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면도기 모양으로
작은 가방에 휴대하기 간편
괴한 향해 테이저 누르면
30초간 전기충격 꼼짝못해
회사측“인체 안전” 곧 시판
전기 충격을 주는 무기로 경찰이 사용해 상당한 논란을 빚어온 전기충격 장치가 이달말 시판된다. 목표물에 매우 고통스러운 충격을 줘 꼼짝 못하게 만드는 전기총은 애리조나주 스카츠데일에 자리잡은 ‘테이저 인터내셔널’이 10년도 더 전부터 팔아온 것으로 전국의 1만1,000개 정도 되는 경찰국이 사용해왔고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도 호신용으로 구입했다.
이번에 여성들의 밤 외출시 필수용품으로 마케팅될 새 제품은 경찰이 사용하는 테이저보다 훨씬 작고 훨씬 가격도 싼 것이지만 그 충격만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이 회사 간부들은 말한다. 권총보다는 덜하지만 페퍼 스프레이보다는 믿음직한 무기를 찾는 사람에게 적당하다는데 이 새로 나올 ‘C2’는 총이라기보다는 커다란 일회용 면도기 같은 모양이고 핑크를 비롯한 다양한 색깔이 나와 있다. 가격은 350달러로 여성들이 작은 가방에 휴대하기에 적합할 것이라고 이 회사 간부들은 확신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제품이거든요” 라고 말하는 ‘테이저 인터내셔널’사 사장 캐시 핸란은 주차장에서 자기 차를 향해 가던 여성이 갑자기 나타난 괴한을 만났을 경우 테이저를 꺼내 그를 향해 누르면 30초동안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쏜 사람의 손에 진동이 전해진 후 맞은 사람은 30초동안 어쩔줄 모르고 몸을 뒤흔들고 있을테니 얼른 뛰어 도망치면 된다는 것이다.
목표물에 순간적으로 5만볼트의 충격을 주는 테이저는 지난 수년간 의료전문가, 법집행 당국자 및 국제사면기구의 철저한 검사를 받아 왔다. 특히 국제사면기구는 전기총을 맞고 죽은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해왔는데 테이저사는 물론 그 숫자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서너개 단체는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경우에만 테이저를 사용하고 현재 자주 사용되듯 그저 명령에 저항하는 사람을 항복시키기 위해서는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해왔지만 검시관들이 ‘테이저’를 사망원인으로 지적한 일은 거의 없다. 또 테이저사 간부들에 따르면 ‘테이저’ 관련 사망은 ‘테이저’가 아니라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것이었다는데 이 회사는 테이저 관련 책임부담 소송에서 52대 0으로 완승한 기록을 갖고 있다.
위스컨신의 학자가 한 연구에 따르면 ‘테이저’로 인한 충격은 건강한 돼지의 심장을 멈추게 했다는데 ‘테이저’의 충격이 건강한 사람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USC 의대 임상 교수 테드 챈 박사는 약물사용자에게는 시험하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검사 결과 의미있는 것은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테이저’는 대체로 상당히 안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누군가 ‘테이저’를 가지고 범죄를 저지를 위험에 대비하여 제조사측은 전화로 하는 신원조회를 포함한 활성화 시스템을 공들여 만들었다. 또 발사되면 총의 일련번호가 인쇄된 종이가 색종이 조각처럼 분사된다.
‘C2’를 시범중인 캐시 핸란 ‘테이저 인터내셔널’ 사장.
‘테이저 인터내셔널’은 원래 여성들의 호신을 염두에 두고 생긴 회사다. 창설자 탐 스미스와 동생이 평소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던 어머니가 스턴 건을 써보니 상대에게 대고 눌러야 하는 것이라 편치 않고, 페퍼 스프레이를 써보다 자기 얼굴에 뒤집어 썼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자기들이 한번 만들어 보자고 나섰던 것.
1994년에 첫번째 개인용 테이저를 만들어 신기한 것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샤퍼 이미지’를 통해 판매했지만 그곳은 호신용 제품을 찾는 사람이 이용하는 상점이 아니었다. 다음으로 자동차 보호용 제품을 시도했으나 완전 실패로 돌아가자 다시 인명 보호로 돌아가 1999년에는 경찰 시장을 두드리게 됐다.
그때부터 일반 소비자도 구입할 수 있었지만 보기에도 권총 같고, 느낌도 권총 같고, 평균 가격도 1,000달러였기 때문에 ‘C2’ 같은 제품이 나오게 된 것인데 과연 ‘C2’를 어디서 팔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다시 대두됐다. 전국의 여성들 손에 쥐어 주고 싶은 개인 호신용품을 스포츠용품점의 총기류 진열대가 아닌 어느 곳에 진열하고 판매할 것인가를 놓고 마케팅 담당자들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은 유동적이다.
록키 산맥 동쪽에 10개 매장을 갖고 있는 야외용품 소매 체인 ‘갠더 마운틴’은 ‘C2’를 총기류와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 대변인 팀 마틴은 “우리는 사냥 및 사격 뿐만 아니라 호신용 무기도 판매하므로 ‘C2’를 판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네브라스카에 있는 사냥, 낚시, 캠핑 및 기타 야외용품점 ‘카벨라’도 ‘C2’를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C2’의 주문을 받고 있는 ‘아마존 닷컴’은 이 제품을 페퍼 스프레이, 강철 곤봉 등과 같이 가정용품 섹션에서 취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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