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만 건축설계사
낯선 외국에 나갈 때 여행사 가이드가 제일 먼저 알려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인사말과 함께 이것은 얼마 입니까? 입니다. 작은 물건이든 큰 물건이든 고가품이든 저가품이든 간에 물건의 가치 기준을 묻는 표현이겠지요. 또한 그 가격에 의해서 물건구매의 여부를 결정짓곤 합니다.
저 또한 설계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물음 중 하나가 공사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입니다. 공사비는 다른 생활 지출비와 달리 일반적으로 큰 액수이기 때문에 비용에 관해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요소 중에는 공사의 범위와 크기, 마감, 재료의 질 과일의 성격 등에 따라 공사비용이 산정되곤 합니다. 간단한 벽 수리 정도인지 신축인지 증축인지에 따라 또는 재건축인지에 따라 공사 범위와 일의 성격과 공정 또한 틀려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간단한 화장실 공사라 할지라도 단지 마감재료 변경인 타일공사에 관련된 사항인지 도기들(fixture)위치가 변경되어 설비(plumbing)공사가 포함 관계의 여부에 따라 공사의 성격과
공사범위 공정에 영향을 주며 이는 결국에는 공사의 금액에 영향을 미칩니다. 공사 범위가 정해진 뒤에도 마감재에 의해 공사금액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무리 작은 화장실이라 할지라도 대리석으로 할지 타일로 할지에 따라 금액의 차이가 나며 또한 마감재를 선택한 후에도 그 재질
의 급수와 마감상태에 따라 금액에 차이를 보입니다. 때로 우를 범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공사범위가 작다고 해서 금액이 적으리라는 생각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다시 화장실 예로 돌아가 화장실을 대리석으로 깔기로 결정했다고 봅시다. 하나는 치수가 큰 화장실이고 하나는 크기가 반대로 작은 화장실입니다. 상식적으론 큰 화장실이 금액이 크겠지요. 허나 대리석의 크기와 화장실의 크기의 배치에 있어 적절치 못하다면 대리석을 가공비용의
초과 발생으로 인하여 작은 화장실이 공사 금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시공의 용이성과 난이도, 마감자재와 공사범위에 잘못 적용된 예이며 그에 따른 공사금액에 관련된 변화의 단편적인 예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설계단계에서 설계 전문가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설계 단계를 넘어 공사 단계에 이르렀을 때 공사 업자 선정 또한 금액과 상관있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최근 한인사회에 건설업체의 난립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사례들이 증가 하고 있습니다. 공사 업체 선정은 금액과 직접적인 상관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을 기하여야 할 상항이며 업체 선정 시 체크 사항으로는 비슷한 종류의 시공여부 와 공사경험의 연도수 공사업자가 시공하였던 사례들도 체크 해보야 할 사항들입니다.
덧붙이자면 공사업체의 평판까지도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후 몇 개의 업체가 선정 되었다면 공사 견적을 의뢰하여 가격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공사 견적 시 필요한 사항으로는 설계도면과 현장의 위치 일의 성격 일의 양 등에 맞추어 공사비산정이 이루어지며 이
시점에서 계략적인 공사금액을 파악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설계도면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공사금액의 산정은 설계도면을 근거로 이루어지므로 설계단계의 과정에서 정확한 자재의 사양과 시공형태 방법까지도 미리 체크하여 공사견적에 반영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선정된 시공 업체와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추
가 비용의 발생으로 시공업체와 건물주간의 마찰을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건축은 다른 일과는 다르게 여러 공정이 함께 이루어져 하나의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이라 다른 일에 비해 마찰이 잦은 편이지만 이 또한 사전에 철저한 준비에 의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사항들입니다. 허나 이미 발생된 추가 비용의 문제나 다른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
까요? 우선 계약서의 내용에 근거하여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각 분야의 공정에 따른 업무분장이 누구의 몫인지, 공정별로 단가(UNIT PRICE)가 어떻게 되는지 단위 면적당 금액은 얼마 인지를 파악한 뒤 추가 비용에 따른 책임여부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사 진행시 자재단가의 상승으로 인하여 추가 비용이 발생하였을 시 계약
서상의 명시에 따른 금액단가 적용으로 인해 추가 비용 발생을 줄임과 동시에 추가 비용발생의 책임소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용과 함께 계약서상에는 공사 기간과 공사비 지급 일정표(PAYMENT SCHEDULE)또한 같이 명시 되어야 합니다.
이 공사금액 지급일정표는 건물주의 공사금액의 안전장치와 같은 역할로서 공사 진행에 맞추어 금액이 지불되어 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며 보통 선급금, 기성금, 준공금으로 나누어 지급하되 그 비율은 공사금액과 작업 양과 상황에 따라 조금씩 틀리기도 합니다. 이 일정표는
중간에 생긴 의도하지 않은 문제 즉 공사업체의 도산 및 업체의 불성실에 의한 공기지연 등 뜻하지 않은 문제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계약서는 문제 발생 시 책임소지 여부와 추가 공사 금액의 발생 시 대처 방법 등 공사금액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계약단계에서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 입니다. 허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축설계사와 공사업자와 건축주의 관계에 있습니다. 이들 셋의 관계는 서로
상관관계에 있으며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 져야 합니다. 신뢰의 바탕아래 협력과 견제가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이 또한 공기와 공사금액에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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