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어디가 어떻게 문제인지, 정비소 안 가고도 간편히 알려준다
카드로 사용료 지불하고
차내 컴퓨터의 포트 연결
10분도 안돼 정확한 ‘진단’
휴대용 차 진단기도 시판
자동차 타는 사람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운전 중 대시보드에 예고없이 켜지는 ‘엔진 점검’이라는 경고등이다. 큰 돈 써가며 엔진을 손 보아야 할 일일 수도 있지만 그저 연료주입구의 뚜껑이 헐거워졌을 때도 그런 불이 켜지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자동차를 수리공에게 가져가지 않고는 알아낼 방법이 없다.
요즘 자동차들은 대체로 차내에 탑재된 컴퓨터에 의해 콘트롤되는데 그 컴퓨터는 적절한 장비와 소프트웨어 없이는 해독할 수 없다. 그래서 엔진 점검 불이 들어오면 수리공도 자동차 내 컴퓨터에 연결해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암호를 알아낸 다음,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는 불가해한 그 암호들을 알아듣도록 번역한다. 소비자 입장에는 수리공이 암호를 올바로 번역했기만을 바라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바로 그 번역을 해서 자동차 수리에 관한 소비자들의 무력감을 다소나마 해소시켜 주는 제품과 서비스들이 늘고 있다. 코네티컷주에 있는 한 회사는 자동차 주인이 컴퓨터로 자동차를 점검할 수 있는 드라이브업 키오스크를 남부 몇주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내손으로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고 수리공에게 자동차를 맡길 수 있다.
1996년 이후 모든 자동차에는 배기개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온 보드 다이아그노스틱스’, 또는 O.B.D.-II라 불리는 플러그가 장착돼 있다. 그 포트는 대부분의 차량 운전석 쪽 대시보드 아래 자리잡고 있는데 안전, 엔진, 트랜스미션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들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이들 시스템을 컨트롤하는 차내 컴퓨터에 접근하는데도 O.B.D. 포트가 점점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전문 수리공들은 자동차 고장을 진단하는 도구 마련에 6,000달러쯤을 쓰고 매달 가입비를 내고 최신 관련 정보를 입수한다. 대부분의 경우 일반 소비자도 개개 자동차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가입하면 온라인으로 똑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크라이슬러사에서 그런 정보를 얻으려면 하루에 20달러, 아니면 한달에 200달러를 내야 한다. 그렇게 하고도 자동차 내 컴퓨터에서 정보를 끌어낼 장치가 또 필요하다.
카MD.
단골 수리공은 공짜로 해주기도 하고, ‘펩보이즈’ 같은 서비스 센터에서는 85달러 이상을 받고 컴퓨터 진단을 해주지만 서비스 센터, 주유소, 자동차 부품상 같은 곳에 설치되고 있는 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일이 훨씬 간편해진다.
코네티컷주 이스트 그랜비의 ‘인바이런먼털 시스템스 프로덕츠’가 디자인한 이 시스템 ‘스마트 오토 매니지먼트(SAM)’는 개스 펌프 모양으로 생겼다. 자동차를 SAM 키오스크 앞에 세워 놓고 터치 스크린을 두드려서 비디오로 사용법을 배우면 되는데, 크레딧 카드로 사용료 15달러를 지불하고 스캐너로 자동차의 VIN 바코드를 스캔한 다음에 도시락 크기의 무선 진단 장치를 자동차의 O.B.D. 포트에 연결시키는 것이다.
전 과정에 10분이 채 안 걸리고 마지막에 찾아낸 암호들과 그 의미가 열거된 긴 보고서가 출력된다. 예를 들어 P0125라는 암호는 엔진 냉각수 센서가 정확한 온도를 기록하지 못하므로 연료 효율과 엔진 성능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된다. 아울러 문제의 심각도와 수리 가능성도 짚어준다. 거기에 곁들여진 다른 페이지에는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리콜이나 테크니컬 서비스 불리틴(T.S.B.)이 고시됐는지를 알려준다. T.S.B.와 리콜에 관해 자세하게 알고 싶은 소비자는 SAM 웹사이트(www. iamsam.com)에 등록하고 연 회비 20달러를 내면 자동차 7개까지 추적할 수 있다.
첫단계로 200개의 SAM 키오스크를 주로 노스캐롤라이나와 애틀랜타에 설치한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밖에도 소비자들이 직접 자기 차 안의 컴퓨터에 접근할 방법은 또 있다.
벌써 시판되고 있는 90달러짜리 휴대용 ‘카MD’는 대부분 차량의 O.B.D. 포트에 꽂는 것으로 자동차에 문제가 있을 경우 차내 컴퓨터에서 가져온 진단 암호가 작은 스크린에 뜬다. 이 암호를 해독하려면 자동차 주인은 ‘카MD’의 윈도우스 OS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컴퓨터의 USB 포트에 ‘카MD’를 연결시킨 후 ‘카MD’ 사이트에 가서 그 설명을 볼 수 있다. 이 사이트는 VIN을 쳐 넣으면 그 자동차에 해당하는 암호를 식별해 낸다.
자동차 도난 방지 장치인 ‘로잭’의 경쟁 제품인 ‘케플러 어드밴티지’ 제조사 ‘아이닐릭스’는 자동차의 기본 진단 정보를 기존 위치 추적 서비스에 추가할 계획이다. 1,100달러짜리 ‘케플러 어드밴티지’는 GPS를 사용하여 자동차의 위치를 알아내 자동차가 미리 합의된 운행지역을 벗어나 달릴 경우 주인에게 e메일 메시지를 보내 알려준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돈을 받고 자기 회사 정보에 접근하게 한다. 법에 의해 이미 배기 개스 관련 정보는 모든 수리공이 알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나아가 매서추세츠, 뉴저지, 뉴욕주는 자동차 제조사들로 하여금 모든 컴퓨터 진단 및 통제 암호를 독립 수리소와 설치소에도 제공할 것을 의무화시키는 법 제정을 추진중이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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