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빌 ‘트랜스 태권도장’
한인 6명 등 14인의 출전 대거 상위권
지난 7월 10일부터 15일까지 북가주 산호세 맥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2007년 유에스 시니어 내셔널 & 주니어 올림픽 태권도 챔피언쉽이 개최되었다. 30년에 가까운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에서 해마다 사천여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연령, 체중, 급수별로 품새와 겨루기 종목에서 4위 안에 들어야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로즈빌에 위치한 ‘트랜스 태권도(www.trantaekwondo.com’ 도장 학생 열 네명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어 북가주 최고의 도장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그 가운데 여섯 명의 한인 학생들이 포함되었다. 품새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애린 김 (16,파란띠)은 도장에서 수련한 일 년동안 가장 큰 향상을 보여 앞으로의 가능성이 기대되는 유망주이며, 품새와 겨루기 모두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타일러 토이 (15, 검은띠, 엘도라도 힐 거주)는 8월말에 콜로라도로 가서 다른 세 명의 후보와 미국 국가대표 자리를 두고 겨루게 된다. 트랜 사범은 대회가 끝나고 학생들에게 더욱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수련에 정진할 것을 당부하며, 대회참가가 그들 인생의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앤드류 리 (8, 초록띠, 품새 은, 겨루기 금), 세뜨 브래들리 (11, 붉은띠, 2년 연속 겨루기 금), 포드 엘제말리 (11, 파란띠, 2년 연속 겨루기 금), 애드리얼 로드리게즈 (11, 초록띠, 겨루기 금), 애린 김 (16, 파란띠, 겨루기 은), 체이스 워드 (12, 파란띠, 겨루기 은), 이안 수저 (11, 노란띠, 겨루기 은), 에릭 버게전 (11, 붉은띠, 품새 은), 대니얼 뮬르지타 (11, 푸른띠, 겨루기 은), 제이슨 토이 (13, 붉은띠, 품새 동), 피터 김 (11, 초록띠, 겨루기 동), 미아 챙 (16, 푸른띠, 겨루기 동), 라이언 수 (13, 검은띠, 겨루기 동), 타일러 토이 (15, 검은띠, 품새 금, 겨루기 금)
트랜스 태권도에서 검은띠를 따려면 평균 칠년이 걸린다. 블랙벨트 테스트도 이틀에 걸쳐 열 일곱 시간이 걸린다. 전인 발달을 전제로 한 가르침을 강조하는 트랜 사범은 무술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신을 통해 학생의 육체와 정신이 함께 자라고 나아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를 존경하고 품새를 익히고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패치를 받고 그렇지 못한 학생은 앉았다 일어서기와 팔굽혀펴기를 해야한다.
트랜 사범은 베트남에서 태어났으며, 5세 때부터 중국, 베트남의 무술과 유도, 태권도를 포함한 여러가지 무술을 익혔다. 브루스 리의 영화를 유난히 좋아했는데, 태권도의 정신과 무술이 가장 자신에게 잘 맞았고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열 세살때 베트남 국가대표팀에 소속되었다.
그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1990년에 베트남을 떠나 홀홀단신으로 미국에 왔다. 외국인 신분의 소셜넘버만 가지고 도착한 지 3주만에 맥도널드 청소부, 페인트공, 신문배달을 거쳐 두 세개의 직업을 가지고 생계를 꾸리며 교회에서 영어를 배우고 태권도 개인교습을 했다. 자신이 베트남에서 이룬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 남의 나라에서 가진 것 없이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자세로 영어를 배우고, 학교를 다녔다. 베트남에서 배운 영어조차 문법위주의 교육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태권도로 생계 유지를 하며 컬리지를 가고, 새크라멘토 주립대에서 미생물학으로 학사학위를, 유씨 데이비스에서 신경생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엠 캣을 치르고 의대에 다니며 유씨 데이비스에서 일하기도 했다. 태권도와 의대 생활을 병행하다가 하나를 택해야만 할 시점이 오고야 말았을 때, 그가 치열한 고민끝에 택한 것은 태권도였다.
하루종일 태권도를 하고 밤에 돌아왔을 때의 기분좋은 피곤함과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느꼈던 뿌듯함이 그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개인과 사회에게 유익하다면 자신에게 더 맞는 일을 택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그는 1999년에 웨스트 로즈빌에 도장을 열었고, 2006년 서울 국기원에서 공인 6단이 되었다.
어릴 때 중국에서 온 그의 부인은 칼리지를 다닐 때 만나 십년간 연애하고 칠년 전에 결혼했으며, 현재 카이저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다. 아이가 없는 트랜 사범에게는 도장의 학생들이 자식과 같다.
외국어 공부를 좋아하는 트랜 사범은 새크라멘토 한국어 학교에 다니기도 했으며, 바쁜 일정때문에 개인 교습으로 한국어를 배워왔다. 그는 미성년자들이 너무 많은 것들을 거저 얻는 경향이 있다며, 자신의 도장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가지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세 아이가 트랜스 태권도에 다니는 김모씨 (45)는 한국식으로 굉장히 엄하게 아이들을 가르치고, 시합준비도 힘들게 시키는데, 사범의 열정이 너무 좋고 특히 한복을 입고 촛불까지 켜 두고 이틀에 걸친 블랙벨트 테스트를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이현주 객원기자> hyunju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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