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칼럼
올해 장마철은 예전에 비해 비가 더 많을 것이라고 한국 관상대가 전하면서 불볕더위도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더위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장마철이 더 길어 그런대로 시원하게 지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가 멈추면서 시작되는 올해의 한국 더위는 아마도 사람을 거의 질식하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한다.
서울 시민들은 무더위를 피할 여름 휴가에 머리를 짜내고 있다. 어떤 날짜에 떠나 어느 곳으로 가야 가장 알차고 경제적인 휴가를 즐길 수 있겠냐는 계산이다. 7월 말부터 8월초 까지가 가장 붐비는 휴가시기라며 다른 날짜를 선택해서 떠나라고 매체들은 친절을 베풀지만 제한된 시간에 너도 가면 나도 간다는 경쟁심까지 겹쳐 고속도로는 자동차로, 공항은 인파로 터질 것이다.
올 여름을 날씨뿐만이 아니라 12월에 치러질 대선이 더 뜨겁다. 과거 같았으면 대충 여, 야에서 대표주자의 윤곽이 들어 나는데 올해는 야당 주자들간 피 튀는 대선 청문회로 열기를 더하고 있는데 집권당은 아직까지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야당 내 이명박 전 서울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경선 관련 검증은
갈수록 뜨겁게 달아 오르지만 아직까지 위험 수위에 다다르지는 않았다는 것이 서울 시민의 대체적인 여론이지만 검찰의 수사 방향에 따라 두 후보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해외에서 살고 있는 재외 동포들은 꼭 무슨 일이 있어날 것처럼 불안하다고 하나 실제 머리 터지는 싸움은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았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선 본선에서는 몇차례 참혹한 알몸 벗기기 검증을 거쳐야 할텐데 이 정도 가지고는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세월로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10년 집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현 집권세력과의 대결은 운명의 시간으로 한국 국민에게 다가 가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건설회사 사장과 회장을 20여 년 하는 동안에 도덕적으로 수도원 신부(神父)처럼 깨끗했으리라고 생각하는 한국 사람이 있을까. 부동산 공화국으로 불리는 나라에서 건설 업계를 주도한 대형 건설회사에 오랫동안 있었던 그가 얼마나 부동산 투기를 자제 할 수 있었을까.
어느 누구도 그런 위치에 있었다면 국민이 희망하는 것처럼 깨끗하지는 않았으리라고 상상한다. 씻을 수 없는 과거 들추기냐 아니면 능력을 보고 미래지향적이냐에 따라 답은 선명하게 양분된다. 이 후보도 그런 점을 인식하고 일하는 엄마에 비유해 부엌 일을 하다 보면 그릇도 깨고 손도 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러나 자신이 대통령 직을 수행하지 못할 만큼의 결정적인 결격 사유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해명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진솔하게 표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동감의 여론도 적지 않다. 결국 자신처럼 청개천을 만든 실적이 없는 박근혜 전 대표를 빗대어 한 말로 해석 되지만 박 후보 진영은 개의치 않고 더욱 매서운 검증을 약속하고 있다. 적당히 검증을 했다가 대선 본선에서 문제가 터지면 결국 제2의 이회장이 나올 수 있다는 논리이다. 적지 않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이 말에 많은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결국 박근혜후보의 창(槍)이 이명박 후보의 방패(防牌)를 뚫을 수 있을지
경선의 날은 다가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선 검증은 하루 하루가 더할수록 뜨거운 반면 집권 세력은 예비후보 경선은 고사하고 신당 창립도 아직까지는 여의치 않다. 일부 여당 예비후보들은 자신의 새로운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기 보다 야당 후보간의 경선과정에서 흠집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돈이 많다 보니 서민 계층의 불만과 소외감을 감성적으로
자극하고, 박근혜 후보를 독재자의 딸로 각인시켜 민주세력 대 비 민주세력의 대결이라는 옛 흑백 논리로 몰아 가려고 한다.
일부에선 여전히 집권세력이 야당 후보를 음해하고 결국은 그런 방향에서
타락 대선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 경선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정정 당당한 정책대결을 펼쳐 국민의 심판을 받아 보기도 전에 각 후보의 과거사 들추기에 매달려 매우 지엽적인 개인 신상문제로 지루하게 세월을 다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노대통령과 여당 후보들까지 검증에 끼어 들어 해법이 여간 복잡하지 않다. 집권세력이 현재는 친노(親盧), 반노(反盧), 비노(非盧)로 갈라져 있지만 대선 날짜까지 분열된 상태에 있을 것으로 국민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무조건 범여 통합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조정기를
거치면 반(反) 한나라당 중심으로 무늬만 다른 도로 열린 우리당 세력으로 거듭 태어나 대선에 임(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은 1백만표 미만으로 결정되는 한나라당과 반 한나라당의 죽기살기 식(式)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 집권세력이 어떻게 잡은 10년 동안의 권력인데 그렇게 쉽게 내 주겠냐는 것이 서울 사람들의 차갑고 솔직한 이야기 이다. 조직과 선동에 능한
집권세력이 지금처럼 분열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재외 동포들의 입장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이곳 한국 국민처럼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닐지라도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서는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재외동포의 숫자는 약 7백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본국인구 4천9백만명과 비교하면 7명 중에 1명은 재외 국민인 셈이다. 실로 많은 인구가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의 재외동포 정책을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재외동포 숫자가 많은 만큼 투명하고 종합적인 재외국민 정책이
가까운 시간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 된다. 재외동포들은 여,야를 떠나 누가 실천 가능한 동포정책을 약속하는지 관심을 갖고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올 대선에서 재외동포들이 투표에 참여할 확률은 크지 않지만 각종 언론 미디어나 지지후보 모임 등을 통해서 해외여론을 확산해 본국에 전달할 수는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여, 야 후보가 결정되지 못해 다소 혼란스럽게 생각 되지만 시간과의 싸움일 뿐 곧 양대 세력의 대 접전은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장마가 끝나면 다가 올 무더위만큼 한국은 경선으로 뜨거워질 것이고 재외
동포사회도 그 결과에 따라 대선 발표까지 각종 선거 화제에 휘말리게 되겠지만 누가 어떤 동포정책을 갖고 있는지 감시의 눈은 크게 뜨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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