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손의 사진이 있는 기행
여름 휴가철을 맞아 주로 외지로 다녀보고자 한다. 또한 독자 여러분께서 다른 독자 여러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방문지가 있으면 이멜 한장 전해주시기 바란다.
오래 전 시애틀을 방문했을 때, 프로 사진 작가로 활동하는 친구에게 삶은 게를 가지런히 정돈해둔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었다. 차를 타라고 하더니 바로 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앞에다 세우고는 찍고 나오란다. 주차 금지 구역인데도 ‘걱정말라’며 있는 조명 그대로 찍으란다. 당시는 필카 시대라 필름으로 백열등 아래에 놓인 게들을 FL-D 필터가 없이 찍었다. 삶은 게들이 붉은 빛을 더 띄도록 백열등 아래서 찍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디카로 화이트 밸런스를 백열등으로 해두고 찍는 것과 같은 효과였다.
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 8월이면 백주년을 맞는다. 파머즈 마켓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온갖 물건들을 다 팔며, 홈리스들의 구걸도 본다. 길 건너엔 1971년에 개업한 최초의 스타 벅스 커피점이 있다. 지금도 성업 중인데, 관광객들이 이 최초의 스타 벅스 커피점을 기념으로 방문한다. 이 후진 건물에서 세계적인 커피 회사로 변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 브랜드로 2006년에 세계적으로 올린 총 매상이 78억불이다. 스타 벅스에서 최소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로는 너무 비싸 자신은 안마신다고 했다.
이 매점을 커피 박물관으로 새 단장을 했을 법도 한데, 아직도 처음처럼 커피점이다. 맥도날드 햄 버거로 치면, 일리노이 주의 서북부 교외의 데스 플레인즈의 햄버거 점이 최초의 맥도날드 햄버거 점인데, 지금은 맥도날드 1950년 대의 고전 자동차 두대를 주차장에 새 단장해서 세워두고 그 옛날의 노스탈쟈를 느끼게 한다.
백년이 지난 지금은 여덟 블록에 이르는 23개의 빌딩에 걸쳐 마켓을 열고 있어 마치 우리네 남대문 시장을 연상케도 한다. 지하층도 있으며, 여기서 하루 종일 기타를 치며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동냥을 하는 무명 음악가도 있다. 이 마켓 밖으로는 길거리 공연과 아울러 고추 등 농산물을 파는 노점상들도 있다. 해마다 천만명에 이르는 방문객의 발걸음으로 분주한 이곳에서 사진 작가들은 꽃가게의 꽃들에 매료되기도 한다.
이 시장의 특성은 큰 프랜차이스의 공룡들이 발을 못붙이는 삼 사대에 걸친 가업들로 이루어져 상인들끼리 단결도 강하다. 한인들도 몇군데서 영업하는데, 꽃과 패스트 푸드 등이었다. 상항의 피셔맨즈 훠프와는 전혀 다른 모양새라 시애틀을 방문하는 분들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방문 안내:
(1) 가까운 다운 타운 쪽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는 게 편하다.
(2) 시애틀의 날씨는 여름에만 맑은 날이 많아 여름에 방문할 것을 권한다. 년중 흐린 날이 많아 미국에서 가장 주민들의 자살율이 많다고도 한다.
(3) 개인 소지품에 주의하고, 주차한 후에는 꼭 차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할 것.
(4) 바쁘지 않으면 한번 다 걸어 다니면서 구경해보길 권한다.
사진 촬영 안내:
(1) 앞서 말한대로 디카로 실내 촬영할 때에는 화이트 밸런스를 백열등에 둘 것.
(2) 실내라도 접사, 망원, 광각 등 작가의 입맛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고이다.
(3) 시애틀을 방문하면, 꼭 1944 First Avenue South, Seattle, WA 98134 (S. Holgate Street 와 Occidental Avenue South 가 만나는 곳)에 있는 세계적인 풍경 사진 작가 Art Wolf 의 사진 갤러리를 방문해볼 것.
<폴 손, ktsf@paulsoh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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