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0일 “가톨릭 이외 다른 기독교 종파는 진정한 교회가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건을 발표하자, 세계 기독교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도대체 가톨릭과 개신교는 무엇이 다르기에 ‘진정한 교회’를 놓고 다툼이 발생할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일본 예수회 소속 신부인 호세 욤파르트가 쓴 ‘가톨릭과 개신교’를 참조했다. 무엇이 같고, 어디가 다른지를 요약했다. 용어는 책에 표기된 대로 따랐기에, 교파마다 다를 수 있다.
가톨릭-개신교, 같은점·다른점
유일신-그리스도‘한 뿌리’
죄 사함·성모 해석 등 달라
■같은 점
▷한 분이신 하느님〓개신교나 가톨릭에서 섬기는 ‘하느님’(God)은 유일신이요 똑같은 하느님이다. 구약성서에서 유대인과 함께 하셨던 영원하고, 전지전능하시며,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야훼’ 하느님이다.
▷똑같은 그리스도〓예수를 인간이 되신 하느님, 모든 이의 구세주, 모든 사람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사흘만에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모두 믿는다.
▷성서도 대체로 같다〓가톨릭과 개신교의 성서 목록이 약간 차이는 난다. 하지만 이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의 구약성서는 46권인데, 개신교에서는 이중 7권(토비트, 유딧, 마카베오 상하권, 지혜서, 집회서, 바룩)이 빠져 있다. 신약성서는 27권으로 같다.
▷같은 세례〓그리스도교 신자가 되려면 반드시 세례를 받아야 한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세례를 줄 것을 명했기 때문이다. 마태복음에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라고 기록돼 있다.
■차이점
▶역사적 차이〓가톨릭 교회의 시작은 ‘성령강림일’부터다. 예수께서 승천하신 다음에 그 제자들이 성모님과 함께 열흘간 기도하고 약속된 성령의 은총을 받아 전도활동에 나서게 되는 시점이다. 반면 개신교는 16세기 루터에 의해 시작된다. 가톨릭 사제였던 루터는 1517년 독일 뷔텐베르크 성교회 문에 ‘95개조 제의’를 붙이며 가톨릭을 떠났다. 이후 루터의 종교 개혁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며 ‘프로테스탄트’ 진영이 성립됐다.
▶교회 이해〓루터는 “인간이 구원받는 데는 하느님의 은총과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타락한 로마 교회와 같은 조직은 인간에게 구원을 주기는커녕 방해한다”며 “성서로만, 은총으로만, 믿음으로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곧, 눈에 보이는 교회는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개신교 교회라는 조직이 있어도, 이것은 인간이 만든 것이요, 참된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으로 맺어진 신자들이다. 자연히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이나 성서해석 따위에 관하여 의문이 생길 때 그 해석은 각자의 양심에만 맡겨진다. 따라서 신자를 구속하는 따위의 교회의 ‘권위’는 인정될 수 없다.
하지만 가톨릭은 “신앙과 성령의 역사하심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그리스도)의 구원을 모든 사람들에게 부여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 자신은 하나의 눈에 보이는 교회를 세우셨다”고 가르친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직접 의지에 입각해 세워졌기에 인간은 이것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개신교는 눈에 보이는 교회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과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연결을 중요시한다. 가톨릭은 그 직접적인 연결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장하는 역할을 교회가 한다고 본다. 즉 교회 안에서 인간과 그리스도가 연결된다는 것이다.
▶성사에 대한 이해〓가톨릭은 성사는 인간이나 교회가 세운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제정한 것으로서 하느님의 보이지 않는 은총을 눈에 보이는 표시라고 해석한다. 가톨릭의 성사는 세례, 견진, 성체, 고백, 병자, 신품, 혼인이 있다. 하지만 세례와 견진 이외에는 성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기에 개신교에서는 이외 성사를 인정하지 않는다.
