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사면 인터넷 접속암호 제공
온라인서 옷 입히고 방 꾸며주고…
이젠 MP3에 각종 게임·채팅까지
기본만 갖춘 실제인형 싸게 팔고
인터넷서 추가기능 제공으로 수익
여가 시간에 컴퓨터에 매달려 지내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장난감 회사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재미있을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2년 사이에 아이들에 대한 인형, 액션 피거, 야외 놀이용품들의 매출은 떨어지고 전자제품 매출은 16.6%나 증가함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 일환으로 이번주부터 시판되는 새 바비 인형은 종래의 것과 조금 다르다. 옷은 여전히 많지만 과거 바비 인형보다 더 작고 몸매의 굴곡도 덜한 대신 MP3 뮤직 플레이어 기능이 있다. 이 바비의 발을 아이파드처럼 생긴 다킹 스테이션에 꽂으면 BarbieGirls.com 웹사이트로 연결되어 수많은 게임, 가상 상점및 온라인 채팅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인형은 온라인 콘텐트의 사용료를 지불하는 새로운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 놀려는 어린 아이들에게 부모의 크레딧 카드 번호를 쳐 넣게 하는대신 장난감 가게로 먼저 보내는 것인데 그 중에는 ‘바비걸즈 닷 캄’처럼 물건을 구입하지 않고도 제한적이나마 그 맛을 먼저 보게 해주는 사이트도 있고 이미 널리 알려진 ‘웹킨즈’ 사이트처럼 상점에서 제품을 사지 않고는 아무 소용이 없는 사이트도 있다.
이러한 제품은 장난감의 디자인과 기능 뿐만 아니라 장난감 제조사들이 자사의 인터넷 자산을 이용하는 방법도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마텔사는 다른 많은 소비자 제품 회사와 마찬가지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바비 닷 컴’,‘핫윌즈 닷 컴’등 22개나 되는 웹사이트를 아이들이 보고 부모에게 사달라고 조르도록 장난감을 광고하고 전시하는 공간을 여겨왔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스스로 돈을 버는 사이트로 바꿔 놓으려는 것이다. 바비걸즈 장난감은 이제 막 상점에 나왔지만 마텔은 전부터 길을 닦아 왔다. 지난 4월27일 이후 게임을 해서 바비에게 미니스커트나 머리장식, 집안 장식물들을 사주는 데 쓰는 장난감 화폐 ‘비 벅스’를 벌 수 있는 바비걸즈 웹사이트에 등록한 사람은 300만명쯤 된다. 마텔이 ‘바비 닷 컴’ 홈페이지에서도 광고 한 번 하지 않았는데 몰려든 숫자다.
이 분야에서는 마텔에 앞서 ‘갠츠’사의 봉제동물인형 ‘웹킨즈’가 성공을 거두었다. ‘웹킨즈’ 인형을 사면 따라오는 번호 암호를 가지고 인터넷에 들어가면 입양과정이 시작되고 인형의 주인은 가상의 세계로 입성하게 된다.
비슷한 제품으로 ‘파이어리츠 오브 더 카리비언’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 ‘지즐’도 이달에 온라인 오프라인 겸용 장난감을 내놓는다. 귀여운 웹사이트SpotzGirl.com이 그것으로 무료로 게임도 하고 고양이, 하트 같은 소녀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들을 모아 놓은 곳인데 곧 상점에서 24달러 99센트에 판매될 ‘스파츠 메이커’란 기계를 사용하면 그 이미지로 동그란 단추모양의 토큰 ‘스파츠’을 만들어 장신구나 장식품, 아니면 서로 교환하면서 놀 수 있다.
인터넷 연계 장난감이란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1990년대 말에 많은 회사들이 시도했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학습용 소프트웨어 회사 ‘러닝 컴퍼니’가 시도한 것으로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이용해 아주 멀리 떨어진 섬을 볼 수 있는 진자 망원경이었는데 당시만해도 인터넷 연결이 너무 느려 뜨지를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고 아이들은 장난감과 온라인 게임을 굳이 구별하지 않는다. 요즘도 장난감 가게에 가보면 팬다, 사자, 하마등 10~13달러짜리 동물인형 ‘웹킨즈’는 거의 언제나 품절이다. 이 장난감을 사야 들어갈 수 있는 ‘웹킨즈 월드’에서 고객들은 자기가 산 인형의 아바타를 가지고 놀고, ‘킨즈캐시’를 가지고 물건을 구입해서 인형의 방을 장식해주며, 온라인 토너먼트에도 출전하고, 실제 세계의 친구들과 수다도 떤다. ‘웹킨즈’의 기세는 대단하고 전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웹킨즈’의 인기를 닮고 싶은 바비걸즈 사이트의 59달러 99센트짜리 스타터 세트는 올 할러데이 시즌 바비 제품의 중심 품목이 될 예정이다. 마텔은 가을부터 이 제품의 TV 광고를 낼 예정이지만 제일가는 매출 창구는 웹사이트다. 바비걸즈의 맛을 제대로 보려면 이 사이트에서 놀아봐야 된다.
또 장난감 회사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제품에 추가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기본 기능만 가진 값싼 물건을 팔고 고객으로 하여금 온라인에서 원하는 맞춤 기능을 다운로드 받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장난감 회사들이 웹사이트를 이용해 돈을 벌자 미디어 회사들도 웹사이트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제품을 이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이아콤’ 자회사인 MTV는 자사의 웹사이트 내용과 관련된 장난감의 마케팅에 착수했다. 이달 초에 ‘일렉트로닉 아츠’와 제휴해 내놓은 새 뮤직 비디오 게임 ‘록 밴드’는 최대 4명이 ‘X박스 360’이나 ‘플레이스테이션 3’에 실제 악기를 연결해 놓고 다양한 노래를 연주하면서 놀 수 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도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작년에 디즈니 캐릭터를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해서 사진에 넣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한 이 회사는 가을에 비디오 카메라를 내놓을 예정이고 다른 온라인/오프라인 장난감들을 개발하고 있다. 장난감 회사들이 콘텐트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반면 디즈니는 이미 인기 콘텐트를 가지고 있으니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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