들이 융자액에 포함시킬 수 있으면 더 잘 선택하는 워런티 연장이나 녹 방지 코팅 같은 옵션도 덜 팔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과외 수익이 이윤의 75%까지 차지하기도 한다.
딜러들은 속이 상하겠지만 2007년 들어 현찰 거래가 늘고 있다. 자동차 구매습관을 연구하는 CNW 마케팅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올해의 첫 6개월동안 현찰로 자동차를 구매한 사람은 11.7% 정도로 지난 몇년간의 8% 선을 크게 웃돌았다.
J.D. 파워 &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전체적으로는 자신의 은행 구좌에서 꺼냈건 미리 크레딧 유니온이나 은행, 주택융자회사등에서 융자한 것이건 현찰을 가지고 자동차를 사러 간 사람이 26%나 됐다.
이 숫자 또한 작년보다 조금 늘어난 것이긴 하지만 3분의 1이 현찰로 자동차를 사던 1950년대에는 훨씬 못미친다. 대공황 시기의 어렵던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했던 당시 손님들은 수표책이나 현찰다발을 갖고 딜러의 쇼룸을 찾았다. 사실 현찰 구매 비율은 자동차 회사들이 저리 융자와 할인 리스 플랜을 광범위하게 도입했던 1970, 1980년대까지도 비슷하게 유지됐었다.
최근 현찰 구매자가 많아진 이유중 하나는 ‘혼다 핏’ ‘도요타 야리스’ ‘니산 버사’등 작고 값이 싼 자동차들이 미국 시장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CNW 마케팅 사장 아트 스피넬라는 말한다. 두번째, 또는 세번째 차로 소형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고, 첫번째 차는 융자를 얻어 장만하지만 두번째 차는 융자가 아니라 현찰로 지불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한데 현찰 지불자는 특히 여성 구매자가 많아 42%를 차지하고 있다.
현찰 구입자들은 일반 소비자들보다 부유한 경향으로 투자 소득을 올리는 이도 많다. 스피넬라 사장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현찰 구입자의 34.8%는 주식을 팔아 자동차 값을 마련했다. 저축한 돈을 찾아 자동차를 산 사람은 31.8%였다.
사실 머세이디즈-벤츠, 볼보, 아우디., BMW 같은 브랜드는 3분의 1가량의 거래가 현찰 판매인데 최근 미시건주 앤 아버의 렉서스 딜러에서는 한 손님이 렉서스의 최고급 럭셔리 세단의 하이브리드 버전인 렉서스 LS 460 Lh를 현찰 11만6000달러를 내고 샀다. 그곳의 세일즈 매니저 마크 루리아에 따르면 그의 고객중 25%는 새 차를 현찰로 구입해 평균 6~7년간 소유한다. 그동안 많은 손님들에게 구매 대신 변화하는 테크놀로지를 향유할 수 있는 리스를 권해봤지만 결국은 손님 마음대로 결정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요즘 소비자들은 Edmunds.com, Cars.com, kbb.com, Autobytel.com 같은 자동차 샤핑 사이트에서 인보이스 가격, 제조사가 딜러에게 주는 리베이트나 기타 인센티브들에 관해 자세히 조사한 후에 현찰을 꾸려 가지고 자동차를 사러 온다. 현찰로 구매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것이 “빚지기 싫어서”이다. 오하이오주 바타비아에 사는 매튜 갤로위(30)는 돈을 모으느라 현찰 구입을 했다. 최근 2만달러 가량 주고 산 ‘혼다 어코드’를 10년 정도 몰 계획인 그는 알뜰하게 살면서 다달이 자동차를 융자받아 구입했을 경우 한달 페이먼트에 해당하는 300달러를 머니마켓 구좌에 저축할 계획이다.
자동차 현찰 구매는 싼 리스가 많아져서 다운페이먼트도 별로 없이 소액의 월 페이먼트만 하고도 고급 모델을 탈 수 있게 되었던 1998년 이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조금씩 늘기 시작했으나 2001년 9월, 테러 공격 이후 다시 사라졌다. 곧 제너럴 모터스를 비롯한 자동차 회사들이 무이자 융자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나, 6년전만 해도 거의 아무나 이용할 수 있었던 무이자 융자는 요즘은 최고의 크레딧을 갖춘 사람에게만 제공된다.
자동차회사의 융자사나 은행들은 리스하는 자동차의 잔여가치를 너무 높이 책정해 많은 손해를 봐 왔다. 잔여가치가 높을수록 월 페이먼트가 낮아지지만 리스가 끝나 자동차를 돌려 받으면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5년이나 6년간의 장기 융자를 해도 페이먼트는 낮아지지만 때로 자동차의 잔여가치가 잔여 융자액보다 더 낮아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구매자가 세금과 라이선스, 기타 서류작성에 관계된 비용만 부담하는 무이자 융자는 크레딧이 좋은 소비자에게 혜택이 더 많다. 마찬가지로 자동차의 가치에 신경쓸 필요 없이 새로 나오는 멋진 모델을 타고 싶은 사람에게는 싸게 36개월 미만 리스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구매자는 제일 먼저 가격을 가지고 씨름을 해야 한다.
가격 흥정이 귀찮다면 구입에 앞서 먼저 공부를 좀 해야할 필요가 있다. 에드먼즈 같은 사이트에 가서 자기가 원하는 자동차가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는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를 알고 가야지 그렇지 않고는 딜러에게 냉대를 당하거나 융자나 리스를 하라는 꼬임에 넘어가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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