▶성서와 성전〓개신교는 ‘성서만’을 인정하고, 가톨릭은 ‘성서와 성전’을 다 인정한다. 성전은 글로 쓰여지지 않고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그리스도의 가르침, 행적 등이다. 가톨릭은 예로부터 성전을 바탕에 두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어떤 책이 성서인 성전에 속하는지를 가르치고, 또 성서에 쓰여 있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가르쳤다. 즉, 성서의 해석과 그리스도교의 올바른 이해는 개인이 아니라 교회에 맡겨져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개신교에서는 가톨릭처럼 성전과 교회의 가르침이라는 권한을 인정하지 않기에 ‘성서만’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예배와 미사〓성바울로가 ‘주님의 성찬’(1고린 11,20)이라고 부른 게 미사(라틴어 Missa)다. 미사의 절정은 미사 참여자에게 그리스도의 몸을 직접 모시게 해 그리스도의 수난 역사로 이루어진 파스카의 신비를 기념하고 신자들의 일치를 도모하는 성체 성사다. 하지만 개신교는 성서와 하느님 말씀을 듣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에 미사나 성체는 생략한다. 오직 말씀의 전례만을 행한다.
▶죄의 용서〓가톨릭은 요한복음에 기록돼 있듯, 하느님이신 그리스도는 눈으로 볼 수 있는 형태로 죄를 사할 권능을 교회에 내려주셨다고 본다. 곧, 그리스도가 죄사함의 권한을 하느님의 대리인인 사제에게 맡겼다는 것이다. 사제에게 죄를 고백함으로써 스스로 범한 죄의 사함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개신교에는 ‘하느님의 대리자’라 개념이 없기에 모든 신자는 자신의 양심적 판단에 의해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죄사함을 받는다고 본다.
▶신부와 목사〓가톨릭 주교나 사제는 신자의 영적 지도를 위해 특별한 성사(서품)을 받은 사람이다. 개신교 목사는 신자의 영적인 지도는 하지만 다른 신자와는 다른 성사를 받지는 않았다. 즉, 동등한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가 모두 동등하게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성모 마리아〓가톨릭은 모든 성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은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라고 여긴다.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참된 어머니로서 하느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모든 성인과 천사를 능가하는 지위를 받았기 때문이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원죄의 결과인 죽음의 부패에서 벗어나, 지상에서 생활을 마친 뒤 영혼도 몸도 하늘나라에 올림을 받은 성모 마리아를 그래서 귀하게 여긴다. 가톨릭 신자는 하느님에로 전달자로서 그분을 통해 가장 강력한 기도가 되기 때문에 자주 성모 마리아께 기도를 한다.
하지만 개신교는 마리아를 예수의 어머니 이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성서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성전을 받들지도 않기 때문이다. 개신교 신앙의 핵심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다.
▶성상과 성화〓개신교에서는 가톨릭에서 하는 성모 마리아 상이나 성인의 상, 예수의 상이 걸려있는 십자가 등을 모셔두는 것을 ‘우상숭배’로 금한다. 가톨릭에서는 성상이나 성화를 성별해 아무렇게나 버리지 못하게 한다.
▶연옥〓이는 성서에 나오지 않기에 개신교에는 이 개념이 없다. 하지만 가톨릭에서는 작은 죄가 있는 사람은 천국에 들어가기 전 당분간 보속하는 곳을 연옥이라고 본다. 우리가 기도를 바침으로써 연옥에 있는 영혼은 위로를 받고 보다 빨리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성서에는 죽은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 되어 있다(2마카 12:39-45).
▶교회법〓가톨릭은 계명의 구체적인 적용 문제를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세우신 교회에 맡겼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는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생활을 지도할 사목 임무를 부여받았기에 각 시대와 나라의 사정을 고려해 계명을 정해왔다. 하지만 개신교는 신자 개인의 ‘성서 해석의 자유’를 인정해 ‘교회의 규정’이 없다.
<가톨릭에서는 미사에서 그리스도의 몸을 직접 모시게 하는 성체 성사를 중시한다.>
<개신교에서는 성체는 생략한 채 말씀을 중시하는 예배를 드린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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